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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유로존 신용등급 강등, 시장은 선방했으나 진짜 승부는 아직..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통화들의 약세로]

오늘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 종가 대비 4원70전 상승한 1153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상승 출발한 것은 신용평가사 S&P가 프랑스를 비롯한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위험자산과 위험통화들이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전부터 이탈리아 국채 발행의 수요가 부진하고, 그리스의 국채 교환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의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는 위험통화들의 약세를 더 진행시켰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자산유동화 증권(ABS)의 위험평가를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비난을 한 몸에 받던 신용평가사가 이제는 시장에서 변동성을 제공하는 핵심세력으로 등장하는 모습이다.

*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시와 비교시…
유럽에서 AAA 등급 국가 중,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 2개 나라나 등급이 강등되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던 당시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이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당시, 발표 이후 첫 거래일에 코스피는 3.82%, 다우지수는 5.55% 급락한 것에 비하면 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불과 0.39% 하락에 그쳤고, 환율 역시 뉴욕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 물은 지난 금요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2.65원 상승에 그쳤다. 장중에는 유럽과 뉴욕증시 모두 급락하고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1159원까지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낙폭을 줄이며 금새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에 시장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 신용등급 강등재료 선반영
그것은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 가격에 이미 반영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S&P는 지난 해 12월 유럽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부터 등급 조정의 가능성을 경고한 바가 있는데 유럽정상회담이 비록 신 재정협약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물을 도출하긴 했으나 구체적인 유럽 경제 성장방안을 강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로존 일부 회원국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상당부분 예견되어 왔다. 프랑스의 경우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7.1%로 유로존 내의 다른 AAA 국가들보다 크다는 점과 공공부채가 GDP 대비 9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 그리고 2분기 연속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 등은 시장으로 하여금 등급 조정 가능성을 예견케 했고, 오스트리아의 경우 헝가리 부채 문제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위험통화들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남아 있어]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특히 프랑스의 등급 강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프랑스가 유럽재정안정기금에서 발행하는 채권한도액의 35% 상당 분에 대해서 보증을 서고 있기 때문에 프랑스 등급 강등은 곧 유럽재정안정기금의 등급 강등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유럽재정안정기금의 차입비용의 증가로 인해서 유럽 재정상황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신용등급 강등이 이처럼 곧바로 유럽재정상황의 악화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은 구제기금들 가운데 자체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기금이 없다는 것이 가장 이유다. 유럽재정안정기금의 경우 전액을 채권발행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 강등으로부터의 영향이 불가피한 구조다. 그러나 유럽재정안정기금과 1년 반 동안 병행 운영되고 이후에는 유럽재정안정기금을 대체할 예정인 유럽안정화기구(ESM) 기금의 경우 납입자본금(총800억 유로)을 납부하도록 한 점은 현재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채권 발행액 대비 납입자본금의 비중을 15% 정도로 유지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대목이지만 자금 지원국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6200억 유로의 대기 자본금을 요구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보다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금년도 7월 중에 설립될 예정이기 때문에 상반기 중에는 유로존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내용은 비록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비록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는 하나 최소한 상반기 중에는 여전히 위험통화들의 강세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의 추가 강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과 원화의 동반 약세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야 하겠다. 아직 그리스의 채권 교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 그리고 이번 주 프랑스와 스페인, 그리고 포르투갈의 국채 입찰이 예정되어 있다는 점 등은 위험통화들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 위험통화의 강세 요인은 제한적
이런 상황에서 원화에게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유로크로스 거래에 따른 유로/원 하락이다. 달러화 대비 유로화, 호주달러, 원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통화들 사이에서는 유로화가 조달통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른 위험통화들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다. 유로/호주달러가 1유로당 1.2257호주달러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고 유로/원의 경우 1유로당 1457원대에서 거래되면서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나타나고 있는 우상향 거래 밴드의 하단을 살짝 하회한 상태다.

그러나 달러/원에게 상방경직성을 제공하는 요인으로서의 유로 크로스 거래의 아쉬운 점은 추세적인 재료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까 하는 의문점이다. 유로크로스 거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비 유럽 경제권이 좀 더 활발하게 성장할 필요가 있는데 미국과 중국 경제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채우기에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달러/원이 하락하더라도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금은 호주달러가 유로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유로/원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으나 2012년 상반기 동안 호주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행보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 환율, 중기적 상승 가능성 열어 두여야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우려로 다가오는 것은 과연 시장이 오는 2월에서 4월까지 유럽의 부채만기가 집중된 시기를 어떻게 잘 넘기느냐다. 지난 주말 이탈리아의 중기물 국채 발행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유로화의 약세를 촉발시킨 점을 고려할 때 이탈리아의 2월 만기 도래분만 1월 만기 도래분의 3배가 넘는 상황은 위험통화들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게 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위험통화들이 느끼는 약세 압력이 유로캐리트레이드에 따른 강세 압력을 압도한다면 이는 곧 달러/원의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2~3 주 정도는 환율이 1150원대를 전후한 박스권 행보를 이어갈 수 있겠으나 중기적으로는 박스권 상향 돌파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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