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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대출없이 초고가 아파트 사는 청년 부자들 수두룩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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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내 집 마련에 나서는 2030세대, 젊은이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10억원을 넘나드는 초고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2030세대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죠.

[기사내용]
질문1) 최 기자, 2030 세대들이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다고요?

기자) 네,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는 말그대로 초고가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자 면면을 살펴봤더니 10명 중 4명은 20~30대였습니다.

국토교통부가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1년간 서울 고가 아파트 분양 당첨자 현황 자료입니다.

분양가가 3.3㎡당 5,000만원에 육박해 집 한 채당 분양가가 10억원을 넘나드는 곳들인데요.

당첨자 1,778명 가운데 725명, 40.8%가 30대였습니다.

20대 역시 67명으로 3.8%를 차지했고요. 둘 합하면 44.6%죠. 당첨자의 거의 절반이 20~30대의 젊은 층이었다는 겁니다.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거액의 현금을 쥐고 무주택자로 청약통장을 보유하고 있던 '청년 부자'들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청약 결과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장 분양가가 비쌌던 곳이 과천 주공 6단지를 재건축한 과천 자이였는데 여기도 20~30대가 전체 당첨자의 43%를 차지했습니다.

분양가 상위 10위를 기준으로 봐도 비슷한 결과로 전체 당첨자의 44.9%는 20~30대였습니다

이를 두고 정부의 대출 규제가 오히려 현금 부자들 혹은 부모님 덕을 보는 일명 '금수저'들에게만 '로또 청약'의 기회를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2) 금수저도 많겠지만 이들 중에는 무주택 실수요자면서 스스로 자산을 크게 불린 청년들도 적지 않겠죠?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 무주택자면서 부양가족이 많고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면서 소득 기반이 탄탄한 '청년 부자'들의 내 집 마련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지고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없이 자본력만 갖춰지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무순위 청약 결과를 보면 조금 얘기가 달라집니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 청약 전후로 미계약ㆍ미분양 건에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조건 없이 청약 신청을 받는 제도인데요.

최근 1년반동안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주요 아파트 단지 20곳의 당첨자 현황을 봤더니 2142명 가운데 30대가 916명, 20대가 207명 등 20~30대가 전체의 52.5%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초고가 분양가를 자랑하는 강남 사례를 좀 더 살펴봤더니요.

무순위 청약 단지 중 분양가가 3.3㎡당 4,891만원으로 가장 비쌌던 '방배 그랑자이'의 경우 당첨자 84명 가운데 20~30대가 35명으로 42%나 됐고요.

그 다음으로 분양가가 비쌌던 '서울 디에이치 포레센트'는 당첨자 20명 가운데 20~30대가 13명으로 전체의 65%나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단지들도 결과는 비슷했고요.

무순위 청약 역시 분양가가 높아 대출이 어려운 단지들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주요 아파트 청약의 기회가 젊은 현금 부자, 혹은 증여 부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입니다.

[김상훈 / 국회의원 : "주택 금융 대출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 동원력 있는 분들이 청약을 많이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수저 청약, 증여 청약 형태가 되서 현재 부동산정책으로는 소수의 특권계층에게 기회가 더 많이 돌아가는 것 아닌가..]

질문3) 사실 20~30대가 직장 근처 살기 좋은 집을 구해 사는 것이 마땅한 일인데, 일반적인 무주택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것이 문제잖아요? 분양가 상한제가 도입되면 좀 나아질까요?

기자)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이슈가 바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죠. 뛰는 집값을 잡기 위한 초강력 대책인데요.

분양가상한제 적용되면 지금보다 분양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겠지만, 여전히 서울 강남 같은 곳은 일반 수요자들에게 장벽이 높을 수밖에 없고요. 때문에 부자들에게 오히려 알짜 분양 기회를 더 주는 격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

게다가 분양가상한제의 가장 큰 역효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주택 공급 축소거든요. 공급자들이 분양가가 낮아지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공급을 포기할 수 있다는 건데요.

이같은 우려는 벌써부터 시장에 적용돼 기존 집값이 뛰고, 신규 분양 시장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 주 1순위 청약을 마친 삼성동 래미안 라클래시는 13억원에서 16억원을 넘나드는 높은 분양가에도 1만3천여명이 청약 신청을 했습니다.

고분양가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인근 시세보다 수억원 저렴한 수준이고요. 향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강남에 신규 공급이 줄고, 이는 결국 기존 신축 아파트들의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확산되면서 수요자들이 대거 몰려든 겁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분양이 열렸다하면 이런 모습이 반복적으로 연출되고 있습니다.

대출이 불가능해 '현금 부자'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광풍을 지켜봐야만 하는 무주택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는 씁쓸한 상황입니다.

앵커) 아직까지는 시장 혼란을 부르고 있는 분양가상한제로 보이는데, 시행 이후에는 정말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네요. 최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최보윤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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