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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 'SK vs LG' 자존심 싸움된 배터리 난타전… 경쟁국 도와주는 격 우려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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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난타전'이 심상치 않습니다. 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두 회사의 법적다툼이 갈수록 확대되고, 또 계열사로도 번지면서 좀처럼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태원 대 구광모' 의 자존심 대결로 치달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두 회사의 배터리 난타전은 이달 말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산업부 김주영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질문1>
먼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어디서부터 시작된건지 정리해 주시죠.


답변1>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신들의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4월 소송 선공을 날렸습니다.

2017년부터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소속 임직원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핵심기술 등 주요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는 겁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국내 법원이 아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고 현재 소송 절차가 진행중입니다.

LG화학은 최근 소송 대표 로펌을 기존 '덴튼스'에서 ITC 특허 소송 경험이 풍부한 '레이섬 앤 왓킨스'로 교체하는 등 화력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해왔고, 6월 국내 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맞소송을 제기하기로 했습니다.

LG화학과 LG전자가 SK이노베이션의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ITC와 미국 연방법원에 제소하기로 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LG 측이 특허를 침해한 내용은 소장을 접수할 때 밝히겠다고 했는데요. LG전자의 경우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납품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을 생산, 자동차회사에 판매하는 만큼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LG 측은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가지고 걸고 넘어진다면 자신들 역시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한 부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맞불을 놨습니다.

두 회사가 잇달아 서로 잘못한 부분을 공개하며 '진흙탕 싸움'에 치달은 모습입니다.


질문2>
어느 분야에서든 진흙탕 싸움의 말로는 항상 좋지 않았던 것 같은데요. 국내외에서 '배터리 기대주'로 통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국제적으로 서로 헐뜯으면서 결국 둘다 잃을 게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쟁 상대인 중국과 일본 업체만 남몰래 웃는 형국이라고요.

답변2>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다툼을 벌이고 있는 배터리 분야가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배터리 시장 규모는 약 64조 원으로 전망됩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2025년에는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그만큼 성장성이 큰 산업이기에 두 회사가 서로 시장을 앞서 주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것이죠.

지난해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을 보면, CATL(중국)과 파나소닉(일본), BYD(중국)이 1,2,3위를 차지하고 있고 LG화학이 4위, 삼성SDI가 7위, SK이노베이션이 9위 입니다.

물량 부분에선 중국과 일본이 앞서지만 한국 업체들이 연구개발(R&D)투자를 강화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중요한 시기인 거죠./

하지만 소송으로 소모적 시간을 보내는 사이 배터리 시장 주도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아울러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기술 유출의 우려도 제기됩니다.

[☏인터뷰]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
"외국에 이런 도면 같은게 다 나가고 소송이 길어지면 모든 걸 다 공개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또 전 세계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기술을 탈취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내 업체들이 소모적인 갈등을 빚는 사이 남몰래 웃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생산을 늘려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데요.

두 회사의 배터리 소송은 이 달 예정된 하반기 국정감사에서도 이슈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3>
반사이익을 보는 곳은 또 있습니다. 바로 로펌 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소송의 격전지로 미국을 택하지 않았습니까. 소송 비용만 수 천억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있는데 실제 어느 정도인지 짚어주시고요. 왜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싸우는 것인지도 설명해 주시죠.

답변3>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법률 비용으로 얼마가 드는지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는 글로벌 소송 규모를 보면 통상 월 40~50억 원의 자문료를 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4월 시작된 소송이 마무리되기까지 2년이 걸린다고 하면 자문료만 최소 1,000억 원 가까이 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여기에 두 회사가 추가 소송까지 예고한 상황이어서, 화해 없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소송 비용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국내 업체끼리 출혈을 하는 사이 미국 로펌이 막대한 수익을 챙기게 되는 겁니다.

SK이노베이션이 1차 맞소송으로 국내 법원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기는 했습니다만 두 회사의 핵심 소송이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왜 국경을 넘어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 먼저 미국에서 소송을 낸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처럼 입증이 까다로운 사건에서 원고의 입증 부담이 한국보다 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소송 당사자들이 상대가 요구하는 자료를 공개해야 하는 '증거개시, 즉 디스커버리 절차'가 있습니다.

또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누락, 위조하면 패소하거나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합니다.

반면 국내 민법으로 다툴 때는 판례를 고려할 때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입증을 원고가 전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회사 모두 미국에서 소송을 거는 것이 공정하다고 본 것인데, 국내 법 제도에 대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국경을 넘어서까지 "갈 때까지 가보자"며 소송을 거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질문4>
평행선을 달리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재계에서는 결국 최태원 SK회장과 구광모 LG회장이 직접 만나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된다고요.


답변4>
재계에서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은 결국 양대 기업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LG화학에 맞소송을 낸다고 밝히면서 LG전자까지 특허 침해로 제소한다고 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결국 이번 사안이 LG화학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LG그룹을 상대로 한 것이라며 선전포고를 한 것입니다.

또 이번 소송과 관련해 총수에게 보고가 들어가지 않았겠습니까. 이 때문에 결국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직접 만나 대화의 물꼬를 터야 사태가 해결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제기됩니다.

반면 "아직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CEO 간 대화도 선행되지 않았다"며 "총수 회동 이전에 소송 당사자 간 담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전쟁, 수출 부진 등 대외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두 기업이 자신들의 이익과 자존심을 중요하게 여길 게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 고민하고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외 악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누군가 중재하기도 어려울 만큼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데요. 첫째도 둘째도 국익을 생각하며 두 회사가 대화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김주영 기자 말씀 고맙습니다.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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