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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IPO 숙제 앞둔 현대카드의 '역발상' 전략

카드론 줄이고, 무등급 신용자도 대출 확대...베트남도 진출
이충우 기자


내년초 상장을 앞두고 현대카드는 디지털 금융사로서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업황 자체가 너무 좋지 않아 카드사 업태에서 벗어날 수록 공모가 산정에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재무적투자자의 투자금을 돌려주기 위한 명분을 앞세워 상장을 결정했는데 공모가가 재무적 투자자 기대치에 못미치면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때문에 현대카드만의 차별성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현재 현대카드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중에 대표적인 것이 카드론 영업 양태다. 현대카드 카드론 잔액은 6월말 기준 3조 6,473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32% 줄었다.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는 7개 카드사 중 카드론 잔액이 줄은 것은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수수료 수익손실을 상쇄하기 위해 대다수 카드사들은 저마다 카드론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이자이익을 늘리는데 주력했던 다른 카드사와 달리 현대카드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


이자이익을 포기했는데도 현대카드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비 50% 넘게 급증했다.


지난해부터 인력 감축을 단행해 인건비 등 비용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효과를 봤다.

외형성장보다는 내실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카드사처럼 카드론 이익에 기대지 않아도 됐다.


이같은 카드론 시장 접근방식에서 있어 눈에 띄는 것은 또 있다.


카드론 잔액 자체는 줄었지만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카드론 등급분류상 1~10등급 외 등급이 매겨지지 않은 '무등급' 카드론이 다른 카드사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무등급 카드론 잔액은 6월말 기준 648억원으로 7개사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신규취급한 무등급 카드론의 누적액만해도 82억원으로 전체(92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를 뜻하는 씬 파일러(Thin filer)를 대상으로 다른 카드사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대출을 공급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씬 파일러가 무등급 카드론 고객의 전부라고 볼 순 없지만 일정 수준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정보사로부터 등급을 부여받지 못한 고객에게도 자체적으로 상환가능성을 따져 대출을 해줄 수 배경에는 빅데이터와 AI 기술력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론 축소로 내실을 기하면서도 무등급 카드론 취급 실험을 통해 신용평가 능력도 함께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미래 성장성을 내세운 현대카드의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는 지점으로 보인다.

카드업은 사양산업이라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 현대카드는 이처럼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트남으로 사업 영토을 넓힌 것도 그 일환으로 읽힌다. 그동안 현대차가 진출한 해외국가에서 현대캐피탈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지만 이번엔 현대카드가 베트남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차와의 협업이 시장 안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 금융 외 분야에서는 먼저 진출한 신한카드, 롯데카드보다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빅데이터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 등으로 신시장에서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른 카드사와의 차별성, 미래 성장성을 내세우고 있는 현대카드가 증시에 입성하며 디지털 금융사로서 가치를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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