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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실적 모멘텀도 '꼴찌'…성장 스토리 사라진 韓증시

허윤영 기자2019/07/3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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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흔히 주식시장을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시장이라고 하죠. 그런데 최근 국내 증시를 보면 희망은 커녕 절망만 가득한 것 같은데요. 지수 자체도 글로벌 증시와 비교해 부진했지만,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 당분간 힘겨운 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코스피 시장 먼저 살펴보죠. 무역분쟁, 수출규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증권사에서는 어떤 분석을 내놓고 있나요?


기자>
증권사 리서치센터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그만큼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건데요.

미중 무역분쟁 때문이다, 아니면 주춤한 성장률 등 대내적 요소 때문이다 등 부진의 원인부터 앞으로의 전망의 근거가 되는 투자지표를 두고도 ‘저렴하다, 비싸다’로 의견이 갈리는 이례적 상황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분들이 궁금하신 건 그래서 앞으로 코스피가 어떻게 될 건지 일텐데, 유의미한 지표 2개를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급락장이 연출됐던 지난 29일 기준 코스피 시장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인데요. 쉽게 말해서 코스피 기업들이 자산을 다 팔고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상승 여부는 확실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의 근거가 됩니다.

삼성증권은 현 PBR 0.82배 수준에서 코스피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4~6% 내외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하방 경직성이 어느 정도는 확보됐다는 의미죠.

하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을 바라보면 ‘비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 12개월 선행 PER는 11배(29일 기준)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8배 안팎이었던 PER이 급격히 상승했는데요, PER 11배면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수준입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코스피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면서 동시에 상승 여력도 적다는 의미도 됩니다.

두 지표를 종합해보면 자산가치가 뒷받침되고 있어 추가 급락 가능성은 적지만, PER을 기준으로 는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 가능성도 낮다는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국내 증시가 힘을 잃은 채 표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주가는 실적의 함수’라는 말이 있듯이 실적 전망이 밝다면 여러 대외변수를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자>
지수가 1년래 최고치보다 300포인트 이상 떨어졌는데, PER이 8배에서 11배로 상승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는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하락했다는 의미입니다.

지수 상승률도 글로벌 증시와 비교에 부진했지만, 이익 모멘텀은 거의 꼴찌 수준일 정도로 암울한 상황입니다. 대외변수를 이길 만한 실적 기대감도 크지 않다는 거죠.

대신증권이 추산한 국내 기업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26%입니다. 이는 말레이시아, 터키, 러시아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글로벌 증시와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는데 올해 들어서 ‘나홀로’ 가파르게 하향조정 됐습니다. 국내 증시가 ‘왕따’라는 오명을 쓴 핵심 이유입니다.

이익전망치가 급격히 하락한 원인은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업종의 실적이 가파르게 하향조정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4.8배(12개월 선행 기준)였던 반도체 업종의 PER은 11.7배까지 올랐는데, 삼성전자 주가는 2008년 이후, SK하이닉스 주가는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수치입니다.

이익 모멘텀이 꺾인 상황에서 주가는 그대로인 만큼 추가 상승을 점치기는 쉽지 않죠.

2년전 ‘반도체 슈퍼사이클’ 시기와 비교해 수요가 부진해져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투자심리 악화라는 간접적 악재까지 겹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개인 투자자분들의 관심이 큰 코스닥 시장 한번 살펴보죠. 코스피보다 더 암울한 것 같습니다. 현재 상황 전문가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기자>
코스피의 실적 날개가 꺾였다면, 코스닥은 ‘신뢰’와 ‘수급’ 두 날개가 꺾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달 코스피가 하락률(29일 기준) 4.7%를 기록한 사이 코스닥 지수는 이보다 2배가 넘는 10.4%나 하락했습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초 900선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현재(30일 기준) 그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한 상황입니다.

핵심 이유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의 1/3를 차지하는 바이오 업종의 신뢰가 훼손된 이벤트가 유독 많았기 때문입니다.

현재진행형인 ‘인보사 사태’, 한미약품의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 해지, 에이치엘비와 메지온의 임상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대부분의 바이오 기업들은 적자인 경우가 많아 밸류에이션을 가늠할 수 없어 투자심리가 주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판을 뒤엎을 만한 ‘잭팟’이 터지지 않는 한 단기간에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적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앵커>
‘빚내서 주식투자’ 이른바 신용융자잔고도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것 같은데요?


기자>
코스닥 시장의 '아킬레스 건'으로 꼽히는게 바로 신용융자잔액입니다.

연초 4조 5,400억원이던 코스닥 시장 신용융자잔액은 지난 26일 기준 5조 4,000억원까지 약 1조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신용융자잔액 자체는 사상 최고치는 아닙니다.

하지만 코스닥 시가총액에서 신용융자잔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4%(29일 기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데요. 즉, 지수가 꾸준히 떨어지는 장인데도 불구하고 빚을 내서 투자한 금액은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매매의 여파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클 수 있다는 거죠. 주가 급락→ 반대매매 발생→ 추가 급락이라는 악순환을 주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시장 상황을 두고 대안을 말하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이긴 한데, 어떤 방안들이 암울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회복시켜줄 수 있을까요?


기자>
보통 증시가 급락하면 개인들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띠는데요.

하지만 이번 달 급락장에서는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도 실종된 상황입니다.

이번 달 개인들은 주식시장에서 1조 830억원을 순매도 했고요, 국내 기관도 8,500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락을 방어해 줄 매수 주체가 사라진 거죠. 개인들은 국내 주식에서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운용업계에서는 공모펀드가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도 증시 변동성이 커진 요인으로 지목합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주식형 펀드(액티브 기준)에서 1조 6,600억원이 빠져나갔는데 이 자금은 대체투자 펀드, 채권형 펀드로 몰리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자체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수급이 무너진 국내증시에 물꼬를 트기 위해선 과거 '바이코리아 펀드'와 같이 시중 자금을 끌어모을수 있는 히트 상품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시 활성화 정책이 사실상 공염불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성난 투자자들은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한시적인 폐지, 장기투자 유도하기 위한 정책, 연기금 등 기관들의 장기 투자 유도 및 BUY-KOREA 펀드 등의 부활, 기타 증시에 시중 유동성 공급을 강력하게 유도할 수 있는 정책 등의 증시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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