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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간식 치킨株의 배신]③ 교촌 주주 울상인데 bhc의 MBK는 완전 다름?

이충우 기자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주가가 코스피 입성 첫날과 비교해 70%나 떨어졌다. 국내 유일 치킨 프랜차이즈 상장사라는 점에서 상장 초기 뜨거웠던 관심이 차갑게 식었다. 전국민 간식인 치킨에 대한 국민적 애정이 무색하다. 국민간식인 치킨과 치킨주 그리고 치킨프랜차이즈의 명암을 기획으로 조명한다.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 몸값을 둘러싼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내리막길인 반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주요 주주로 둔 bhc 기업가치는 비상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주주 가치 제고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고 bhc는 지나친 이익 극대화를 문제 삼는 정치권 비판에 직면한 상황. 한껏 달아오르고 있는 치킨 시장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반대로 엇갈린 치킨 프랜차이즈 몸값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주가는 지난 13일 70원 오른 9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9000원 아래로 떨어졌던 주가가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2020년 11월 상장 초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는 70%나 급락한 상태다.

교촌에프앤비 시가총액도 쪼그라들었다. 13일 종가 기준 교촌에프앤비 시총은 2358억원이다. 2020년 상장 첫날 시총 7745억원과 비교하면 5000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경쟁사인 bhc 기업가치는 크게 뛰었다. bhc가 아웃백과 한식 프랜차이즈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고 사모펀드가 대주주라는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간 기업가치의 방향성은 정반대로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자료에 따르면, bhc그룹 기업가치는 2018년 11월 6800억원에서 2020년 12월 1조 8000억원으로 뛰었고 2022년는 3조 6000억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 이익률에서 차이가 확대됐고 이를 토대로 미래 성장성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자를 유치하거나 인수합병 거래시 활용되는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EV) 지표 점수가 크나큰 차이를 빚은 것.

bhc가 2020년말 기업가치 1조 8000억원을 인정받았을 때 bhc의 2020년 상각전영업이익은 1337억원이다. 상각전영업이익에 14배 가까운 배수를 적용해 기업가치를 매겼다.

반면, 교촌에프앤비는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 10배를 넘기는데 힘겨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말 시총에서 순차입금(-191억원)을 더한 기업가치는 4668억원으로 상각전영업이익(488억원) 대비 기업가치 배수는 9.6배다. 2021년엔 8.1배로 떨어졌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25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교촌과 2~3조를 호가하는 bhc의 기업가치는 너무나 큰 차이를 보인다.

국내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단순비교해 교촌과 bhc의 몸값 차이가 10배를 넘는다는 의미인데 소비자들 입장에서 수긍할 수 없을 것"이라며 "IB 업계에서 매각의 흥행을 위해 숫자를 부풀리면서 바람몰이를 하곤 하는데, bhc가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 bhc 영업이익률 도마 위…MBK "주주로서 상생방안 고민"

치킨 프랜차이즈 몸값 격차를 벌린 주요인인 영업이익률을 보면, bhc는 압도적 업계 1위, 교촌에프앤비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30%를 넘는 bhc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국감서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021년 기준 교촌의 영업이익률은 6%, BBQ는 17%다. 가맹본사가 이익을 극대화할수록 가맹점주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정치권 질타가 잇따랐다.

당시 국회의원들은 bhc 주요주주인 MBK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 가맹점주와의 상생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맹점이 없다면 어떻게 3조 6000억원 기업가치가 존재할 수 있겠냐"며 "매각시 최소 가맹점주에 이익 일부를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골목상권, 치킨업자들에 이익을 남기는 식으로 대규모 펀드가 운용을 해도 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윤종하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에 대해 "매출 증대 뿐만 아니라 가맹점과 비용 측면에서도 추가적으로 어떤 상생방안이 가능할지 주주로서 고민을 해 경영진에 개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bhc주주인 MBK파트너스 입장에선 이미지 쇄신과 투자 성과,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게 중요한 시기다. 사모펀드(PE)가 투자 지분을 매각(엑시트)하는데 보통 5~8년이 소요된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에 엑시트하는 사례가 있지만 보기 드물다. 이대로라면 투자후 5년을 맞는 올해가 MBK파트너스에게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 가맹점을 챙기면서 동시에 투자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국감 지적을 반영해 bhc에서 조만간 가맹점 지원을 골자로 한 상생안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bhc그룹은 지난 10일 2022년 매출성적표를 발표하며 동반성장을 지속해 2030년 매출 3조원 규모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임금옥 bhc 대표가 가맹점과 동반 성장을 위한 전국 가맹점 순회 간담회를 돌며 상생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bhc매출이 지난해 5000억원, 계열사인 아웃백 매출도 4000억원을 넘으며 bhc그룹 매출은 1조원을 넘었다. 치킨프랜차이즈 매출만 비교해도 2021년 연간 매출 5000억원 돌파한 교촌에프앤비를 맹추격 중이다.

◇교촌에프앤비, 수익성 제고 드라이브…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검토

주가와 실적 동반 부진을 겪고 있는 교촌에프앤비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 먼저 교촌은 가맹본사 경영 시스템 개선으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각 지역별로 별도 운영했던 직영 지사를 통합해 수익성 제고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전국민적 치킨 인기가 무색할 정도로 교촌에프앤비 실적은 부진하고 주주들은 울상이다. 최근 실적 지표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0% 줄었고 매출조차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회사 실적이 뒷받침돼야 가맹점주와 장기 상생경영 청사진을 그려가는데도 도움이 된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이 2021년 7월 가맹점주에 100억원 상당 주식을 증여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기업가치 증가의 과실을 공유하자는 취지였지만 아직까지는 계획에 부합하지 않고 있다. 2020년 11월 상장시 우리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의 사기 진작도 필요한 시점이다. 주가가 공모가인 1만 2300원을 하회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2023년 신년사를 통해 "제2 창업 원년으로 삼고 32년간 지켜온 정도경영, 상생경영, 책임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다시 성장하는 교촌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촌은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노력과 별개로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도 검토 중이다. 4년 여만에 경영에 복귀한 권원강 회장의 주주달래기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현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충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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