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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 "오빠 믿지?"...글로벌 시장의 방향은?

[MTN 아침愛 시장공감] 샤프슈터 박문환의 월요스페셜
박문환 동양증권 프라임지점 팀장


 
[샤프슈터의 월요스페셜 - 드라기 "오빠 믿지?"... 글로벌 시장의 방향은?]

국내외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짚어 투자전략의 맥을 제시하는 개미들의 든든한 조력자 샤프슈터(동양증권 강남프라임지점 박문환 팀장)의 월요스페셜은 격주 월요일 6시 10분 [아침愛 시장공감 1부]를 통해 방송됩니다.

Q. 지난 주 ECB의 행보가 주목되었었는데요. 시장은 무척 실망했었습니다. 말만 하고 액션이 없었다는 것인데요. 정말 그런가요?

A. ECB는 지난 주 목요일에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했었습니다. 하지만 금리의 동결이 문제를 만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시장에서는 금리의 동결을 예상했었으니까 말이죠.

로이터의 시장 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 70명 중에 오로지 7명 만이 금리 인하를 예상했었고 블룸버그의 조사에서도 55명 중 51명이 동결을 예상했었다면 시장에서 금리의 인하를 예상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고작 10%도 채 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결을 전망했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ECB 회의에서 1%였던 금리를 0.75%로 낮추어봤지만 오히려 그날 이후 스페인의 유통수익률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었지요. 기준금리를 인하해도 리스크가 반영이 되어 있는 시장금리를 낮출 수가 없다는 것이 이미 입증된 바 있기 때문에 현재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 금리의 인하는 적합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통화정책 이후의 기자회견에서 드라기는 “ECB가 조만간 <공개시장 조작>을 시행할 수 있다.”며 유동성 공급의 가능성도 시사했었고, 또한 그 이외에 추가적으로 비전통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면서 <3차 LTRO>에 대한 가능성도 내비추었지요. 그렇다면 시장의 예상치와 그다지 차이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Q. 물론 다음 날인 주말에는 올랐었지만 왜 당일에는 시장이 그토록 많이 하락했었던 것일까요?

A. 제가 보기에는 드라기 총재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좀 문제가 있었네요. 일단, “오빠 믿지?”가 좀 문제였습니다.

어차피 시장에서는 드라기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ECB가 할 수 있는 4가지 조치 중에서 금리인하는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은 이미 말씀을 드렸었고, LTRO 역시 효과가 없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LTRO는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인데 리스크가 커져버린 문제국의 국채를 매수하는 얼빠진 은행은 없습니다. 그럼 SMP나 혹은 ESM의 은행면허 부여가 남았는데요. 이들은 모두 독일의 반대로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요.

쉽게 예를 들자면. 만난 지 1000일 된 가난한 커플이 있다고 해보죠. 오래 사귀었기 때문에 남자가 가진 것 하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오빠 믿지?” 라는 한 마디에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달랑 1000일 기념일에 편지 한 장 써서 떼우려 했다면 어떨까요? 여성들은 그가 선물을 사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화가 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서두에 꺼낸 드라기의 한 마디가 사람들을 더욱 실망시키게 되었는데요. 드라기는 “유로를 구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했던 자신의 말이 그렇게 시장에서 관심을 집중시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었는데요.바로 이 대목에서 더욱 실망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곧 시장이 자신의 말을 곡해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난 그 생각이 아니었는데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에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럽 시장은 급락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Q. 어쨌든 드라기가 “자신을 믿으라” 해 놓고 정작 시장을 위해 준비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좀 무책임했던 것 아닌가요? 그리고 주말에 유럽 시장의 폭등 이유는 또 뭔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드라기의 발언이 시의적절 했다는 생각입니다. 아시다시피, 지금까지 독일은 ECB가 채권을 직매입하는 것에 대해 계속 반대의 의견을 보여왔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드라기는 “<옌스 바이트만>의 ECB 내에서 의결권은 오직 하나 뿐.”이라면서 독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언제든 시장에 개입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드라기는 그렇게 말만 했을 뿐 실제로는 시장 직매입을 즉각 시행하지 않았고 좀 색다른 방법으로 수 주 내에 발표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눈여겨 볼 부분입니다. 만약 덜컥 독일의 반대를 무릅쓰고 SMP를 시행했더라면... 그럼 시장이 환호했을까요?

독일의 반대를 거스르면서 과연 ECB가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국채를 얼마나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비록 너무 고집스러운 독일에게 일침을 가하기는 했지만 결국 드라기는 대립하는 방법 보다는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기 위해서 지난 주 SMP의 본격 가동을 피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까, 드라기는 독일의 반대를 거스르지 않고 채권을 매입할 방법이 있으니 수주만 기다려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시장이 잠시 목요일 급락했다가, 시장이 다시 급등한 것은 이런 드라기의 발언이 재조명되었기 때문이었지요.
 
Q. 독일의 생각과 대립하지 않는 방법이 있기는 한가요? 있다면 수주를 기다리는 것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A. 독일은 유럽 시장의 붕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자신들이 빌려준 돈을 제값으로 환수받기를 원하는 것이죠. 즉 채권의 가치를 현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늘 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ECB가 돈을 찍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를 매입한다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의 경우 좋을 수 있겠지만 돈의 가치 상실로 인해 독일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드라기는 <불태화적인 방법>을 쓰기로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화폐를 발행하지 않고 시중에 있는 유동성을 채권을 발행해서 흡수한 다음 그것으로 문제국들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이지요...

이미 2차례에 걸친 LTRO를 통해서 시장에는 1조 유로 이상의 현금이 있습니다만 이 돈들은 시장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좌계좌나 ECB에 재예치금의 형태로 머물러 있지요.

이 돈을 활용해서 스페인의 국채를 매입한다면 그동안 은행들이 감수해야만 했던 75BP에 달하는 역마진을 해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꿩 먹고 알 먹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독일의 현지 신문 <쉐드도이체 짜이통>에 따르면 ECB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에 출범할 ESM과 공동으로 채권을 발행하기로 협의 중이라고 보도되었는데요.
 
이렇게 조달한 돈으로 ECB는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하고 ESM은 발행시장에서 국채를 직접 매입하겠다는 거지요.
 
Q. 아...그런 방법이 있었군요. 좋은 방법이네요. 그런데 왜 지난주에는 발표하지 않은 겁니까? 그 좋은 소식을 발표했더라면 아마도 주가가 내려가지도 않았을텐데요.

A. 말하는 사람의 자세를 보면 얼마나 자신감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나를 믿으라고 했던 드라기는 자신을 정말 믿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그런 말을 했을 것입니다.
자칫 양치기 소년 '피터'로 비추어질 경우 그의 정치 생명도 끝이 날 수도 있는데 함부로 식언을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죠.

하지만 굳이 ECB 회의에서 말하지 못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ESM과 관련해서는 독일 헌재의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이었지요.

생각해보십시오. 독일 헌재가 ESM을 아직 잡고 있는데 공식적인 발언을 “만약 9월 12일 독일 헌재에서 ESM을 통과시킨다면 ESM과 함께 국채 매입을 하겠습니다”뭐 이런 식으로 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수주 안에 발표하겠다는 말로 돌려 말했던 것이죠.
 
Q. 그랬겠군요. 그럼 이 방법은 전혀 문제가 없나요?

A. 한 가지 남아 있습니다. 돈을 주는 쪽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만 이제는 다시 돈을 받는 쪽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부채탕감을 원합니다. 시장에서 ECB가 자신들이 발행한 국채를 팍팍 사주기를 바라는 것이죠.

만약 ESM을 통해 국채를 매수하라고 하면 여러 가지 조건이 붙으니 이들이 수긍하고 따라와 줄지는 모를 일입니다.
 
지난 주말에도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는 “EFSF가 이탈리아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은 요청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여기에 한마디를 더 했는데요.“국채 위기를 만약 이대로 방치해 둔다면 이탈리아에서 반 유로 정당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지요.

이것은 결국 ECB가 아무런 조건 없이 채권을 사주지 않는다면 EFSF를 통한 채권 매입은 원하지 않으며 그럴 경우 이탈리아가 유로존의 탈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경고한 것이죠.

돈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이해관계가 대립되고 있으니 풀기 쉬운 문제가 애초에 아니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드라기의 제안은 일단 독일의 반대를 피할 수 있고 은행들의 역마진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선택 중에 하나가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동양증권 강남프라임지점 박문환 팀장 (샤프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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