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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채권단과 캠코 밀실협상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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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종목에 대한 내용은 머니투데이방송(MTN)에서 매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생방송되는 기자들의 리얼 토크 '기고만장 기자실'의 '기자들이 떴다'코너에서 다룬 것입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쌍용건설, 채권단과 캠코 밀실협상 진실은
-김주영 머니투데이방송 부동산부 기자 스튜디오 출연
 
질문1> 김주영 기자, 요즘 건설사 출입하고 있지요? 요즘 건설 경기가 흉흉하다는데 어떻습니까. 실제 침체 정도가 심합니까.
 
답변1> 네, 건설업계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의 채무불이행, 대림산업 여수산업단지 내 공장 폭발사고, 쌍용건설 상장폐지 위기 등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모두 제 출입처입니다.
 
질문2> 김주영 기자, 고생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쌍용건설에 대해 이야기 준비하셨다고요? 한 때 코스닥 대장주로 군림했는데 지금은 주가를 보니 2,735원. 시가총액은 814억원이네요. 현재는 기업개선작업, 워크아웃 중인데 얼마 전 상장폐지 문턱에 올랐었죠?
 
답변2> 네. 쌍용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 1,400억원이 모두 잠식된 상태입니다. 쌍용건설이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미분양 주택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쌍용건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의 미분양 아파트를 30~50% 할인 판매했는데 손실이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4,114억원에 달했는데요. 이는 2011년 1,570억원의 세 배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자산을 모두 팔아도 부채를 갚을 수 없는 상태, 곧 자본전액잠식은 부동산으로 치면 '깡통주택'에 해당하는데요.
 
증시에서는 퇴출 사유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달 8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상태입니다. 쌍용건설이 증시 퇴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다음 달 1일까지 자본전액잠식상태에서 벗어난다는 내용의 수정감사보고서를 거래소에 제출해야 합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출자전환은 채권단이 쌍용건설에 대한 대출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성사되면 기업은 부채를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질문3> 4월 1일까지 거래소에 수정감사보고서를 제출하려면 회계반영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9일까지 출자전환이 합의됐어야 하는데요. 채권단이 결국 출자전환에 나서기로 했다고 하죠?
 
답변3> 채권단의 출자전환은 지난 19일까지 결정돼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당일 저녁까지 결론이 나지 않다가 막판 진통 협상 끝에 결국 합의가 됐습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기타 부채권은행들은 서면결의를 통해 1,7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결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이 613억원, 신한은행 245억원, 국민은행 210억원, 우리은행 61억원, 하나은행 61억원, 나머지 제2금융권 510억원 규모로 나눠 쌍용건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게 됩니다.
 
애초 채권단은 회계법인(삼정)의 실사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 전에는 출자전환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이번 출자전환이 성사된 데는 금융당국의 중재가 한 역할을 했습니다.
 
금감원은 먼저 채권단이 출자전환에 합의해 회사를 살려놓고, 나중에 경영 정상화를 협의할 때 세부조건을 논의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질문4> 채권단이 단지 금감원의 설득에 수천억원 대의 결단을 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이번 출자전환 합의의 이면에는 조건이 있었다고요. 어떤 조건입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최근까지 우리은행을 제외한 부채권은행들은 출자전환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했습니다. 그런데 막판 협상이 타결된 데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채권단은 일단 출자전환을 합의하기는 했지만 시행하기 전 대규모 감자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번 서면결의서에 감자 조건을 아예 공식적으로 내걸었고요.
 
다른 부채권은행 측은 우리은행의 설득으로 동의서에 이 같은 내용을 기재하진 않았는데요. 채권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채권은행들은 감자를 전제로 출자전환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감자비율은 무려 50대 1에 달합니다. 감자는 자본을 줄인다는 뜻이죠. 감자를 하면 기존 주식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희석되는 반면 감자 직후 출자전환에 나설 경우 채권단의 주식 가치는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단지 쌍용건설의 상장 유지를 위해 출자전환에 나설 순 없다"며 "채권단에 우호적으로 작용하는 면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쌍용건설이 상장폐지되면 향후 매각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채권단에선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질문5> 채권단이 대규모 감자를 추진하는 데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캠코에 대한 불만도 작용했다고 하는데 기존에 어떤 스토리가 있었는 지 쉽게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답변5> 채권단이 50대 1 규모의 감자를 추진하는 데는 캠코에 대한 견제가 한 몫을 했습니다. 캠코는 지난 2월 부실채권정리기금을 정부에 반환하면서 쌍용건설 보유지분 38.57%를 23개 기금출연 기관에 무상으로 배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아직까지 채권은행들은 수령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며 주식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말이죠.
 
일단 캠코는 지분을 털어냈지만 향후 쌍용건설의 매각 등으로 차액이 발생하면 부실채권정리기금의 출연비율만큼 배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질문6> 아무래도 기존 최대주주인 캠코가 '꼬리 자르기' 하듯 쌍용건설에서 발을 빼면서 채권단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죠?
 
답변6>지난 달 말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기한이 끝나면서 캠코는 쌍용건설과 사실상 결별했습니다. 이에 대해 취재 도중 쌍용건설의 한 직원은 "이 상황이 마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캠코와 채권단은 쌍용건설에 각각 700억원, 1,300억원 도합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채권단은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추가 자금도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는데, 캠코의 경우 사실상 손실이 없었습니다.
 
당시 캠코는 70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는데요. 이 ABCP는 지난해 쌍용건설이 보증하고 별도의 시행사가 발행한 것을 매입한 것입니다.
 
즉,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과 관계없이 해당 시행사를 통해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채권단은 캠코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캠코가 보유한 ABCP 700억원을 쌍용건설의 일반 CP와 교환하든지 혹은 새로 ABCP를 인수해 지원을 해주든지 그것도 아니면 ABCP도 함께 출자전환을 해야한다는 것이죠.
 
채권단은 금융당국에 이렇게 주장하면서 캠코의 공동지원 없이는 출자전환
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만류됐습니다.
 
질문7> 간단히 이야기해서 "채권단만 총대를 멜 수 없다"는 것이네요. 이 밖에 쌍용건설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니겠어요?
 
답변7> 채권단은 쌍용건설의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지만 회사가 정상화될 것인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혹시 법정관리 절차에 밟게 될 경우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며 출자전환에 선뜻 나설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차라리 채권으로 가지고 있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죠. 또 지금 쌍용건설의 주가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상태인데요. 채권을 주식으로 맞바꿀 경우 한동안은 시장에 내다 팔 수도 없다는 점. 즉 유동화가 쉽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쌍용건설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는 빨라야 다음 달 중순에 나오는데요.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향후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8>앞으로의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8> 네. 일단 이번 달에는 29일 쌍용건설의 정기 주주총회가 있는데요.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김석준 현 쌍용건설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는 안이 통과됐는데, 주총 표결도 무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권단 측은 "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현 경영진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내부 의견을 정리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김석준 체제'로 기업회생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다음 달에는 거래소에 수정감사보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폐지실질심사를 거쳐 주식거래도 재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채권단은 이후 출자전환, 감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매각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매각에 성공해야 워크아웃이 최종 종료됩니다.
 
다만 쌍용건설이 정상화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번 출자전환으로 간신히 자본전액잠식에서 벗어난 것일 뿐 회생까지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신규 자금지원 등을 놓고 채권단과 적잖은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여 기업 회생까지 앞으로도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영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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