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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이익 50%나 늘린 현대·기아차 성과를 보는 상반된 시선

신형 SUV 활약으로 자동차부문 영업이익 130% 개선…좋은 차 효과
환율효과에 불과하다, 친환경차 대응 부족하다…산적한 악재

권순우 기자2019/07/26 14:31



현대, 기아차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되고 애널리스트의 평가가 엇갈립니다. 좋은 차를 만들어 잘 팔았고, 그로 인해 기대 했던 것보다 이익이 많이 난 것에 대해서는 대체로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되면서 자동차 판매 대수는 7.3% 줄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수익성이 좋은 차를 판매함으로써 이익은 더 커졌습니다.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40.1%로 전년 보다 5.5%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 수년간 SUV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현대, 기아차의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현대, 기아차가 2년 동안 쏟아낸 신형 SUV는 코나, 싼타페, 팰리세이드, 베뉴, 스토닉, 텔루라이드, 셀토스 등입니다. 판매 차종이 달라진 것 때문에 늘어난 현대차의 이익은 4300억원에 달합니다. 여기에 우호적인 환율 여건 덕분에 2640억원의 이익 증가 효과도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변화는 획기적입니다. 현대차 상반기 미국 판매는 2% 늘었고 시장점유율은 3.9%에서 4.1%로 확대됐습니다. 미국 시장 선전의 주역은 신형 SUV였습니다. 코나는 144%, 싼타페는 31%가 늘었습니다.

미국 전용으로 출시된 텔루라이드의 활약도 만만치 않습니다. 텔루라이드는 2월 출시 이후 2만 5천대가 판매가 됐습니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주우정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텔루라이드 판매 추세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월등히 앞서 가고 있다”며 “조지아 공장에 텔루라이드 생산 설비를 증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신차 판매가 늘어나자 질적 개선도 이뤄졌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이 선호하는 SUV 라인업을 갖추지 못해 밀어내기 판매로 근근히 버텨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인센티브를 많이 줘야 했고, 대량 할인 판매(플릿판매)도 비중도 높았습니다. 그 탓에 2017년 16조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9천억원 가까운 손실을 봤습니다.

하지만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신차가 출시되자 재고 일수는 지난해 말 81일에서 76일로 줄었고 인센티브는 8% 감소했습니다. 플릿비중은 22%로 4%포인트 개선됐습니다.

과연 안착할 수 있을까 싶었던 제네시스 브랜드는 ‘북미 올해의 차 선정’ 등 호평을 받으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고 판매망은 333개로 6개월 만에 두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하반기에는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팰리세이드가 미국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갑니다. 베뉴, 신형 쏘나타도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규복 현대차 미주유럽관리사업부장 상무는 “올해를 판매 턴어라운드 원년으로 삼고 2023년 연간 86만대 판매, 5.2%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며 “SUV 판매 비중을 67%로 늘리는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고 제 2의 도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시장에서는 비록 7.7% 판매가 줄었지만 전체 시장이 18.3% 줄어든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5월 인도에 출시된 베뉴는 두달 만에 1만 6천대를 판매하며 하반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또 13개월 간 시장 분석을 거쳐 인도 사람들의 취향을 적극 공략한 기아차의 셀토스도 하반기에 본격 투입 됐습니다.

상품성 있는 신차들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차의 2분기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은 1조 3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3% 급증했습니다.

박상원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두번에 걸친 팰리세이드 증산 계획을 비롯해 베뉴의 국내외 런칭, 4분기에 있을 제니시스 첫 SUV GV80 국내 런칭 등이 실적의 추세를 이어가게 해줄 것”이라며 “폴크스바겐의 회장이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이 말했듯, 결국 모든 것은 ‘제품, 제품 그리고 제품’이 해결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습니다. 일단은 환율 효과를 제거하고 나면 별 볼일 없는 실적이라는 겁니다. 황경재 CSG-CIM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영업이익 중 환율효과 2640억원을 빼고나면 전년 대비 2% 남짓 개선이 됐다”며 “중국 시장 부진으로 지분법 이익이 하락해 순익은 컨센서스 대비 12% 밑돌았다”고 밝혔습니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원화 약세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한국 공장 수출이 견조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주요 시장 수요 감소폭이 확대 되고 있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현대차그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또다른 요인은 친환경차입니다. 현재 현대, 기아차 전기차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유럽 시장에서 코나일렉트릭, 니로EV는 유럽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성장하며 2만대를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친환경차 시장 대응은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이 비싸서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입니다. 손해를 보기 싫다고 안 팔수도 없습니다. 내년부터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전기차 판매를 늘리지 않으면 수조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합니다.

황경재 센터장은 “2분기까지는 SUV 판매 비중이 늘어나 제품믹스를 통한 이익 개선이 이뤄졌지만 전기차 판매를 늘리게 되면 반대로 제품믹스에 따른 수익 악화가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팔면 손해를 보고, 안 팔면 과징금을 내야 하는 딜레마 상황을 현대차그룹이 어떻게 해쳐나갈지 명쾌한 답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반면 경쟁사들의 대응은 파격적입니다.

폭스바겐, 토요타 등 경쟁사들은 전기차 플랫폼 MEB, e-TNGA를 발표하며 양산 체계 구상을 밝히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2022년까지 MEB기반으로 총 27개 차종을 출시해 1000만대를 판매하겠다고 밝혔고, 토요타는 e-TNGA 기반으로 내년까지 1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5년까지 550만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내세우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 전기차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섭니다.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는 지금까지 소량 생산되던 전기차와 달리 안정적인 수익성을 바탕으로 빠른 시간 내에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큽니다.

전기차가 빠르게 보급될 경우 여기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조달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폭스바겐과 토요타는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조달하기 위해 직접 배터리를 생산하거나 배터리회사와 조인트벤처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현대, 기아차의 배터리 조달 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이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나왔습니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업체들은 배터리 업체와의 조인트벤처를 통해 물량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현대기아차는 배터리를 어떻게 공급 받을지 모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주우정 기아차 전무는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조인트벤처나 (배터리) 물량 확보를 위한 확정적인 답변을 드릴 상황은 아니”라며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이밖에도 노조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 미국 엔진 결함 수사에 따른 벌금, 개선 여지가 안보이는 중국 시장 등도 현대, 기아차 앞에 놓인 악재입니다.

시장의 냉정한 평가에 대해 아쉬워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현대, 기아차의 상황이 최근 1~2년 전에 비해 개선이 됐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인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9만원대까지 떨어졌던 현대차의 주가는 50% 넘게 상승하며 14만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기간 동안 기아차의 주가도 2만 6천원대에서 4만 6천원으로 70% 넘게 올랐습니다.

체질 개선을 위해 달려온 시간에 대한 평가는 이미 이뤄졌습니다. 향후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 패러다임의 변화는 또다시 달려가야 할 목표입니다. 목표가 달성 될 때, 그때는 다시 한번 시장의 평가도 한단계 높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soonwoo@mtn.co.kr)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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