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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후]"2020년 진짜 변하자"…가벼운 형식에 담은 CEO들의 고뇌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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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매년 새해 첫 근무일에는 신년회를 열고 CEO가 한해 목표인 신년사를 발표를 하는데요. 형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신년사에는 각사가 처한 환경과 이를 극복해 주력할 점들이 담겨 있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함께 신년사에 담긴 의미를 풀이해보겠습니다.


[기사내용]
1) 먼저 삼성그룹부터 살펴보지요.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따로 신년사를 하진 않았지요?

=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새해 첫 근무일 경기도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았습니다.

이 부회장은 3나노 공정 기술과 관련해 보고 받고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며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강조했습니다.

3나노 공정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비장의 무기입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을 두고 중의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날 내부 준법 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는데요.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관행을 과감히 폐기하겠다는 언급이 단순히 산업적인 측면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는 해석을 낳게 합니다.

2) 현대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경직된 신년회를 많이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 이전에 현대차 신년회에 가보면 정석을 보는 듯 보수적인 분위기였습니다. 연단 위에는 회장 전용 쇼파가 놓여 있고 뒤로 고위 임원들 의자가 쭉 놓여 있었습니다. 연단 아래 강당에는 임직원들이 모여 훈화 말씀과 판대 목표 등을 듣는 방식이었습니다.

올해는 훨씬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신년회가 진행됐습니다.

첫 인사로 “어제 떡국을 드셨냐. 난 어제 아침도 떡국, 점심도 떡국 먹고 저녁에는 된장국을 먹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정장을 입고 왔는데요. 현대차는 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후에 대한상의 신년회가 있어서 정장을 입고 왔는데 다들 목적에 따라 입어라, 나는 내 목적에 따라 입은거고, 당신들은 당신들 목적에 따라 입어라 했습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부분은 ‘실천’입니다.

보수적인 현대차 문화가 정의선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많이 변했다고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고민은 만만치 않습니다. 외형적인 변화는 이뤄졌는데 실질적인 기업 문화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불확실합니다.

또 지난해 자율주행차, 차량공유서비스 등에 투자는 많이 했는데 사업 구상이 어떻게 현실화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싱크]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동력은 우리로부터 돼야 합니다. 여러분은 거대한 조직의 단순한 일원이 아니라 한분 한분 모두가 스타트업의 창업가와 같은 마인드로 창의적 사고와 도전적 실행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됐지만 미래 비전이 추상적인 명제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임직원들에게 가볍게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3) 신년사를 그냥 봤을 때는 덕담처럼 보이는데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거운 의미를 담고 있었네요. LG그룹은 어땠나요?

=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신년회를 하지 않고 영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구광모 회장은 평소 모든 부문에 있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해왔습니다.

그에 걸맞게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 LG 임직원들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신년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구광모 회장이 강조한 두가지 키워드는 ‘고객과 실천’입니다.

[싱크]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우리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바로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입니다.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입니다.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데 누구보다 앞서가고 더 나은 미래와 세상을 향해 함께 가는 따뜻한 기업을 다 같이 만들어 봅니다.

LG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인화의 LG입니다. 좋은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치열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구광모 회장은 뼈 아픈 이야기를 했는데요.

"앉아서 검토만 하기보다는 방향이 보이면 일단 도전하고 시도해야 한다"며 "안되는 이유를 100가지 찾는 데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해야 하는 이유 한 가지를 위해 바로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LG전자는 8K TV를 둔 삼성전자와의 갈등을, SK이노베이션과는 배터리 특허 관련 갈등을 빚으며 갈등을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익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상징성은 있습니다.

가장 우선된 과제는 고객에 두되, 방향이 정해지면 과감하게 추진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4) 또 특이한 신년회가 있었습니까?

= SK그룹은 파격적으로 신년사가 없는 신년회를 열었습니다. 평소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신년사 대신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신년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사회적 기업 관계자를 비롯해 인근 식당 종사자, SK에 근무하는 워킹맘 등이 참석했고 2020 행복 경영을 주제로 대담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면서 행복이 구호로 끝나지 않으려면 실천이 필요하다는 의견 등을 주고 받았습니다.

취임 이후 첫 신년회를 가진 GS그룹 허태수 회장은 임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스탠딩 토크 방식으로 진행이 됐습니다. 정유 사업을 주요 포트폴리오로 가지고 있는 GS그룹은 의사결정이 무겁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허태수 회장은 GS홈쇼핑 등을 이끌며 혁신 신사업 등에 관심이 많아 체질 변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원태 한진그룹은 “새로운 100년을 향한 길을 혼자가 아닌 모두 함께 걷는다면 기쁨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화합을 강조했습니다. 최근 가족간 갈등을 겪은 터라 '화합'이라는 키워드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권순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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