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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현대중공업이 빚만 떠안는다고?…첩첩산중 대우조선 인수

권순우 기자

뉴스의 이면에 숨어있는 뒷얘기를 취재기자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뉴스 애프터서비스, 뉴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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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대중공업이 노조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물적 분할 주주총회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절차를 무난히 진행이 됐는데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왜 이런 심각한 갈등이 있었는지, 향후 절차를 어떻게 되는지 권순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1>
권 기자. 우선 지난 금요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가 어떻게 진행이 됐는지부터 정리해주시지요.


기자>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 주주총회는 노조의 반발로 일촉즉발의 긴장된 상황 속에서 진행이 됐습니다.

500여명의 노조원이 주총장을 점거하고 경찰이 강제 해산을 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기자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변경된 현대중공업의 주주총회 장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벽에는 구멍이 뚫렸고 연단 바닥은 소화기 분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500여명의 노조원들이 점거했던 원래 주총장을 피해 현대중공업은 이곳으로 장소를 바꿔 10분만에 물적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습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이 됐지만 갈등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주주총회가 원천 무효라며 총파업을 결의하고 주총 무효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소송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 금속노조, 대우조선해양 노조 등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통합 반대 투쟁에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대우조선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할 수 없도록 총력 저지하기로 했습니다.

울산 지역 민심도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 : 안타깝죠. (현대중공업이)막말로 벌어먹을거 다 벌어먹었고, 노동자들 입장에서 배신감도 느끼고 안그렇겠습니까.]

현대중공업은 이후에도 유상증자, 기업결합심사, 해외 정부의 기업결합심사 등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통합해 출혈경쟁, 저가수주를 막고 글로벌 최대 조선사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험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앵커2>
현대중공업 노조는 왜 물적 분할에 이렇게 극렬하게 반발을 한 거지요?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대우조선 인수에 처음부터 극렬히 반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대우조선 노조원들은 현대중공업에 인수되는 것에 92%가 반대했습니다.

반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대우조선 인수에 52%가 반대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의 반대가 훨씬 적었습니다.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의 심리가 반전된 것은 물적분할 계획이 발표된 이후부터입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번 물적분할이 빚만 떠안기고 알짜 자산은 지주사가 빼가는 변화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빚만 떠안은 현대중공업은 이자 갚다가 실적이 악화되고 결국 구조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분할 내용을 살펴보면 지주사는 자산 11조, 현대중공업은 13조를 갖고 부채는 지주사 1600억원, 현대중공업은 7조원을 갖게 됩니다.

분할 이후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62.1%에서 1.5%로 줄어들고 현대중공업은 60%에서 115%로 늘어납니다.

이 때문에 ‘빚만 많아 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3) 자산은 지주사나 현대중공업이나 비슷하게 가져가는데 부채는 현대중공업이 더 많아 가져가면 불균형하게 보이긴 할 것 같은데요?

기자>
물적분할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겁니다.

물적분할은 사업부문을 나눠서 분할 하는 거기 때문에 사업에 해당하는 부채와 자산을 가져가게 됩니다.

조선업은 수주 산업이기 때문에 선수금 등을 받아 현금이 유입되면 부채로 잡힙니다.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기자재 납품을 받아도 매입채무, 부채로 잡힙니다.

수주 산업의 특성상 부채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자를 내야 하는 그런 부채가 아닙니다.

지주사는 자회사들을 관리할뿐 특별한 수익 사업을 하지 않고 자회사 지분과 투자자산을 관리하기 때문에 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이 보입니다.

어차피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부채와 자산은 모두 지주사 재무제표에 연결됩니다.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의 조선 사업이 없으면 지주사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을 별도의 회사로 인식하는 것은 형식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오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4>
노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물적분할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한국 조선 3사는 세계 최고의 제조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끼리 경쟁을 해서 저가 수주 등의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빅2 체제로 전환을 해야 한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있어 왔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웃도는 압도적인 1위 조선사가 됩니다.

두 회사의 수주 잔량은 약 1700만CGT로 3위인 일본 이마바리 조선소의 3배가 넘습니다.

또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출혈 경쟁을 방지함으로써 생산성도 대폭 향상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5>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두고 갈등이 여기서 진정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기자>
앞서 보셨던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에 반대하는 것은 국내 노조뿐만이 아닙니다.

국제제조산업 노조는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조선소가 생기게 되면 건전한 경쟁보다는 강력한 독점력이 세계 조선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며 결의안을 의결했습니다.

EU집행위원회도 “합병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제한 여부와 소비자에 대한 영향”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들의 반대 이유를 살펴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질 경우 경쟁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국제노조, 다른 국가 조선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경쟁력이 높아져서 수주를 많이 받아가면 자신들의 일감이 줄어들 게 됩니다.

또 배를 사야 하는 선주들 입장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져서 협상력이 높아지는 상황이 달갑지 않습니다.

경쟁사, 고객사들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에 반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행여나 오해 때문에 사람이 다치는 폭력 시위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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