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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코노미] JYP도 에스엠도 하이브도...지속가능경영보고서 왜 쓸까

천윤혜 기자

사진 제공=JYP Ent.(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하이브

국내 대형 엔터사 사이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필수 보고서가 되고 있다. 환경과 사회, 그리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사회책임투자(사회적·윤리적 가치를 반영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를 하는 투자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반응이다.

JYP Ent.(035900)와 에스엠(041510), 하이브(352820)와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성과를 담은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경영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사회 발전과 환경보호 관련 사업에 관한 내용으로 작성된 보고서로, 지난 2022년 JYP Ent.가 국내 엔터사 중 최초로 해당 보고서를 발간한 것을 시작으로 이젠 4대 엔터사 모두 일년에 한 번씩 발간하고 있다.

ESG기준원은 2023년 지속가능경영 성과 기준으로 각 엔터사에 등급을 부여했다. 모범이 되는 상태인 S등급부터 A+, A, B+, B, C, D까지 총 일곱 단계로 분류됐다. 그 중 JYP Ent.에는 B+ 등급을 줬다. 환경 부문에선 A, 사회는 A+였지만 지배구조에서 B를 받았다. 에스엠은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B+를 받으며 최종 등급 B+를 받았다. 하이브는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C로 최종 C등급을 받았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환경 B+, 사회 A, 지배구조 D로 네 개 엔터사 중 가장 최하 등급인 D등급에 자리했다.

엔터 4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핵심은

JYP Ent.가 사회 부문에서 A+를 받은 데에는 인권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 방침이 인정돼서였다. 회사는 전 구성원을 대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인권경영정책을 제정했다. 국제표준인 ISO 37001에 부합한 부패방지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국제 인증을 취득하기도. 현재는 투명한 기업 운영을 위해 공익신고 시스템인 'JYP 휘슬블로우'를 운영 중이다.

회사는 이외에도 데이식스 'FOUREVER'와 트와이스 'With YOU-th' 등을 디지털 기반 앨범으로 제작했으며, '2050 탄소 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친환경 정책에도 힘을 쏟았다. 또한 국내 엔터사 최초로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한국형 RE100(K-RE100) 캠페인에 참여, 이에 따라 소속 아티스트가 음원을 녹음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전력은 모두 재생 에너지를 통해 공급됐다.

에스엠은 광야숲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4월 도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서울숲 인근에 조성한 생태 정원인 광야숲에는 국가보호종, IUCN(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서울시 보호종 등에 해당하는 식물을 포함한 자생식물들이 식재돼 있다. 또한 폐기물 발생량 줄이기에 나선 결과 2021년 310.6톤이던 폐기물을 지난해 80.3톤으로 줄이는 성과도 냈다.

이사회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했으며, 이사회 산하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까지 4개 위원회를 구성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트와이스 'With YOU-th' 플랫폼 앨범 네모 버전과 광야숲 / 사진 제공=네모즈랩, 에스엠

하이브는 팬 경험 개선을 위해 2020년부터 위버스를 통해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70여회의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오프라인 콘서트에서는 외국 팬들을 위해 공연 티켓, 공연장 인근의 호텔 숙박권, 콘서트 공식상품, 웰컴 기프트, 왕복 셔틀 등을 포함한 통합 패키지 상품을 기획 및 판매했다. 해당 상품은 12월 지난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앵콜 콘서트 시 처음 도입돼 매진을 기록하기도.

주주친화 경영 정책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다. 지난해 2월 매년 연결기준 지배주주귀속 당기순이익의 30% 이내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의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1조원의 자본준비금(영업이익 이외의 특수한 재원으로 적립되는 준비금)을 이익잉여금(손익거래로부터 발생한 잉여금)으로 전입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2년부터 사내 환경친화적인 조직문화 캠페인인 'Yes Green'을 시작했으며 지난해 6월에는 세계환경의날을 맞아 구성원과 함께 신사옥이 위치한 합정동 일대 도로변 빗물받이 개선 활동 '여기서부터 바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빗물이 지나가는 통로인 도심 빗물받이에 쌓인 담배꽁초 및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이다.

이외에도 사회복지단체와 시설 등을 방문하는 YG밥차, '대한민국 온도 1도 올리기' 캠페인의 일환인 연탄 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의무를 다하고 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소속 아티스트 블랙핑크가 프랑스에서 진행된 프랑스 병원재단 갈라 콘서트(Le Gala des Pièces Jaunes)에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으며 회계·법무·투자 부문에 전문성을 갖춘 신규 사외이사를 뽑았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왜 쓸까

지난 몇 년 사이 K팝이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엔터사의 위상도 덩달아 올라갔다. 올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에서 하이브가 엔터사 최초로 대기업 집단에 지정되기도.

하지만 포토카드나 팬 사인회 초대권 등만을 갖기 위해 앨범을 다량 구매하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정작 실물 CD가 상당수 버려지고 있다는 문제가 대두되는 등 K팝에도 친환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늘어나면서 엔터사들이 가져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이에 엔터사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환경과 사회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특히 회사의 주수입원인 앨범, MD, 공연 등에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데 주력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친환경 앨범 제작, 아티스트 의상이나 현수막 등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상품 출시 등을 실천하고 있다.

하이브 아티스트 현수막 이용해 만든 MD와 YG밥차 / 사진 제공=하이브, 와이지엔터테인먼트

경영 측면에서도 주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엔터사 대부분은 경영 리스크에 휩싸인 바 있다. 에스엠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퇴진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인수 등을 놓고 수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양현석 총괄 프로듀서가 불법 원정 도박 및 보복 협박 혐의로 각각 벌금 1500만원,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으면서 흔들렸다. 또한 하이브는 올 4월 자회사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소, 내부적인 갈등으로 이미지 손실을 겪었다.

이때마다 회사의 주가는 흔들렸고, 주주들의 원성도 자자했다. 중요한 건 오너들의 책임감 있는 자세, 그리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 이에 엔터사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엔터사들의 최근 행보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JYP Ent. 관계자는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경영 성과와 방향성을 이해관계자들과 공유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들은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여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투자자들도 회사가 국내외 ESG평가기관에서 좋은 등급을 받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핵심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 이것이 곧 지속가능경영의 출발점이자 목표"라며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문화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다음 세대에 선한 영향력을 전승하는 게 엔터사의 궁극적인 사회적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윤혜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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