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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탐] "AI가 고객" 플리토, 특례 받은 사업모델은?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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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기자들이 직접 기업탐방을 다녀와서 그 현장을 생생히 전해드리는 기업탐탐 시간입니다. 오늘은 첫 '사업모델 특례상장'을 앞둔 플리토를 만나보겠습니다. 이대호 기자 어서오세요.

[기사내용]

[키워드]
1. 언어 빅데이터
2. 게임이론
3. AI 고객


앵커1) 플리토는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기업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업이기에 그런거죠?

기자) 일부에서는 플리토를 '번역 회사'로 알고 있더라고요. 번역을 해주거나, 번역가를 매칭시켜주는 회사 정도로요. 그런데 그 정도로 특례상장을 할 수는 없겠죠?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던 형태의 사업모델인 건 분명합니다.


앵커2) 키워드를 열어보면 답이 나올 것 같은데요? 첫 번째 키워드 보죠. '언어 빅데이터' 이게 무슨 의미죠?

기자) 혹시 구글 번역이나 네이버 파파고 써보셨나요?

인공지능 번역기인데, 사실 좀 번역이 어색할 때가 많잖아요. 플리토는 이런 인공지능이 더 똑똑해지도록 돕는 회사입니다.

사실 AI가 똑똑해지려면 뭔가를 계속 학습해야 하잖아요? 딥러닝이라고 하죠. 그러면 당연히 학습할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요. 플리토가 그 '언어 데이터'를 수집해서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외국어 변환을 위한 번역 데이터, 음성인식을 위한 음성 데이터, 이미지 인식을 위한 이미지 데이터 등이 있고요.

우선, 번역 데이터가 수집되는 과정을 보실 텐데요. 번역기를 통해 영문 뉴스 한문장을 돌려봤는데 역시나 만족스럽지 않더라고요. 여기서부터 플리토 플랫폼의 집단지성이 시작됩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번역이 지금은 좀 어색하네요.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번역가에게 물어보기'를 보내서 영어랑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해서 그 사람들이 정확하게 바꿔주게 되는 거죠. 사람이. 그렇게 되면 인공지능이 '아, 내가 지금 번역을 잘못했구나'하고 자체적으로 순간적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요. 그렇게 해서 쌓인 데이터를 다른 업체에 똑같이 판매할 수 있는 거죠. '인공지능이 이 정도밖에 이해를 못하는데, 사람을 통해서 정확한 데이터를 받았기 때문에 이걸 너희 엔진에 학습시켜야 AI가 좀 더 정확한 성과를 낼 것이다'라고... ]

이용자가 번역을 요청하면 영어를 좀 한다는 사람들이 바로바로 번역에 참여합니다. 플리토 앱은 가입자 1,000만명(1분기 기준 1,033만명)을 넘었고, 활발히 활동하는 사용자만 월 200만명(1월 기준 204만명)이 넘습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지금 10분 안에 6개가 왔는데요. 이걸 사람들이 인공지능에서 이상했던 걸 다 수정한 거에요. 특히 프로라는 전문 번역가의 경우 저희가 자격증 확인 후에 자격이 주어지고요. 나오는 데이터가 전부 다 인공지능 학습에 쓰입니다. 레벨이 낮든 높든, 부정확한 데이터도 인공지능을 학습하는 데 필요해요. (이렇게 번역하면 안된다?) 그렇죠. 확률적으로 낮다. 번역 자체가 정확하지 않다고...]

번역과 음성 데이터가 동시에 수집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유튜브 콘텐츠.

가수 윤종신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보죠. '윤종신의 탈곡기'라는 채널은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 스페인어, 인도네시아어 등으로 자막을 제공합니다. 플리토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 문장씩 번역한 것들입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저희가 영상 자체를 짧게 나누면서 거기에 해당하는 음성을 가져갑니다. 이걸 누르면 '야 이거 대박인데'라는 목소리가 나오게 되고요. '자 여러분 안녕하세요'가 나오게 되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여기서 나오는 음성과 적혀 있는 문구를 저희가 데이터화시키고 판매해서 음성 인식기에 학습시키게 되는 거죠. ]

플리토는 이미지까지도 번역합니다. 이 역시 집단지성을 통해 딥러닝을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사진 안에 있는 손글씨나 컴퓨터 글씨 등 텍스트를 뽑아내는 기술을 OCR이라고 하는데요. 인지가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많이 낮습니다. 가끔 기계가 어떤 텍스트가 그림에 들어갔는지 인지하기 어려운데, 저희는 유저들을 통해 데이터를 정확히 받는 거고, 그걸 OCR 엔진에 투여해서 더 정확하게 이미지를 읽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런 데이터를 생성해 내는 것이고요. ]

이같은 이미지 번역 기술을 증강현실 AR과 접목해 응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스마트폰을 비춰 외국어로 된 음식점 메뉴판을 즉시 번역해서 볼 수 있고, 한자로 된 문화유적지 안내문을 바로 번역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이미지 데이터를 이용해서 증강현실이나 메뉴 번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씩 만들어내고 실생활에 접목해보고 있습니다. 1년, 1년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기대해도 좋을 재미있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많이 개발될 겁니다. ]


앵커3) 아이디어가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저렇게 외국어에 능통한 고급 인력들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번역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건지 궁금해지는데요. 다음 키워드 속에 답이 있다고 하네요. '게임이론' 어떤 의미죠?

기자) 하나의 문장을 두고 여러 사람이 번역에 참여하면서 번역의 품질이 높아지는 구조인데요. 외국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나 외국어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번역에 게임하듯이, 공부하듯이 참여하게 되고요. 자신의 번역이 채택되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는 구조입니다.

플리토는 그 플랫폼, 생태계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유튜브 영상 번역 사례를 보시죠.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유튜버가 수많은 얘기를 할 거 아니에요. 그것을 누군가는 (문장을) 잘라야 하고, 누군가는 한국어로 기록하고, 누군가는 영어로 기록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한명이 그걸 하게 되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됩니다. 그런데 이걸 학습적인 효과로 바꾼다면 이 부분을 듣고 받아 적어라, 만약 한국어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지금 들리는 음성을 받아적으라는 식으로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그렇게 받아 적은 문구가 나오면 외국어를 공부한 사람에게 이걸 다른 나라 언어로 바꿔보라고 게임화된 학습 시스템을 통해서 데이터를 창출해 내는 것입니다. ]

여러 사람이 참여할수록 번역은 더욱 정교해집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처음에는 (하와이) '코올리나'를 'C'로 썼어요. 아마 이 사람은 코올리나를 몰랐을 거에요. 밑에서 코올리나는 C가 아니라 K다라고 해서 K로 번역해서 제공한 것이고요. (첫 번역은) 문장이 좀 이상하죠. 최종적으로는 가장 정확한 번역만 이렇게 생기는 거죠. ]

번역의 퀄리티를 더욱 높이는 것은 '보상 체계'입니다. 가장 정확한 번역을 한 사람은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받게 됩니다. 물론 해외에서도 쓸 수 있습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번역을 하고 데이터를 정제해준 사람이 저 포인트를 받으면 실제로 현금으로 교환하거나 상품권으로 바꿔서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바로 스토어에서 살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제휴된 곳이 많죠. 햄버거, 커피 가게도 있고, 포인트를 가지고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고요. 하루에 한시간 정도 참여하면 만원 정도의 금액이 충분히 생기는 구조로 돼 있죠. ]

이를 통해 만들어지는 데이터는 하루에 약 30만개. 지금까지 누적된 데이터는 1억 1,000만개를 넘었습니다.

게임이론을 통해 펼쳐지는 집단지성은 엄청난 효율로 이어집니다. 번역가 혼자서 영상을 되돌려 보면서 번역을 하고, 타이핑을 치면서 자막 소스를 만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속도입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보통 10분짜리 영상 기준으로 3시간 안에는 완벽히 번역이 돼서 검수까지 마칩니다. 저희가 집단지성을 통해서 번역가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통해서 번역 데이터가 상당히 빨리 모이고, 번역 제공도 빨리 할 수 있는 거죠. ]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또 다른 기술들을 진화시키는 자양분이 됩니다.

[ 이정수 / 플리토 대표이사 : 유명인의 목소리로 읽어줄 수 있는 재미있는 기술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인데요. 내부 AI, 데이터 기술이 활용돼 정확한 번역이 제공되고 있고요. 네오사피엔스라는 음성편집 기술 회사랑 협력해서... ]

[ 트럼프 美 대통령 트위터 (번역 및 음성편집) : 우리의 심장이 자부심으로 두근거리며, 우리나라가 하느님 아래 하나의 국민, 하나의 가족, 하나의 국가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


앵커4) 특례상장이라는 건 아직은 적자기업이라는 뜻이죠? 사업모델은 좋은데, 수익이 될 것이냐도 따져봐야죠. 마지막 키워드는 'AI 고객'이네요?

기자) 인공지능 AI는 인간의 일을 대체하고,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 대상으로 많이 생각하는데요. 플리토가 특이한 점은 AI를 대상으로 돈을 버는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을 학습시키려는 글로벌 고객사가 상당히 많죠. 인공지능 개발사는 물론이고, 스마트폰·AI스피커 등을 만드는 IT 기업, 포털, 통신사, 자동차 메이커, 공공기관, 건설사에 이르기까지 고객사가 매우 다양합니다.

음성인식은 이제 AI스피커와 자동차뿐만 아니라 냉장고, 청소기 등에도 적용되는 시대이고, 이미지 분석을 고도화 하려는 기업들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플리토는 지난해 매출 35억원, 영업이익 -16.7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자체적으로 올해 매출 65.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3.8억원)할 것으로 내다봤고요. 내년에는 매출 135.8억원에 영업이익 38억원, 2021년에는 매출 270억원에 영업이익 138.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공모 희망가액을 보죠.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플리토 2021년 추정 당기순이익을 현가로 환산한 뒤 PER 31.57배를 적용해 주당 평가액을 2만 9,066원으로 산정했고요.

공모 희망가액은 할인율 34.65%~20.89%를 적용해 1만 9,000원~2만 3,000원으로 제시했습니다. 7월 1~2일 수요예측을 거쳐 8~9일 청약을 진행합니다. 코스닥 첫 거래일은 17일입니다.

(촬영·편집 : 유덕재)


이대호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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