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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동료들과 내집짓는 '직장주택조합', 산업침체에 '있으나마나'

조선업 활황때 경남·울산·부산 등에서 직장주택조합 많았으나
2015년부터 조합설립 인가 0건…제도적 한계에도 국토부 '뒷짐'

최보윤 기자2019/03/23 09:02

(2015년 완공된 '거제 삼성중공업 12차직장주택조합아파트', 사진=서희건설 홈페이지)

조선ㆍ해운 등 산업발 지역 경기침체 여파로 근로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집을 짓는 '직장주택조합'제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직장주택조합 설립 인가는 '0'건이다. 지난 2014년 두산중공업과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 등 2개 회사에서 직장주택조합을 인가받은 것이 마지막이다.

직장주택조합은 동일 직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면서 무주택 또는 전용면적 85㎡ 이하 1주택자 20인 이상이 모여 설립 할 수 있다. 청약통장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거 지방에 근거지를 둔 회사원들의 활용도가 높았다.

특히 경남, 울산 등에 근거한 조선ㆍ해운업체들은 회사 차원에서 토지를 매입해 조합에 넘기는 방식으로 근로자들의 주택 조합 추진을 독려하기도 했다.

사업 추진 과정은 지역주택조합과 비슷하다. 조합이 설립되면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내 토지매입부터 주택 건립까지 사업을 이끌어가게 된다.

보통 토지 매입 단계나 각종 인허가 단계에서 전문성 부족으로 사업이 차질을 빚거나 좌초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근래 가장 마지막 직장주택조합을 추진한 두산중공업과 삼성정밀화학은 이례적으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됐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회사와 근로자가 뜻을 모아 속전속결로 주택을 건설한 사례다. 지난 2014년 4월 두산중공업 임직원 439명은 주택조합을 결성했다. 이후 사업 시행과 시공 모두 회사가 도맡아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에 '두산위브아파트' 10동을 건설했다. 노사가 힘을 합치면서 조합 결성 3년, 착공 후 2년 만에 아파트가 준공됐고 모두 462가구가 입주했다.

삼성정밀화학은 같은 시기 울산 중구에서 '약사 더샵' 직장주택조합 아파트를 건립했다. 시공을 포스코건설이 맡았으나 기존 삼성의 사택이 있던 자리에 조합 아파트를 신축하면서 사업 추진이 빨랐던 측면이 있다. 전체 449가구 가운데 189가구는 일반분양됐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직장주택조합'이 종적을 감췄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조선업 등 산업 침체가 결정적 영향인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직장주택조합 사업을 가장 활발히 추진했던 회사로 꼽히지만 지난 2015년 완공된 '거제 삼성중공업 12차직장주택조합아파트'(서희건설 시공) 이후 조합 주택 건설은 전무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과거 조선업이 활황일때는 거제, 울산, 부산 등지에 주택 수요가 많으나 공급이 턱없이 적었다"며 "당시에는 직장주택조합의 필요성과 사업성이 충분했으나 지금은 조선업 침체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이 잇따랐고 이는 주택 수요 급감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실제 조선업 침체 영향으로 울산·경남 등의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빈집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제도적 한계가 꼽힌다. 사회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나 직장주택조합 추진을 위한 근거법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 직장인은 "무주택 근로자들에게 동료들끼리 모여 저렴한 가격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취지는 좋지만, 동료들끼리 사적인 유대감을 형성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조합 구성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장주택조합은 20명 이상이면 결성할 수 있지만 대부분 100가구 이상 아파트 신축을 원하기 때문에 조합원 구성부터 회사가 나서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또 직장 근속 기간도 짧아지는 추세여서 서로 믿고 조합을 구성하기 힘들다는 토로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중소기업은 직장주택조합은 그림의 떡 아니겠냐"며 조합 결성을 같은 지역에 거주한다면 동종업종간 결성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이다. 직장주택조합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5년여간 조합 결성이 단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는 뜻인만큼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뒷짐을 풀고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최보윤 기자 (boyun7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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