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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사모펀드로 불똥 튄 'DLS 사태', 나비효과 어디까지?

허윤영 기자2019/08/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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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앞서 은행과 고객 사이의 불완전 판매 가능성 등의 문제는 여러 차례 보도해드린 바 있는데요. 오늘은 그 앞단계인 상품을 발행한 증권사·운용사와 판매사인 은행 사이에서의 문제는 없었는지 짚어보도록 하죠.

가장 문제가 된 게 투자금이 100% 손실 위기에 처한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DLS입니다. 먼저 이 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고객에게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는 동일한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파생결합증권(DLS)을 여러 개 묶어 펀드로 조성한 상품입니다.
증권사가 기초자산(DLS)을 발행하면 운용사가 이를 펀드(DLF)에 담고, 은행을 통해 투자자에게 판매하는데요.

DLF가 투자한 DLS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파생상품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습니다.

건물을 예로 들면 빼대인 골조는 증권사가 발행하는 DLS라고 볼 수 있고요, 여기에 콘크리트를 발라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완성하는 게 운용사의 DLF이고 은행은 이 건물에 살 사람을 모집한 분양중개인이나 공인중개사 정도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독일 금리연계 DLS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만기 시점에 -0.2%보다 아래면 손실을 보는 구조입니다.

일단 손실구간에 진입하면 금리 하락폭과 비례에 손실이 커지고, -0.7% 이하로 가면 원금을 모두 잃습니다.

어제(27일)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는 -0.679%를 가리켰습니다. 오늘 만기라고 하면 1억원을 투자한 사람들은 800만원만 건질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금리연계 DLS는 세계적으로도 많이 팔리고 있는 상품인 만큼 구조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시장에서는 판매 시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판매사인 우리은행도 “판단을 잘못했다”고 인정한 부분인데요.

이 상품의 첫 발행은 3월 21일에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첫 발행 다음날인 3월 22일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섭니다.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당시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특히 DLS가 마지막으로 발행됐던 5월 17일 독일국채 10년물 금리는 -0.103%까지 떨어졌는데요.

원금 손실 구간 진입 0.1%~0.2%포인트를 남겨둔 아슬아슬한 상황에서도 증권사의 상품 발행과 은행의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은행보다 시장 전문성이 뛰어난 증권사가 상황을 고려해 발행을 중단했으면 됐을 텐데요?

기자>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고객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은행이 아무래도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상품의 성공과 실패 여부가 판매사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이라는 건데, 여기에 증권사가 왈가왈부 하긴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겁니다.

실제 미국 같은 경우 자산운용사의 역량에 따라 자금 유출입이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라 판매사가 운용사를 찾아가 당신네 펀드를 판매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갑을'이 뒤바뀐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증권업계는 또 사모펀드 형태로 발행됐다는 점도 증권사가 발행을 중단할 수 없었던 이유로 제시합니다.

자사 고객에게 판 공모 상품도 아니고, 사모형태인데 이미 판매사와 협의가 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을 증권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해 발행 중단을 고려했어야 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게 증권가의 항변입니다.

앵커>
이 상품이 국내에 들어오게 된 배경이 궁금해집니다. 물론 금융사의 수익이 핵심 이유겠지만 일각에선 글로벌 투자은행(IB)에게 ‘또 당했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기자>
기본적으로 파생상품은 ‘제로섬’ 성격의 상품입니다.

누군가 큰 손실을 보면 반대 포지션에 베팅한 주체는 수익을 보는 구조라는 건데, 이번에 문제가 된 DLS를 예로 들면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0.2% 아래로 떨어지는 것에 베팅해 수익을 본 투자자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DLS를 설계했던 JP모건 등 외국계 IB가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외국계 IB가 독일국채 10년물 금리 하락에 베팅한 DLS를 발행해 판매했고, 이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에게 반대 포지션의 DLS를 추천해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앵커>
사모펀드 형식으로 판매된 것도 쟁점이 되는 듯한데, 공모 형태로 팔렸으면 피해가 이렇게까진 커지지 않았을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기자>
독일금리 DLS는 레버리지가 200배에 달하고, 원금손실이 100% 가능한 고위험 파생상품입니다.

하지만 사모형태로 판매됐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의무도 없었고, 가입 절차도 상대적으로 간단했죠.

이 펀드가 공모 형태로 판매됐다면 소비자 보호 장치가 좀 더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상품 판매가 시작된 3월 독일국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를 오가던 상황이었던 만큼 은행과 증권사가 더 꼼꼼히 판매시점을 검토했을 수 있고, 금융당국 역시 증권신고서 심사 단계에서 발행을 제고해보란 의견을 제시했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사모펀드는 위험한 상품인 만큼 투자자 보호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 사모펀드 규제 강화 논의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모펀드 시장 활성화 정책을 내걸고 있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뼈아픈 대목일텐데요?

기자>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사모펀드는 역시 위험하다’는 여론을 확산되는 걸 경계하고 있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로 사모펀드 시장이 위축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인식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면 금융당국도 규제 카드를 고려해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말씀하신 사모시장 육성 정책 동력이 약해질까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투자자 보호'와 '사모시장 활성화'가 배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의 DLS 사태 조사가 본격화됐는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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