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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매각대금으로 한양산업개발 부실 지원에 못 쓴다

교육부, 한양학원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 안건에 '계열사 유동성' 지원 해당 안돼
부동산 부실로 유동성 위기 한양산업개발 구원용이란 시장 분석과 판이하게 달라
재단 이사장 친인척 회사 부실 메우려 알짜 회사 한양증권 매각 부당함 지적도
남궁영진 기자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 중인 한양학원이 경영권을 팔고 얻은 돈을 부실 계열사인 한양산업개발에 단 한푼도 지원할 수 없는 조건으로 딜(deal)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시장에서 한양학원이 알짜 자회사 한양증권 매각에 전격 나선 배경으로 부동산 사업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계열사 한양산업개발(HYD한양) 구원을 위한 자금 지원 성격으로 규정한 것과 판이하다.

일각에선 한양학원 재단 이사장과 친인척이 지배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회사인 한양산업개발 부실을 메우기 위해 직접적인 지분 연관이 없는 한양학원이 알짜 자회사인 한양증권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M&A(인수·합병)의 부당함도 지적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 보면 한양학원과 재단 이사장 및 친인척과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양증권 매각의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31일 정부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한양학원의 한양증권 경영권 매각시 산하 건설사 한양산업개발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매각 승인을 내줬다.

앞서 한양학원은 지난 9일 6차 이사회를 열고 '수익용 기본재산(유가증권) 처분 안건'을 승인했다. 보유 중인 한양증권 지분 16.29%(207만4010주) 중 11.29%(143만7590주)와 우선주 보유 지분 14.56%(7만6453주)를 전량 처분키로 결정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매각 대금을 학교법인에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묶어놔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매각 승인을 내준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용 기본재산이란 교육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교육용 기본재산에 대비되는 재산으로, 학교법인은 연간 학교운영비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확보해야 한다.

수익용 기본재산에는 토지, 건물, 주식, 정기예금 또는 금전신탁, 국채·공채, 기타 교육부 장관이 수익용기본재산으로 인정하는 공시한 것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건설 계열사 한양산업개발에 대한 유동성 지원이 해당될 수 없다. 한양학원 측 역시 교육부로부터 매각 승인을 받기 위해 제시한 조건에 '한양산업개발'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항간에는 (한양증권) 매각 배경으로 한양산업개발의 유동성 공급을 거론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학교 운영비, 병원 지원비 등 외의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제재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공의들의 파업으로 경영난에 빠진 한양대병원의 경우, 학교와 연관된 것이므로 유동성 지원은 가능하다.

결국 한양학원이 한양증권 매각 대금을 계열사 지원용으로 한푼도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번 한양증권의 매각이 부실 계열사 한양산업개발의 유동성 지원이라는 시장의 판단과 언론 보도와는 M&A의 성격 규정이 전혀 다른 셈이다.


한양학원측이 한양산업개발 지원을 공식화하지 않은 건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다. 매각을 추진 중인 한양증권의 최대주주는 한양학원(16.29%)으로 특수관계회사인 백남관광(10.85%) 에이치비디씨(7.45%), 재단 이사장 김종량(4.05%) 등이 주요 주주다.

반면 문제가 된 한양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에이치비디씨(65.23%), 백남관광(34.77%)이다. 최대주주 에이치비디씨는 대한출판의 100% 자회사인데 이 회사의 주주는 다시 재단 이사장 김종량(15.9%)과 동생 김종식(25.0%), 외조카로 알려진 홍택준 대표가 최대주주인 에이치와이코퍼레이션(36.4%)으로 구성돼 있다.

결국 재단 이사장 친인척들로 구성된 대한출판을 통해 한양산업개발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재단 이사장 친인척이 설립한 부동산 개발 회사의 부실 때문에 한양학원에 배당금 외에도 1년에 20억원의 기부금을 내는 우량 회사인 한양증권 매각을 추진하는 셈이어서 이해관계의 충돌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양학원은 관련 규정 탓에 매각 대금을 외부로 유출할 수 없지만 백남관광이나 에이치비디씨 등이 매각한 지분으로 얻는 자금은 한양산업개발 지원에 쓰일 수 있다.

한양산업개발은 지난해 496억원 당기순손실로 적자전환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4009억원 중 초기 개발자금으로 위험이 큰 브릿지론이 1675억원에 달한다. 1년 이내 단기차입금은 695억원으로 차입기관이 주로 2금융권으로 구성돼 있어 자금 부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양학원을 제외한 특수관계인의 매각대금을 활용해서라도 한양산업개발 지원사격에 급히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급박한 상황은 이번 M&A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양학원측은 본입찰 없이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을 추진한 지 한달도 채 안된 일정이다. 매각 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은채 본입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우선협상대상자 낙점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자 일각에선 낙점자를 정해놓은게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하다. 현재 KCGI, 케이엘앤파트너스-화성개발 컨소시엄, LF그룹 등이 한양증권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영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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