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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한국판 넷플릭스' 호언하던 SKT, 재무적 투자에 그치나

김예람 기자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협력해 국내 1위 OTT를 만들어서 넷플릭스와 선의의 경쟁을 할 것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한 발언입니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의 자사 OTT인 옥수수와 지상파의 푹이 연합할 예정이라고 지난 1월 발표했었죠. 당시 “아시아의 넷플릭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토종 OTT 대표주자로 푹과 옥수수 통합법인(웨이브)을 키우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현재, SK텔레콤은 결국 ‘재무적 투자자’ 역할에만 그치기로 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SK측 주도로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있고, 콘텐츠 제작과 배급에 대한 권한은 지상파에 주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SK텔레콤이 옥수수를 푹과 통합시키면서 가져갈 혜택은 ‘새로운 OTT 운영사’로 도약하는 수준이 아니라, 향후 웨이브를 IPO(기업공개) 시키면서 지분을 확보하는 재무적 성과만 남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에서 웨이브로 이동한 인력은 재무, 기획&운영, 마케팅 최고 책임자 등 총 10여명 정도입니다.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에서 외주제작사 관리 등 보직을 맡았던 인력들은 이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가 해외 재무적투자자(FI) 유치와 통신사업자 및 IPTV와 통합 OTT 연계 서비스 등만 맡게 될 것이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SK그룹은 SK증권PE와 미래에셋벤처투자로부터 웨이브에 2,000억원을 투자받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동안 SK텔레콤 주도로 이들과 같은 FI 유치를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SK그룹 측은 FI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 5년 내 기업공개(IPO) 조건을 보장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통합법인 출범 시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30%를 확보할 예정입니다. 이후 유료 가입자 수가 272만명, 372만명, 472만명으로 증가할 때마다 주식 5%를 매수할 수 있는 주식매수선택권(콜옵션)이 부여됩니다. 즉, 유료가입자 수가 472만명 이상으로 증가하면 최대 45%의 웨이브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일 5년 내 웨이브가 상장을 한다면, SK텔레콤은 30~45%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재무 성과를 볼 수 있게 됩니다.

오랜 기간 콘텐츠 제작 전문성을 쌓아온 지상파 3사에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전문성과 주도권을 일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콘텐츠 배급권에 대해서도 SK 측은 주주로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상파가 1년에 2건씩 넷플릭스에 콘텐츠 배급 가능하다는 내부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오는 9월 방영될 SBS의 ‘배가본드’는 넷플릭스에 동시 배급될 예정입니다.

이는 OTT 연합군을 결성하겠다고 발표했을 당시 SK텔레콤이 밝혔던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키우겠다”는 포부에 비해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아직 기업결합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지상파의 콘텐츠 생산 전문성과 SK텔레콤의 기술력, 사업 추진 능력의 시너지를 발휘해 아시아의 넷플릭스로 도약할 발판을 만들 수 있기를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김예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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