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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북한 리스크,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는?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북한 리스크,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는?

[스페인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 달러/원 상승으로]
오늘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 서울 시장 종가 대비 2원90전이 상승한 1142원50전에 개장했다. 오전 장중에 1144원90전까지 상승하면서 최근 박스권의 상단을 확실히 벗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게 된 계기는 지난 10일 저녁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6%에 매우 가깝게 근접함에 따라서 리스크 회피 현상이 확대되었고 여기에 오늘부터 북한의 광명성 3호의 발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진 결과다.

해외 위험통화들의 경우는 지난 밤 유럽중앙은행 관계자가 국채 매입프로그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한 점과 미국의 기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 그리고 미 연준의 경기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미 경제의 완만한 상승세를 지적한 점 등을 배경으로 달러화 대비 지난 화요일 서울 외환시장 마감 당시 수준까지 반등한 상태다. 특히 호주달러의 경우는 오늘 오전 10시30분에 발표된 호주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임에 따라 달러화 대비 반등세를 지속하면서 원화에도 반등압력을 넣고 있다. 그러나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서 여전히 해외위험통화들 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과 관련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리스크, 환율에 어느 정도나 영향을 미칠까?]
북한 리스크는 그 동안 시장의 방향성 재료보다는 변동성 재료로 작용해왔고 증시에서는 외국인들의 원화자산매수의 기회로, 환시에서는 달러화의 고점매도의 기회로 사용되어 왔다. 이번에도 이러한 기본적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다만 그 영향력의 강도가 어느 정도이냐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과거 북한 리스크 발발 시의 시장 반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북한 리스크는 작년 12월19일에 발생한 김정일 사망이다. 이 때는 외환시장이 김정일 사망재료를 단 하루 만에 소화하면서 달러/원이 반락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는데 당시 대부분의 서울 외환시장 참여자들이 연말을 맞아 북을 클로징한 상태에서 거래량이 평상시의 60%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참고의 대상으로 삼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신 2000년대에 들어서서 주식과 채권 그리고 외환 시장에 이르기까지 전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5차례의 북한 관련 리스크들 가운데 내용상 이번 광명성 발사와 가장 유사한 상황인 지난 2003년 3월 10일의 동해상 미사일 발사를 참고로 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다. 이날은 북한 리스크를 반영해 당일에만 환율이 전일 종가 대비 19원 80전이 상승했고 이후 3거래일에 걸쳐서 7원 10전 정도가 추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 그러나 이 당시의 시장은 미국과 이라크 사이의 전쟁 위험이 고조된 상황이었고 이에 따른 환율의 상승압력을 정부당국의 매도개입으로 억누르던 시기였다. 이로 인해 시장의 숏포지션이 커진 상태에서 발생한 북한 리스크가 숏포지션의 커버를 촉발시키면서 환율의 급등세를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의 달러/원의 동향을 정리해 보자면 미 고용지표의 예상 밖 부진과 스페인 재정위기의 부각으로 엔화가 급 반등하면서 엔/원 매도 포지션이 청산되고 있고 여기에 유로/원 매도 포지션 역시 함께 청산되면서 지난 6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서울 외환시장의 상황을 2003년도 3월 당시와 비교하자면 달러화의 숏포지션이 상당히 줄어든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북한의 계획대로 오늘부터 16일 사이에 광명성 3호가 발사된다면 수출업체의 네고 출회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달러 숏포지션이 크지 않다는 점과 정부 당국의 매도 개입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과거와 같은 급등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환율 상승시 10원 정도가 최대 상승폭으로 예상되며 이 역시 오래 머물기 보다는 시장참여자들의 고점매도의 기회로 이용되면서 북한 리스크로 인한 달러/원의 1150원대 안착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 재정위기가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북한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겠지만 이 재료가 지나간 후에는 스페인 국채 10년물 수익률 동향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중앙은행관계자가 ECB의 국채 매입프로그램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한 것을 빌미로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위험통화들에게 반등요인을 제공하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국채 수익률의 하락폭이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일에 기록한 5.949%을 고점으로 하락했지만 5.851% 에서 하락세가 제한되면서 수익률의 상승추세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ECB 관계자가 언급한 국채 매입프로그램은 주당 200억 유로 수준의 통상적인 개입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의 대규모 개입은 분명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중앙은행이 장기 유동성 공급 조치 (LTRO)를 취한 이유들 가운데 하나가 대규모 국채 매입을 단행하기 어려웠기 때문인데 추가적인 장기 유동성 공급조치가 없을 것으로 공표된 상황에서 ECB가 LTRO대신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만큼의 국채 시장 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 매우 낮다. 결국 유사시 스페인 재정위기를 전면적으로 막아줄 방어벽이 상당히 허술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상황을 유럽중앙은행이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가 향후 유럽재정위기의 전개에 있어서 큰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설사 유럽중앙은행으로부터 어떤 조치가 나오더라도 일시적인 효과만이 예상되며 ECB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6%대에 안착한다면 스페인 국채의 실망 매도가 가속화되면서 달러/원이 115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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