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정경팔의 외환중계] 환율 나흘 연속 하락, 반등 가능성은 살아있나?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유럽국채 장기물 발행 성공과 함께 달러/원 추가 하락]

오늘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대비 2원60전이 하락한 1134원50전에 개장했다. 지난 16일 1154원70전에 마감한 이후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시황에서 S&P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차입금리 상승 가능성과 이에 따른 유럽경제의 부담을 근거로 위험통화들의 약세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을 언급 한 바 있으나 시장은 이를 장기적인 재료로서만 인식하는 듯 하다. 신용등급 강등재료가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서 신용평가사의 발표직후 직접적인 충격이 적었다는 점과 유로존 내에서 주목할만한 악재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라는 안도감을 불러일으키며 리스크 선호도의 증가로 나타났다고 하겠다. 유럽국채시장에서는 국채발행이 단기와 중기물뿐만 아니라 장기물까지 성공리에 마무리되었고 외환시장에서는 위험통화들의 숏포지션 커버가 진행되면서 달러/원의 하락세가 나타났다.

위험통화들의 숏포지션 커버가 다소 과도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시장이 아직 그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뉴스에도 반응했기 때문이다. IMF의 대출 여력 확대 소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그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IMF는 유로존 회원국들에 대한 대출여력을 기존의 2천억 달러를 포함해서 5천억 달러까지 확충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틀 전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재료다. 그런데 이 방안이 제대로 실천되기 위해서는 IMF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가지고 있는 미국의 의중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일단 유럽 스스로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외부의 도움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의 IMF 역할은 보조적인 역할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IMF에 대한 추가 자금지원에 대해서 반대 의사를 의미 표명한 바가 있다. 또한 이런 이유로 인해서 미 의회에 IMF 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할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IMF가 발표한 내용이 실제로 이행될지에 대해서 시장이 상당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통화의 숏포지션 커버가 상당부분 진행된 것은 앞으로 발생할 악재로 인해 새로운 숏포지션을 구축하기에 앞서 이익실현에 나섰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유로화 반등세에 비해 원화의 반등세가 미약한 이유는?]

숏포지션 과정에서 가장 크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유로화의 동향이다. 달러화에 대해서는 금주 들어서 1.2628달러에서부터 1.29달러 중반대까지 반등한 상태이며 엔화에 대해서는 97엔에서부터 99엔 후반대까지 반등했다. 이처럼 유로화의 반등세가 두드러지고 있지만 상품통화나 아시아통화들의 반등세는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반등하는 시점에서도 기타 위험통화들의 차별화된 모습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밤 뉴욕역외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2원80전이 하락한 수준에서 마감했는데 S&P에 의해서 신용등급이 두 단계가 강등된 스페인의 장기물 국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호재를 고려한다면 원화 강세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1) 유로캐리트레이드 포지션 일부 청산 2) 미 경제지표의 호조 그리고 3) 국제유가의 하락 때문으로 추정된다.

1) 유로캐리트레이드 포지션 일부 청산
금년 들어서 유로화가 조달통화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유로화 대비 나머지 위험통화들의 상대적인 강세가 진행되어 왔는데 유로화 강세와 함께 이 추세가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로/호주달러의 경우 지난 17일 1.2222 호주달러를 저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유로/원의 경우는 지난 13일 1449원대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다. 유로크로스 환율의 반등과 함께 유로캐리트레이드에서 투자통화로 이용된 호주달러나 원화포지션의 일부가 청산되면서 최근 유럽 상황 완화에 따른 위험통화 강세의 일정부분을 상쇄한 것으로 보여진다.

2) 미 경제지표의 호조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인상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계절조정수치로 35만 2천 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직전 주에 기록한 40만 2천 건에 비해서 무려 5만 건이나 감소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8년 4월 이후 최저치이며 지난 2005년9월 이래 가장 큰 폭의 하락세이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원래 변동성이 큰 재료이기 때문에 향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미국의 고용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환시장에서 미 고용지표 호조에 가장 큰 반응을 보인 것은 달러/엔이다. 76엔대 후반에서 77엔대 초반까지 급등했다. 달러/엔은 본래 미 경제지표에 대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통화쌍이기도 하지만 금년 들어서 달러화가 안전자산선호뿐만 아니라 미 경제지표 호조라는 펀더멘털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겠다. 달러/엔에서 드러난 글로벌 달러의 강세는 다른 통화 쌍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그 영향이 미치게 된다. 지난 밤 유로/달러가 주요 저항선인 1.30달러를 돌파하지 못한 것과 호주달러/달러가 유럽장에서 반등하긴 했으나 호주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하락 분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반락세로 이어진 것은 미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호주 고용지표의 부진은 향후 호주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호주달러가 힘있는 반등세를 펼치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원화의 제한적인 강세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3) 국제유가의 하락
유럽국채 시장에서 재정위기 국가들의 성공적인 국채발행과 미 고용지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는 뉴욕시장에서 약세를 나타냈는데 이는 미 휘발유의 수요가 10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가의 약 보합세는 증시에서 상품관련주의 약세를 통해서 증시의 상승폭이 둔화되는 결과로 나타났고 이는 다시 증시의 영향을 가장 밀접하게 받고 있는 위험통화들의 강세를 제한시키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주목할 변수와 달러/원의 방향성에 대해]

지금까지의 시장참여자들이 숏포지션을 상당부분을 줄인 점을 고려할 때 위험통화들의 강세는 앞으로 그 속도가 둔화될 수 있으며 시장은 다시 악재에 민감해 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 할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당면한 변수는 그리스와 민간투자자들의 국채 교환과 관련된 협상결과다. 현재로서는 23일까지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부결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작지 않다. 조속히 협상이 마무리되어야 하는 시점에 만약 부결로 결론이 난다면 추후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기대대로 협상이 타결된다면 유로화는 반등세를 지속하겠지만 만약 유로화의 강세가 유로캐리트레이드의 청산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위험통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제 열흘 뒤면 2월이 되는데 2월에 만기 도래하는 이탈리아 국채가 1월 분에 3배에 이른다는 사실을 시장이 점차 인식하기 시작한다면 위험통화들의 강세는 전반적으로 제한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앞으로 계속 주목할 변수는 미국과 호주 경제지표의 동향이다.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일수록 글로벌 달러가 다른 위험통화들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에게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이며 호주경제지표의 부진은 호주의 금리 인하 전망을 부각시키며 호주달러와 원화의 동반 약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록 환율이 나흘 연속으로 하락했으나 추세적인 하락 가능성 보다는 단기적인 바닥을 다지고 있을 가능성 그리고 추후 반등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