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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5분이면 된다던 수소차 충전…현실은 1시간?

수소차 충전 시간 5분, 하지만 실제 걸리는 시간은 10분 넘어
수소충전소 보급 속도내서 운전자 불편 줄여야
권순우 기자



국회에 설치된 국내 첫 도심형 수소충전소에는 추석을 앞두고 길거리에서 한 대도 보기 힘든 수소전기차 넥쏘가 줄지어 서 있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국회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하이넷에 따르면 추석 명절을 앞둔 11일 하루에 약 70대의 수소전기차가 국회 앞 충전소에서 수소를 충전했습니다. 명절에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수소차 운전자들이 한번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추석 다음날인 13일에도 40대가 충전소를 방문했습니다.

국회 수소충전소의 충전 용량은 250kg입니다. 넥쏘의 충전용량은 6.3kg입니다. 통상 한 대당 5kg을 충전할 경우 50대까지 충전할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 국회 충전소는 ‘풀가동’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암, 양재에 있는 수소충전소에서는 절반까지만 충전이 가능합니다.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 609km를 모두 활용하려면 국회 충전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재준 하이넷 부사장은 “완충을 할 수 있는 충전소가 국회 충전소 밖에 없기 때문에 서울뿐 아니라 경기, 인천 지역의 수소차 이용자들이 한번에 몰리면서 긴 줄을 서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사람들이 한번에 몰리면서 대기 시간은 길어졌습니다. 수소차는 충전을 하는데 5분 밖에 안걸린다고 하지만 5분 만에 충전소를 떠난 운전자는 없습니다.

수소의 충전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원리로 이뤄집니다. 충전소의 탱크압력은 950bar(일반적인 기압의 950배)로 수소차 탱크압력 700bar보다 높습니다.

수소차에 충전이 이뤄지면 그만큼 충전소 탱크의 압력은 낮아집니다. 수소차에 수소를 주입하고 나면 낮아진 기압을 압축기를 통해 다시 높여줘야 합니다.

국회 수소충전소에는 450bar 탱크 2개, 950bar 탱크 3개가 있습니다. 튜브트레일러(수소운송차량)를 통해 200bar로 압축돼 운송된 수소는 압력을 높여 450bar 탱크에 저장을 하고, 이를 다시 압축해 950bar 탱크로 옮겨 놓게 됩니다.

950bar 탱크에서 수소차에 수소를 공급하고 나면 450bar 탱크에서 다시 950bar 탱크로 수소를 채워 넣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수소차 한 대가 충전하는 시간은 약 5분이지만 실제로 충전을 할 때는 수소충전소 탱크의 압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5분을 더해 10분 정도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충전을 하고나서 결빙이 일어나 충전 노즐을 빼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수소를 주입을 하다보면 열이 발생합니다. 탱크의 온도가 올라가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영하 30도로 온도를 낮춰 수소를 충전하는데, 이 과정에서 노즐이 얼어 붙는데 이걸 다시 녹이는데만 몇분이 걸립니다.

노즐이 얼어 붙는 문제는 부품 자체를 바꿔야 하기 때문에 드라이기로 녹이는 임시방편을 쓰고 있습니다. 즉, 앞에 충전하는 사람이 5명 있으면 한 시간을 대기해야 하는 겁니다.

충전을 할 때 걸리는 시간은 충전소 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 위치한 충전소는 압축기 성능이 떨어져서 1시간에 1대, 하루 9대만 충전할 수 있습니다.

상암 충전소는 주 1회 62kg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늘어난 수소차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양재충전소는 완충이 가능하지만 수소차가 늘어나 대기 시간이 길어지다보니 충전을 절반만 하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수소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설치된 수소충전소의 경우 설계에 따라 압축시간이 길 수 있다”며 “최근 짓고 있는 수소충전소들은 연속 충전을 할 경우 1시간에 5대를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소 충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를 설치해 이용자를 분산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수소충전소는 18개에 불과합니다. 현재까지 판매된 3천대의 수소전기차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수소업계에서는 수소차 운전자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수소충전소 대기 현황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충전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본질적인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수소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를 비교할 때 수소전기차는 빠른 충전 시간을 강점으로 꼽습니다. 배터리 전기차는 5분 충전하면 100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도 출시를 예고하고 있는데, 수소전기차의 충전 시간은 충전소 문제 때문에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수소차가 없어서 충전소를 못 짓고, 충전소가 없어서 수소차를 못 파는 일이 지난 수십 년간 수소업계 최대 논쟁이었습니다. 충전소 문제 때문에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면 수소차의 강점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수소차 보급이 확실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충전소 보급도 속도를 내야겠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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