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400억불 향해 잰걸음…대우·쌍용 등 마수걸이 수주
최남영 기자
건화가 설계를 맡기로 한 사우디 6개 권역 상하수도 확장·개선 사업 개요도. 건화는 이 가운데 서부·북부·동부에 대한 설계를 담당한다. 자료=건화 |
정부가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400억 달러로 제시한 가운데 연초부터 목표치를 향한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건설사와 엔지니어링사 등은 각각 갑진년 마수걸이 수주를 전하면서 올 한 해 동안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25일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과 쌍용건설 등 해외건설 강자들이 속속 2024년 첫 수주 소식을 알려오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17만 달러를 해외시장에서 새로 쌓은 대우건설은 작년보다 일찍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전했다. 첫 수주 대상지는 이라크다.
대우건설은 이라크항만공사가 발주한 바스라 알포항 컨테이너 터미널 진입도로 공사를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했다. 약 1700만 달러 규모다. 이 공사는 이라크 알포 신항만 1단계 현장을 잇는 길이 3.7㎞의 둑길(causeway)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비교적 작은 규모이지만, 대우건설은 이번 수주가 신규 사업 추가 확보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약 3조원 규모의 암모니아·요소 플랜트 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 내부 승인절차가 남은 상황인데, 만약 수주로 이어진다면 대우건설은 약 20억 달러를 한 방에 쌓는 셈이다.
‘해외건설의 명가’ 쌍용건설도 중남미에서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전했다. 쌍용건설은 아이티 MEF(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 Haiti)가 마련한 ‘아이티 태양광 발전 설비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설비 건설 공사 및 운영 사업’을 최종 수주했다고 지난 9일 전했다. 2024년 첫 수주이며, 쌍용건설이 중남미에서 거둔 첫 성과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 사업은 최대주주 글로벌세아의 공장이 있는 아이티 카라콜(Caracol) 산업단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소(12㎿) 및 ESS(10MWh)를 축구장 30개 규모(20만㎡)로 시공하고 5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5700만 달러이며, 미주개발은행 차관 재원을 통해 공사비를 조달한다.
쌍용건설은 이번 사업을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세아가 이미 진출한 중남미 지역(코스타리카, 도미니카, 과테말라 등)에 새롭게 발을 들인다는 구상이다. 실제 쌍용건설도 중남미 지역 진입을 위한 전략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종합건설엔지니어링사 건화도 대규모 사업 수주 소식을 알렸다. 건화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공사(NWC)와 ‘사우디아라비아 6개 권역 상하수도 확장·개선 사업’에 대한 설계 계약을 지난 18일(현지시간) 체결했다. 6개 권역 상하수도 확장·개선 사업은 총 32조원 규모이며, 설계 계약금액은 약 1016억원이다.
이는 건화가 지금껏 해외에서 확보한 총 수주액(2억5351만 달러) 대비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건화는 지난 2005년에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발을 들였다. 건화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해외건설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도 중동 지역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정조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정부는 지난 4일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액을 400억달러로 제시했다. 새로운 시장으로 열린 북미와 수주 텃밭인 중동 등지에서 작년과 같은 성과를 일군다면 충분히 400억달러 돌파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최남영 MTN 머니투데이방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