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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달러화, 분기말 약세 이후 강세 재개 가능성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달러화, 분기말 약세 이후 강세 재개 가능성

[달러화의 3월 이야기]

달러/원은 3월 초부터 최근까지 완만하면서도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3월 15일까지는 미 월간 고용지표의 호조와 미 연준의 QE3 관련 발언 누락 이 글로벌 달러의 펀더멘털 성 강세를 유발했고 달러화가 엔화를 포함하는 전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기간이었다. 15일 이후에는 스페인을 중심으로 한 유럽재정위기의 재 부각이나 미 경제지표 부진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현상 부각이 달러/엔으로 하여금 84.17엔을 고점으로 하락하게 했고 다른 통화 쌍들 사이에서는 유로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유도되었다. 이에 따라 유로화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원화를 비롯한 나머지 위험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요약하자면 달러화에게는 펀더멘털 성 강세 요인과 리스크 회피성 강세 요인이 번갈아 가면서 등장했고 이 과정에서 엔화와 유로화는 달러화 대비 변동성을 키워간 반면 나머지 위험통화들은 달러화 대비 약세 행보를 지속한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 회피성 달러 강세는 지난 주 목요일까지 지속되었으며 달러/원은 1136원90전까지 상승하며 마감했다. 사실상 시장의 재료만을 근거로 볼 때는 충분히 1140원대에 안착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벤 버냉키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으로 인한 시장의 오해가 (3.27시황, '버냉키의장의 절반의 승리와 달러화 방향성' 참조) 지난 27일 서울 장에서 달러/원의 7원40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달러/원의 1140원대 안착은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 나가던 달러화에 갑자기 무슨 일이……]
비록 환율이 1140원대에 안착하지 못했지만 추가 상승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에서 지난 금요일의 1133원 마감 그리고 오늘 아침 1130원 개장 이후 1126원80전까지 하락하는 모습은 재료와 환율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게 한다. 물론 환율 하락에 있어서 표면적인 명분은 항상 존재한다. 수급적으로는 수출업체들의 월말네고가 등장했고 대외적으로는 유로존의 구제기금 확충소식과 스페인의 긴축 예산안 발표에 따른 유로화 반등이 역외세력의 달러매도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대외재료의 명분이 얼마나 합리적이며 시장의 통상적인 흐름을 반영했는가 하는 점이다. 그 여부에 따라서 위험통화들의 강세 지속 여부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출업체들이 네고의 출회를 늦추느냐 앞당기느냐의 문제도 대외 재료들의 리스크 선호도 반영여부와 이에 따른 해외통화들의 동향에서 힌트를 얻는다는 점에서 이 분석은 의미가 있다.

일단 유로존의 구제기금 확충소식은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이미 지난 3.27 자 시황 '버냉키의장의 절반의 승리와 달러화 방향성'에도 등장하고 있다. 구제기금이 확충된다는 개념은 기존의 유럽재정안정기금 2천억 유로에 유럽안정화 기구의 5천억 유로를 더한다는 것인데 이 규모 역시 이전부터 논의되었던 것인 만큼 새로울 것이 전혀 없다. 이번 유럽재무장관회의에서는 유럽재정안정기금과 유럽안정화기구의 금액 총액이 9천4백억 유로로 상향 조정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지만 독일의 반대로 실패로 돌아갔다. 따라서 명분만을 놓고 보자면 유로화가 반등하기 보다는 시장의 실망매물에 의한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나머지 위험통화들 역시 약세를 보여야 정상적인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달러화 반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들]
1) 유럽재정위기의 재 부각 - 위험통화의 약세 재개 가능성 시사
구제금융의 명목상 상향 조정 결정에도 시장이 여전히 우려하는 부문은 과연 7천억 유로가 재정위기의 전이를 막는데 충분하느냐 하는 것이다. 당연히 충분하지 않을뿐더러 유럽안정화기구의 5천억 유로는 당장 마련되는 자금이 아니라 2013년 중반까지 모집될 자금이기 때문에 최근 부각되고 있는 스페인 재정우려가 심화되어 구제금융 요청까지 가게 될 경우 시장은 다시 한번 큰 혼란에 빠질 여지가 충분히 있다. 스페인의 긴축 예산안 발표는 그 긴축 규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스페인이 이 약속을 지키면서 동시에 스페인 경제의 성장률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때문에 스페인 예산안 발표 재료 역시 유로화의 강력한 반등재료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난 주말의 유로화를 비롯한 위험통화들 강세는 의미 있는 리스크 선호 재료에 의한 반등보다는 분기말 포지션 조정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이는 곧 위험통화들이 다시 약세를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면서 달러/원은 최소한 추가 하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주말 뉴욕장에서 다우지수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서도 유로화나 호주달러 등이 동반 강세를 지속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유로존의 잠재된 리스크를 반영한 흐름으로 판단된다. 비록 지난 주말에는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이 소폭 하락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위험통화들에게 반등의 명분을 제공했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모두 아직 반등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률의 추가 상승 가능성과 이에 따른 리스크 회피성 달러 강세 재개 혹은 유로캐리트레이드 청산 지속으로 인한 달러/원의 반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 상품통화 약세 가능성
유로존 우려와 함께 원화에게 약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상품통화의 약세 가능성이다. 최근 조정을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증산 가능이나 미국의 전략 비축유 방출 전망과 함께 추가 조정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상품통화들에게 일차적으로 약세 재료로 작용하면서 그 영향이 원화에게로 이전될 수 있다. 금년 들어서 중국 상해증시와 호주달러와의 상관관계가 작년도의 0.32에서 0.64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상해 증시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점 역시 호주달러와 원화의 동반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일 열리는 호주 중앙은행의 정책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경우 호주달러 약세가 원화를 비롯한 나머지 위험통화들의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3) 미 경제지표, 호조 유무에 관계없이 달러 강세 유발 가능
유럽과 중국에 이어서 미국 쪽 재료 역시 달러/원에는 반등 재료로 작용하면서 최소한 하방경직성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호조 또는 기대치 미만의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데 경제지표의 호조는 금리 인상 기대시기를 앞당기면서 펀더멘털 성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고 지표의 부진은 증시 조정의 명분을 제공하면서 리스크 회피성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 (물론 이 때 QE3에 대한 논란이 등장하면서 달러화를 약세로 유도할 수 있겠지만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할 정도가 아니라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재료는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 발표되는 미국의 3월 고용지표이다. 최근에 발표된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가하면서 월간 고용지표의 기대치가 조금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 달에 이어서 4개월 연속으로 호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미 연준의 계획과는 별개로 시장은 2013년 9월을 금리 인상 시기로 기대하고 있는데 월간 고용지표의 호조가 이어진다면 다른 지표들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달러화 강세는 재개될 여지가 있다.

[환율과 정부의 역할에 대하여]
달러/원 환율 동향과 관련하여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추정중의 하나는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서 환율 하락을 용인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 하락시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시장 참여자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환율 동향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을 무시할 수는 없으나 정부가 환율 하락을 용인한다고 하여 환율이 빠지게 되는 정도의 market maker 역할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과도한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설사 정부가 market maker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정책 순위에서 물가보다는 수출을 우선시 해온 경향을 고려해 볼 때 원화 강세를 지속적으로 유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엔화 약세가 이미 상당부분 진행되었고 위안화의 절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보다는 대외재료의 영향을 중심으로 환율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생각이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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