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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죽지 않는' 코스닥...'다산다사'에서 '다산무사' 시장으로

회계부정 기업도 상장폐지 1년 유예...내년 이맘때 시장은 어떻게 될까?

이대호 기자2019/04/04 16:27

코스닥이 '다산다사(多産多死)'에서 '다산무사(多産無死)' 시장으로 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실기업 퇴출 '칼'을 잡던 손을 정책적으로 '뒷짐'지게 만들면서다. 당장 상장폐지 공포는 잦아들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아도 상장폐지가 1년 유예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0일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을 개정하면서다. 이같은 결정은 뒷말을 낳고 있다. 정책 결정 과정은 물론, 시장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존에 감사의견 비적정(의견거절, 부적정, 범위제한 한정)을 받은 기업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로 갈 것도 없이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이른바 '형식상폐'다. 공개기업으로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재무제표를 믿을 수 없으니 더 볼 것도 없다는 의미다. (이의신청과 재감사 절차는 가능했다. 현재도 물론이다.)

상장폐지가 결정될 때면 어김없이 주주들의 항의집회가 이어진다. 해당 집회는 기사 내용과 무관함.


상폐 유예를 두고 정책적 판단을 넘어 정치적 결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금융위원회가 당시 보도자료에 "한국거래소의 요청에 따라"라는 문구를 넣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이미 위에서 결정된 사안'이라는 점을.

관련 정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 상장규정이긴 하지만 이미 금융위원회에서 지시하다시피 내려온 개정안"이라며, "상장폐지 기업이 급증할 것 같으니 정권 차원에서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외부감사법이 강화되면서 올해부터 감사의견 적정을 받지 못하는 기업들이 늘고, 이에 따라 상장폐지 대란으로 번질 것을 우려했다는 지적이다. 형식상폐를 맞게 된 기업들이 잇따라 가처분신청 등 소송전에 나서고 소액주주들이 집회시위를 이어가는 데 따른 부담도 컸다는 전언이다.

상폐 유예가 시장에 어떤 교훈을 남길 것인지도 생각해볼 문제다.

한 관계당국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유예하는 것이 정말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부실기업이 살아 남아 시장 전반적인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부실기업은 당장 상폐 위기를 넘겼더라도 다시 상폐로 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13년~2017년 감사의견 변경기업 18개사 가운데 6개사가 2년 내 상장폐지됐고, 5개사는 다시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2회 연속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2년 내 상장폐지될 확률이 4배 이상 높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 부실기업에게 되레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아이러니도 연출되고 있다.

횡령 등의 문제가 발생해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가 우여곡절 끝에 '개선기간 3개월, 6개월'을 받은 기업들이 그 예다. 외부감사를 받아보니 결국 '감사의견 거절'을 맞았는데 규정 개정으로 인해 상장폐지 유예기간이 '1년'으로 연장된 것이다. 지난해 4월 이후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코스닥사 26개 가운데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은 12개에 달한다.

시장 건전성 문제를 당국은 '실질심사 강화'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감사의견 비적정 기업이 다시 적정 의견을 받아오더라도 코스닥의 경우 반드시 '실질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번 부실기업은 다시 상폐에 이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얼마 전 실질심사 조직을 확대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감사의견 적정을 받아온다고 해서 무조건 거래재개가 되는 것으로 착각하면 안된다"며, "계속기업으로서 불확실성이 있는지 실질심사를 통해 더욱 면밀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올해는' 규정 개정에 따라 상폐 대란이 없을 전망이다. 다만 1년의 '시차'가 생겼을 뿐이다. 해당 기업들이 다시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내년 3월, 시장 분위기는 어떨까? 유예기간을 주었음에도 회계 투명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퇴출될 때, 그때는 투자자들이 상폐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진짜 건전한 시장은 '리스크가 없는 시장'이 아니다. '리스크를 감당하며 투자하는 시장'이다. 일부 한계기업 퇴출이 당장 투자자들에게는 쓰라린 아픔이겠으나 전체 시장 건전성을 위해서는 도려내야만 하는 상처다.

물론, 완충장치가 있다면 시장과 투자자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화 KCERN 이사장은 "(상폐유예 방안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완충지대가 없을 경우 한시적으로 버퍼링을 해줄 수는 있을 것"이라며, "코스닥은 다산다사 시장으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상폐 여부가) 천당과 지옥이라서 나가라고 하면 절대 안 나가려 한다"며, "미국 나스닥처럼 원칙을 못 지키면 퇴출시켰다가 다시 기준을 맞추면 재진입할 수 있는 완충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대호 기자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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