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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한국지엠 노사 솝잡게 만든 '트레일블레이저' 어떤 차길래?

신차 발표회에 등장한 김용갑 신임 노조위원장
노사 공동운명체 이르는 '공명지조(公命之鳥)' 언급
韓서 리드한 트레일블레이저 성공 기원…노사 관계 순풍 불까
김승교 기자

16일 오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쉐보레의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행사에서 카허카젬 한국지엠 사장(사진 왼쪽)과 김용갑 노조지부장이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운명 공동체입니다. 사측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노조 역시 한국GM 공장을 세계 최고로 만드는데 적극 협력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강성에 꼽혔던 김용갑 한국GM 신임 노조위원장이 새해 첫 신차 출시행사에서 한 말입니다. 반목과 비판만 있었던 노사 분위기에도 드디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일까요?

16일 한국GM은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올해 첫 신차인 중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신차 발표회를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김용갑 한국GM 노동조합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이었습니다.

한국GM 노조는 군산 공장 폐쇄 이후 한국 철수까지 거론됐던 벼랑 끝 협상 이후 회사와 끊임없이 반목을 거듭해왔습니다.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둔 싸움부터 법인 분리 이후 단체협상 승계 문제, 지난해에는 임단협으로 다투면서 불신에 불신을 거듭해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차 발표회는 새로운 자동차가 빛나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신차 외에 이슈가 될 만한 이야기는 가급적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이들을 공개적인 행사에 불러냈을까요.

16일 출시된 쉐보레의 중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GM)


바로 중소형SUV ‘트레일블레이저’입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한국GM의 회사와 노조 입장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자동차입니다. 지난 군산 공장 폐쇄 이후 한국GM과 정부가 갈등을 겪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향후 5년 동안 15개 신규 차종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그 일환으로 내놓은 7번째 차종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트레일블레이저가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서 설계부터 개발, 생산, 수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차라는 점입니다. GM은 러시아, 호주, 태국, 인도, 유럽 등에서 철수하고, 본국인 북미 지역에서까지 공장 5개를 폐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GM은 볼륨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CUV를 한국GM에 배정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차종이 추가되겠지만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CUV와 트레일블레이저로 2022년까지 먹고 살아야하고 나머지는 수입차로 판매를 견인해야합니다. 결국 트레일블레이저의 내수 판매와 미국 수출 성공에 따라 협력업체를 포함한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보장되고, 전기차를 비롯한 새로운 물량이 배정될 때 한국GM이 선택받는, 말그대로 한국GM의 명운이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 카허 카젬 사장은 물론 김성갑 위원장도 공감하면서 한국GM 노사를 일컬어 ‘공명지조(公命之鳥)’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공명지조란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상상 속의 새를 뜻하는 말로 공동 운명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노사가 힘을 모으지 못하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새로운 시작과 경영 정상화로 가는 과정에 있다"며 "앞으로 노사는 한국GM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차를 만드는 공장으로 만들자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사진제공=한국GM)


김 위원장은 이날 트레일블레이저의 신차 설명회에 참석해 제품 설명부터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시간까지 오랜 시간을 함께 했고, 심지어 카젬 사장과 반갑게 손을 맞잡고 함께 기념촬영도 가지는 등 새로운 노사 관계를 예측해볼 수 있는 모습이 여러 번 나왔습니다.

전 세계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 자동차 판매 감소,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등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에 돌입해있습니다. 어떤 회사도 일자리를 늘리는 것은 물론 지금의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게 자동차 산업의 현실입니다.

한국GM 노사가 오랜만에 손을 맞잡은 김에 트레일블레이저로 올해 대동단결해서 지난해 침체됐던 분위기를 반등시키길 기대해봅니다.


김승교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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