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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예금 우르르…비어도 쌓여도 고민

"환율 더 뛴다" 외화자금 85억弗 밀물
환율 널뛰자 환테크 인기, 유치 경쟁도
은행 넘치는 외화예금 굴릴 곳 골머리
임지희 기자



환율이 하락하는 틈을 타 시중은행 외화예금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달러와 엔화 등 주요국 통화에 견줘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쌀 때 넣어두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길게보면 환율이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에 베팅해 환차익을 노리는 투자자와 환전 실수요자 발걸음도 분주해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 744억 4895만달러로 집계됐다. 열흘 남짓 짧은 기간에 85억달러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말 603억 3677만달러와 비교하면 23% 급증했다. 월별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574억 5514만달러를 기록한 뒤 줄곧 600억달러를 밑돌았다. 9월 618억 2425만달러로 올라선 이후 매서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화예금 잔액이 이처럼 늘어난 것은 널뛰는 환율 때문이다. 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8% 급등해 엔화와 파운드 등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게 반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4원 오른 1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내내 1400원을 웃돌다 최근 일주일 동안 120원 가량이 급락하면서 1310원대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원·엔 환율도 100엔당 950원을 이탈했다.

환율은 재테크 전략에 중요한 변수다. 달러나 엔화 대비 원화 값이 떨어지기 전에 외화를 사 외화예금에 예치하면 원화 값이 떨어진 이후 원화로 전환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의 경우 환차손이 발생한다. 통상 환율 하락기 외화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불리하지만 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대세로 굳어져 쌀 때 넣어두려는 수요가 몰린 것이다.

은행권도 고객 유치에 분주한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다음 달 30일까지 외화정기예금 신규 고객에게 환율우대 100% 혜택을 제공한다. 지정하는 목표 환율에 도달하면 해지 시 환차익과 이자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외화예금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연 0.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외화적립식 예금 가입 고객에게 선착순 및 추첨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환율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더 많다. 다음 달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달러화 강세를 자극할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환율 변동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환율 추이를 보며 분할 매수하는 외화적립식 예금을 활용하거나 사전에 정한 목표 수익률을 웃도는 시점에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은행들은 급증한 외화예금을 어떻게 굴릴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외화예금 대부분은 만기가 짧은 수시입출금식 상품에 몰려있다. 중장기 외화대출 용도로 활용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차익을 노린 자금과 여행자금, 수출입업체 결제자금 등이 맞물려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외화자금은 외화대출, 매입외환, 스왑거래, 콜론 등에 사용되는데 급증한 외화자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은행마다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임지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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