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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펀더멘탈의 지지 없는 위험통화의 강세, 언제까지 지속될까?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그리스 디폴트 우려 부각 불구, 환율 하락 지속]

오늘 달러/원 환율은 지난 주 금요일 종가 대비 5원30전이 하락한 1129원에 개장했다. 오전 장 중에 1124원 50전까지 하락하면서 5거래일 연속으로 하락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그리스와 민간채권단 사이의 회담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그리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결국에는 극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동시에 작용하면서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습이다.

* 그리스 & 민간 채권단 회담이 연장된 이유
이처럼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은 그리스 정부의 재정적자가 목표치 대비 2%나 늘어나면서 민간채권단의 추가부담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회담 내용의 핵심은 새로운 채권의 쿠폰 이자율에 대해서 의견을 어떻게 좁힐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은 일단 만기가 짧은 것에 대해서는 3.5%, 긴 것에 대해서는 4.6%를 상단으로 하면서 쿠폰의 평균 금리가 4% 전후한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서 까지는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상태였다. 그러나 이 시점에 독일과 IMF가 회담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이 4% 마저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더 낮추어야 한다는 압력을 행사하면서 회담은 연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밤 유럽장에서는 신용평가사 S&P에서 그리스가 선택적인 디폴트를 맞이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발언이 나왔고 유로화와 호주달러 등 대표적인 해외통화들이 하락세를 보인바 있지만 뉴욕장에서는 그리스 사태 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반등하면서 오늘 달러/원의 하락 출발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겠다.

* 원화 강세의 핵심 요인은 위험통화 숏포지션 커버와 유로캐리트레이드
이처럼 그리스 문제 자체만으로는 시장에 방향성보다는 변동성 확대에 더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런 변동성 요인에도 불구하고 위험통화들이 강세를 지속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숏포지션커버와 유로캐리트레이드다. 작년 11월과 12월 유로존 및 호주의 금리 인하에 따라 위험통화들이 전반적인 동반 약세를 보인 바 있는데 금년 들어서 유로존 내에서 대형악재가 부재함에 따라서 숏포지션 커버에 따른 반등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유럽보다는 아시아 시장의 비중을 높이면서, 유로화를 매도하고 아시아 통화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순매수의 증가로,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화의 강세로 나타나고 있다.

[무너진 시장간의 상관관계]

그런데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특징적인 모습은 이러한 숏포지션 커버와 유로캐리트레이드 때문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보여지던 시장간의 상관관계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예전에는 상품시장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 상품통화나 아시아 통화들은 이에 대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동반 약세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숏포지션 커버와 유로캐리트레이드에 따라 강세를 지속하면서 예전의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미 국채 역시 증시 약세 시에 강세를 보이던 패턴에서 벗어나 유로존 상황의 완화를 반영하면서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현재 시장의 잠재적인 악재와 펀더멘탈에 대한 시장 별 반응이 양분되어 나타나고 있다.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이 리스크에 반응하는 모습도 일시적이나마 바뀌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위험통화들은 예전에는 주식시장보다 리스크 회피재료에 더 민감하고, 펀더멘탈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왔지만 이제는 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원화와 상관성이 높은 호주달러는 펀더멘탈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대표적인 통화다. 부진한 고용지표와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 물가지수는 향후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재료이기 때문에 충분히 호주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호주달러의 강세 행진은 지속되고 있다. 호주달러는 또한 통상 중국 경제에 민감한 통화임에도 불구하고 HSBC의 제조업 구매관리자 지수가 3개월 연속하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다.

[향후 위험통화들의 행보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이러한 위험통화들의 강세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공급 조치에 따른 달러 조달 금리의 하락과 미 경제지표의 호조는 각각 유로화의 숏포지션 커버와 유로캐리트레이드의 지속에 영향을 미치면서 달러/원이 추가 하락할 수 있는 배경들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펀더멘탈의 지지를 받지 않는 통화의 강세는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은 악재에도 위험통화들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항상 염두 할 필요가 있다.

향후 변수로는 그리스와 민간채권단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이에 대한 기대감을 근거로 위험통화를 매수했던 세력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달러/원이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 시간으로 내일 새벽에 마감되는 FOMC 회의에서 성명서 내용이 외환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QE3가 도입될 가능성이 배제될 경우나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기간이 시장의 예상보다 단축될 경우 펀더멘탈에 의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달러/원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단 글로벌 이벤트에 따른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1120원이 단기 저점이 될 지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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