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판매 안 돼요"…중고거래 플랫폼, '거래불가 품목' 차단 강화 필요

중고거래플랫폼 내 거래불가품목 유통 예시/표=한국소비자원 제공

최근 다양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지만 일부 거래불가 품목이 유통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4곳(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에서 최근 1년간 총 5434건의 거래불가품목 판매 게시글이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의 거래불가품목 중 ▲종량제봉투 ▲화장품 ▲기호식품 ▲수제식품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동물의약품 ▲시력교정용제품 ▲의료기기 등 9종을 선정해 모니터링했다.

품목별로는 유산균, 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 유통 건수가 502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강기능식품판매업 영업 신고를 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이어 '화장품법' 상 판매가 금지된 홍보·판촉용 화장품 및 소분 화장품(134건), '약사법' 상 온라인 판매가 불가한 철분제, 파스 등 의약품(76건) 등의 순으로 유통이 많았다.

조사대상 플랫폼 4곳 모두 공지사항에서 주요 거래불가품목을 안내하고 있었다. 하지만 물품 판매 게시글 작성 단계에서는 당근마켓과 헬로마켓 등 플랫폼 2곳이 이를 안내하지 않고 있어 이용자들이 별도로 공지사항을 확인하지 않으면 거래불가품목을 알기 어려웠다.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5.9%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없는 품목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또한 조사대상 플랫폼 모두 거래불가품목에 대한 검색어 차단 기능을 운영하고 있으나 약칭·은어·상품명 등으로 검색할 경우에는 차단이 되지 않아 품목명 외 다양한 검색어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중고거래 플랫폼 관련 상담 2790건을 분석한 결과, '사전고지한 상품정보와 상이' 불만이 32.4%(903건)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주문취소 시 환불 거부' 13.5%(376건), '구매 후 미배송·일방적 계약취소' 11.5%(32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 4곳 중 3곳(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은 사업자(전문판매업자)의 판매를 허용하고 사업자 신원정보를 등록하거나 별도의 사업자 판매 코너를 두어 개인 판매자와 사업자를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 판매 게시글 모니터링 결과, 사업자가 개인 판매자인 것처럼 위장해 판매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이더라도 판매 주체가 사업자일 경우 소비자는 청약철회권 등 전자상거래법에 따른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따라서 플랫폼 운영 사업자는 소비자가 관련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판매자의 사업자 지위 여부 확인 등 관리를 철저히 하고 사업자일 경우 신원정보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150명에게 설문한 결과 주거래 품목은 주방·가사용품 등 '생활용품'이 21.1%(24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전제품' 16.2%(186명), '의류' 13.7%(15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개선돼야 할 점으로는 '안전결제시스템 보완 등 거래 안전성 확보' 30.0%(345명), '불량판매자 페널티 제공 등 이용자 필터링' 28.7%(330명), '개인판매자로 위장한 전문 판매업자 차단' 13.7%(158명) 등을 꼽았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자에 거래 불가품목 정보 제공 및 유통 차단 강화, 플랫폼 내 전문판매업자 관리와 신원정보 제공 강화 등을 권고할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 거래 전 물품 및 거래조건에 관한 정보를 자세히 확인하고 가능한 대면거래를 하거나 비대면 거래 시, 안전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며 거래불가품목은 팔거나 사지 않도록 당부했다.

김소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