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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버냉키 의장의 절반의 승리와 달러화 방향성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버냉키 의장의 절반의 승리와 달러화 방향성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달러화 하락]
오늘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대비 6원10전이 하락한 1135원50전에 개장했다. 어제 1141원60전에 마감했던 환율이 1130원대로 급락 출발하게 된 것은 벤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적파적 발언의 영향이 크다. 버냉키 의장은 어제 전미 실물 경제협회 연례 콘퍼런스에 배포된 사전 연설문에서 미국의 장기 고 실업률은 구조적 요인에서 발생했다기보다 오히려 경기주기적 요인에서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과 미 연준의 초 저금리가 실업률을 낮추는데 계속 이바지 할 것이라고 점을 언급했고 실업률이 추가로 개선되기 위한 요건으로서는 더 빠른 생산확대와 소비자 기업들의 수요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지속적인 경기조절적 정책 지원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QE3의 가능성 확대로 해석했으며 해외 위험자산들과 위험통화들의 반등, 그리고 원화의 동반 강세로 이어졌다.

* 달러화 약세, 일시적인가?
이처럼 최근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가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누그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달러화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안하고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달러 강세는 잠시 쉬어가는 것일까? 아니면 방향성의 변화의 시작인 걸까?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냉정히 분석하면서 달러화 방향성의 힌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버냉키 의장이 어떤 경기부양적인 정책을 펼칠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조절적 정책이 지원될 필요'에 대해 언급한 것은 단지 초저금리 기조를 2014년까지 유지하겠다는 이전의 입장을 확인해 준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시장 일각의 QE3에 대한 짝사랑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시장 '일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외환시장이나 주식 시장과 달리 채권시장과 상품시장은 버냉키 의장 발언에 대해 미미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버냉키 의장이 실질적으로 QE3 가능성을 암시했다면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물 국채 수익률은 크게 하락했을 것이며 유동성 자금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게 되는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2년물 국채 수익률의 경우 큰 변화가 없었고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경우는 오히려 상승했으며 국제 유가는 단순히 보합권 수준에 머물렀다. 버냉키 의장 발언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 버냉키 의장의 절반의 승리
지난 2월29일의 상원에서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 시와 3월 14일 새벽 (한국 시간) FOMC 회의에서 QE3에 대한 언급 자체를 누락했던 버냉키 의장이 다시 시장의 혼선을 유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지난 12일까지 2.04%가 채 되지 않았던 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지난 19일에는 2.38% 대까지 급등함에 따라 이를 안정화 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서만 예상했던 반응을 이끌어냈을 뿐 정작 자신이 원하던 채권시장에서의 반응은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결국 시장과의 심리전에서 절반의 승리에 머물고 말았다. 스포츠에서 점수를 내야 할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면 그 게임은 지는 경우가 많듯이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 수익률이 안정되지 못했다면 이는 시장이 기존의 행보, 즉 미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 지속과 이를 반영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

지난 16일에 발표된 미국의 물가지수가 안정세를 보였을 때 당시 시장은 QE3 가능성 확대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호들갑을 떨었지만 당시에 나타난 달러화 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었다는 것을 시장참여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이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막연한 기대감은 단순히 시장의 변동성증가에만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으며 당시 사례는 이번의 경우 역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다.

[달러화 강세 지속이 가능한 배경들]
1. 유럽 경제의 침체와 재정위기의 상존
버냉키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세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와 동시에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선진국들의 그것보다 더 크다는 점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때문에 미 경제지표의 호조를 반영한 펀더멘털 성 달러 강세나 다른 나라 경제권의 침체를 반영한 리스크 회피 성 달러 강세가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음을 염두하면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 밤 유로/달러가 1.32달러 초반대에서 1.33달러 중반대까지 급등한 배경에는 버냉키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과 함께 독일 총리가 유럽의 구제금융한도 증액을 승인할 것이라는 소식이 더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토록 구제금융 증액에 반대하던 독일이 입장을 선회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만큼 유럽의 속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다. 리스크 회피성 달러 강세가 재개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2. 유로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지속 가능성
지난 밤의 경우는 독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럽의 국채 수익률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의 경우 역시 지난 22일의 5.5%에서 지난 밤의 5.33%까지 소폭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3월1일 4.88%를 바닥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그 추세적 방향을 전환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지난 밤 유럽 국채 수익률의 소폭 안정과 위험통화들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유로/원의 상승세가 지속되었다는 것은 여전히 유럽재정위기 재발을 의식한 유로캐리트레이드 청산 세력이 활발히 거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달러/원은 개장 이후 오후 장 중반까지 1133원50전과 1139원60전 사이의 범위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오늘의 저점마저 기존 박스권 범위의 상단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달러/원이 이전 거래 범위로 회귀할 가능성이 적어졌다는 점과 1140원대 진입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호주달러/달러의 경우 아시아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뉴욕장 이후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유로캐리트레이드의 청산 지속과 함께 호주달러/달러가 기존의 하락 추세를 유지하면서 달러/원에 지속적인 상승압력을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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