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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팔의 외환중계] 스페인 국채 수익률과 달러/원 사이의 함수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

스페인 국채 수익률과 달러/원 사이의 함수

[유로존 리스크 완화로 환율 하락]

오늘 달러/원 환율은 어제 종가 대비 6원이 하락한 1134원50전에 개장하면서 최근 이틀 연속 상승 후에 반락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추가 하락은 제한되면서 1138원60전까지 반등했으며 어제 종가 대비 3원20전이 하락한 1137원30전에 마감했다.

오늘 환율이 하락한 배경은 유럽과 미국 쪽에서 호재가 등장하면서 리스크선호도가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밤 스페인의 단기 국채 입찰에서 발행물량이 무난히 소화되었다는 점과 독일의 4월 경기예측 지수가 강력한 모습을 보인 것이 투자심리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유럽재정위기가 악화되었다면 묻혀버렸을 미국 기업실적의 호조와 IMF가 발표한 세계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까지 더해지면서 상품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선호도가 크게 증가했고 외환시장에서는 엔화의 약세와 위험통화들의 반등세로 이어졌다. 위험통화들이 강한 반등세를 보인 데에는 여러 요인들 가운데 국제유가의 급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여진다. 유럽장 중반 경 WTI가 배럴당 103달러 후반대에서 104달러 후반대로 1달러 가까이 급등하는 사이 캐나다 달러나 호주달러 등 상품통화들 역시 동반 급등하면서 아시아 통화들의 반등세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캐나다 달러는 국제 유가의 급등 외에도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까지 반영되면서 위험통화 반등세의 주역이 되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엔/원 환율의 하락과 상품통화 강세에 따른 원화의 동반 강세가 달러/원의 6원 하락출발로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환율의 상승세는 지속될까?]
엔화가 반락하고 대부분의 위험통화들이 강하게 반등하면서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났지만 이 분위기에 동참하지 못하는 통화가 있었으니 바로 유로화였다. 유로/달러의 경우 어제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점에 1.3106 달러를 기록한 이후 오늘 새벽 뉴욕장 마감 시까지 1.3126달러 수준으로 소폭 반등하는데 그쳤고 오늘 아시아 장에서도 달러화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서 달러/원이 낙폭을 줄이는데 영향을 주었다. 이는 스페인의 단기국채 발행이 비록 물량은 소화했으나 발행금리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과 우리나라 시간으로 내일 저녁에 시행될 예정인 스페인 국채 10년물 국채 발행에 대한 부담감이 반영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페인 국채 발행의 진정한 테스트는 단기물보다는 장기물인 만큼 지난 밤 단기물 발행 호조에 따른 리스크 선호도 증가는 장기물 발행 결과에 따라 지속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지난 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경우 단기물의 입찰 호조를 반영하면서 전일에 기록한 6.07%에서 5.904%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6%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10일 이후 수익률 동향을 보자면 5.8%대와 6%대를 오가고 있는데 저점과 고점이 높아지는 양상이어서 6%대에 안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만약 6%대에 안착한다면 위험통화들이 약세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서 달러/원이 다시 1140원대에 진입할 수 있는 주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환율과 외국인 동향과의 관계
환율 상승은 국내 수급 동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이 정점을 지난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외국인 순매도 증가를 유도하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1130원 중반대까지는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의 순매수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보이지만 1130원 후반대부터는 순매도로 전환되는 모습이 자주 반복되고 있는데 이것은 이 레벨이 지난 1월 유로캐리트레이드를 통해서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 집중적으로 진입했던 당시의 환율 수준이기 때문이다. 1110원대까지 하락했던 환율이 이제는 당시 수준으로 까지 반등하면서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느끼는 환차손에 대한 부담감이 주식의 순매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환율이 최근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느냐의 여부는 외국인들에게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 환율 상승이 외국인 순매도를 촉발하고, 외국인 순매도가 다시 환율 상승을 재촉하는 양상이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스페인 국채 수익률과 달러/원과의 함수]
* 현재 상황, 작년 11월 상황과 유사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6%대에 안착하고 이후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환율은 어떤 반응을 보일 지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스페인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ECB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ECB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국채 매입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고 이를 대체했던 LTRO 역시 추가 조치는 없을 예정이기 때문에 목요일의 스페인 장기물 국채 입찰의 부진은 스페인 국채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를 크게 냉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과거의 유사한 상황을 되짚어 보자면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작년 11월 14일 6.05%를 기록하면서 2011년 들어서 7월 이후 두 번째로 6%대에 진입한 바가 있다. 작년 7월 당시에 수익률이 6.356%에서 상승세가 제한되었던 것과 달리 11월에는 6% 대 진입 이후 9거래일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6.714%까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중의 외환시장의 동향을 보자면 유로/달러는 1.38달러대에서 1.32달러대로 급락했고 호주달러/달러 역시 1.03달러대에서 0.96달러대까지 급락하면서 달러/원으로 하여금 1123원 20전에서 1164원80전까지 무려 41원 60전이 폭등하게 하는 주 배경이 되었다.

*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유럽과 호주 금리 인하 여부 주목
당시에 대부분의 주요 위험통화들이 크게 약세를 보인 데에는 스페인 우려 외에 다른 요인들도 함께 작용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7.29%까지 상승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 확산에 크게 기여했고 유럽중앙은행과 호주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가 국내외 위험통화들의 전반적인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상황을 작년 11월 당시와 비교하자면 유사한 점과 다른 점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경우 지난 3월 중순에 기록한 4% 후반대에서부터 반등세가 지속되고 있고 아직은 5%대 중반에 머물고 있는 것은 당시의 7% 전 후대와 비교해 차이가 나는 부분이지만 스페인 위기의 불안감을 반영하면서 6%대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시장이 체감하는 불안심리가 매우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작년 11월에 등장했던 유럽과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다시 반복될 지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점이다. 먼저 유럽의 경우 유로존 3월 인플레가 2.7%를 기록하면서 유럽중앙은행의 목표 밴드인 1%~3%의 상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낄 수 있고 호주 중앙은행의 경우 17일 공개된 4월 금융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수요 성장세 둔화가 더 완만한 물가 상승률로 이어질 경우 추가 완화를 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24일에 발표되는 1/4분기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통화정책의 결정은 달라질 수 있다.

[환율 급등 시, 예상되는 최대폭은?]
만약 스페인의 장기국채 입찰이 부진한 결과로 나타나고 5월 초에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유럽과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혹은 그 이전부터 금리 인하 가능성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한다면 작년 11월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고 이 경우 달러/원이 현재의 1140원 전후한 수준에서 최고 1180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지 않을 경우 환율의 상승폭은 다소 둔화될 수 있겠지만 스페인 재정위기로 인해 달러/원이 최근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할 것으로 외국인들이 판단할 경우 주식순매도의 지속과 함께 1160원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금년 초 유로캐리트레이드가 재개되기 직전 수준으로 환율이 되돌아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는데 유럽중앙은행이 힘겹게 쌓아놓은 시장의 안정을 스페인이 갈아먹을 수 있을 지 그 여부를 지켜볼 일이다. (https://twitter.com/FX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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