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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건강 지키는 '스트레스 힐링'… 개인의 의지 중요"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우종민 인제대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대담= 최남수 보도본부장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세상,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사회, 밀린 업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머니투데이방송 MTN의 주간 대담 프로그램 ‘더 리더’는 인제대학교 서울 백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우종민 교수를 초대해 스트레스 많은 환경에서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스트레스 극복, 마음 건강 지키는 법은?
“자연과 접촉·좋은 수면, 마음 건강에 중요”
“운동하면 우울증 확률 1/15로 낮아져”
“의지 따라 문제 대처 방법 바뀔 수 있어”
“스트레스 심하면 불면
·불안·우울 초래”
“업무 부적응으로 인한 마음의 병은 산재”
 
Q. 인제대학교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계시면서 스트레스 연구소 소장도 맡고 계시는데요. 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A. 병원에서는 진료를 보고, 스트레스 연구소를 만들어서 현대인들이 겪는 많은 스트레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잘 해결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있습니다.

Q. 특별히 스트레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신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A. 정신과에서 진로를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가 굉장히 흔해지고 또, 많은 사람들이 겪는 문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학생 때에도 사회와 의학의 접점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요. 직장인들의 산업보건에도 관심이 많아서 직장인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최근 ‘스트레스 힐링‘이라는 책을 출판하셨는데요. 대중이 힐링에 목말라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A.사람들이 아주 피로해하는 사회가 되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해야 할 일도 많고 습득해야 할 것도 많습니다. 하지만 인간관계는 소원해지면서 문자 메시지와 같은 것은 많이 오고 가더라도 인간 간의 따뜻한 정이나 격려가 부족해지고 소외되면서 위로받을 곳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싶은 힐링의 욕구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실제 상담을 해보시면 스트레스가 심각할 경우 어떤 문제들이 생기나요?

A. 스트레스는 외부의 어려운 환경에 도전을 할 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이고요.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지 못하는 일종의 감정 불감증의 상태에 있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건강한 반응으로 잘 푸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잠을 잘 못 자고 마음이 불안하거나 우울증이 오거나 심리적인 후유증을 겪게 되고 나아가서는 목이나 어깨가 아프거나 소화가 잘 안 되고 팔다리가 아프기도 합니다. 음주나 흡연, 또 심각하게는 도박 같은 좋지 못한 쪽에 빠지다 보면 사회적인 기능들이 저하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잘 푸는 것은 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Q. 실제 2002년에 업무 변화로 생긴 마음의 병이 산업재해라는 것을 입증하셨다고요?

A. 그전에는 일을 하다 작업장에 떨어져서 머리를 다치더라도 머리뼈 수술을 하고 출혈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것을 치료라고 생각했지 그 후유증으로 인한 인지적인 기능 저하, 우울증, 깜짝깜짝 놀라는 트라우마에 대해 주목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2002년에 업무가 잘 맞지 않아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공황장애와 스트레스성 장애가 오는 근로자의 사례 보고를 통해 이것을 국내 최초로 일종의 산업 재해로 인정받았습니다. 요즘은 과로나 지나친 업무상 스트레스로 스트레스 장애가 오거나 우울증이 오면, 물론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그런 인과관계가 입증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포함될 수가 있습니다.

Q. 감정에 관계없이 상대방에게 항상 친절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A. 감정노동 스트레스는 아직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식적인 선을 넘어서 지나친 인격모독이나 폭행이 수반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감정노동은 친절한 감정이 원래 없는데 고객이니까 친절한 마음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문제는 고객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인격적 비하를 하거나 성적 희롱을 하게 되면 계속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병처럼 오고 울화가 치밀어요. 깜짝깜짝 놀라고 밤에 자다가도 생각이 나기도 하는데 오래되면 자기비하가 시작 됩니다. 그러면 일하기가 싫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실제 우울증 상태에 많이 빠지게 됩니다. 감정노동 스트레스는 서비스업이 중심이 되어 가는 사회에서는 많이 겪게 되는 문제인데 고객과 직원 간 공동체 사회로서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좋겠습니다.

Q.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외국 기업들도 많은데요. 국내 기업이 벤치마킹할 기업이 있을까요?

A. 선진국에서는 창의적인 지식 노동, 고객의 마음을 추론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 등이
노동의 부가가치를 위해서 중요하게 여기는데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다면 그런 업무 능력이 잘 발휘되기 어려운데 구글이 그런 부분을 잘 관리하는 기업입니다. 미국 전체 기업들의 85% 정도는 근로자들의 개인적인 고충을 상담하거나 도와주는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2004년에 IBM 본사에 갔었는데 마사지 사를 고용해서 사무실을 돌면서 점심시간, 휴식 시간에 마사지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사내 마음상담센터, 힐링 센터 같은 것을 많이 운영하고 있는데요. 직원들의 정신이 건강해야 업무를 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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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직장인들을 위한 자가 스트레스 힐링법, 소개 해주시죠.

A. 첫 번째, 저는 엘리베이터 타지 말고 계단을 걸어서 다니시라고 권유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빨리 올라가서 편리할 것 같지만, 정신적으로는 반대입니다. 표정을 보면 급하고 초조하고 불안하고, 사람들이 너무 가깝게 타게 되면 불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계단을 올라가게 되면 ‘자기 시간의 조절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내가 어떤 상황을 조절할 수 없을 때 무기력해지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두 번째는 자연을 가깝게 접하는 것입니다.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강한 광선에 노출되어 있고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다 보니 감각이 마비되어 있습니다. 맨 손 맨 피부로 흙, 나무나 숲을 접촉할 기회가 없어지는데, 이런 오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연 숲을 걷는 것이 좋습니다. 시냇물 소리를 들으면서 숲길을 걷다 보면 명상을 할 때 증가하는 알파파 뇌파가 올라가서 명상법을 배우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명상을 하게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 건강한 생활 습관, 특히 수면 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밤늦은 시간에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 폰을 늦게까지 쓰면 뇌의 후두부를 강한 광선으로 자극시키기 때문에 숙면에 좋지 않습니다. 또, 낮에 안 좋았던 일이 감정의 찌꺼기로 남으면 자는 동안 뇌에 입력됩니다. 가장 자기 자신을 쉽게 괴롭히는 방법이죠. 반대로 최소한 자기 전에라도 감사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잠들면 6시간, 7시간 동안 좋은 감정의 상태로 유지되어서 일어났을 때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이 높아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Q. 요즘 조울증이 20대에서도 많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 조울증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A. 조우울증은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기분이 너무 좋은 조증과 너무 나쁜 우울증이 반복되는 기분의 장애를 말합니다. 좋을 때는 뭐든지 잘될 것 같고 하면 될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그럴 때 위험하죠. 에너지를 굉장히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쓰기 때문에 잠을 안자도 피로한 줄 모르고 늘 의욕이 넘치고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 시기가 지나면 에너지가 다 고갈되어 버려서 조울증 시기가 따라오죠. 그때가 자살률도 높고 제일 위험한데 대게는 전문의를 통한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우울증은 스트레스가 많고 경쟁에서 낙오되는 상황 때문에 많이 늘어나는데 전 세계 어느 나라든지 가난했던 나라가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많이 늘어납니다. 수명이 늘어나니까 정신건강 문제가 자꾸 대두되고 남편이 잘되면 부인이 좋아해야 하는데 사람은 격차에 민감하기 때문에 ‘남편이 잘되면 나는 뭐지?’ ‘나는 그때 직장 그만두지 말고 계속 했어야 하는 것 아니야?’ 이런 생각도 들고 공허해지기도 하는 거죠. 자녀들 키워서 떠나보내고 나면 외롭기도 합니다. 이런 현대인의 우울증은 국내에 백만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고요. 고령화가 되고 평균 소득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우울증이 많아지는 역설을 겪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우울증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A.의욕을 내어서 뭔가 하고 싶은데 엔진이 고장이 난 것처럼 휴대전화기 배터리가 다 떨어진 것처럼 에너지가 생기질 않는 거죠. 주변 사람이 보면 얼굴에 웃음이 없어지고 기력이 없고 성격이 변했다고 생각하면 대게 위험 신호가 온 겁니다. 건강검진을 해봐도 별로 이상이 없지만 이유 없이 잠이 안 오고 마음은 불안해지고 의욕이 없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심하면 전문의의 치료가 필요한데 치료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저는 운동을 꼭 하시라고 권유합니다.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하는데, 15분~20분 이상 운동하면 엔돌핀이 나와서 강도가 낮더라도 운동을 오래 하는 것이 감정을 좋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독일의 연구 결과, 기초체력이 올라가고 면역력도 높아지고 감정을 조절하는 힘도 강해져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1/15 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두 번째, 속마음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 있어야 합니다. 특히 직장인 남성들이 조심해야 하는데요. 남자들이 중년기에 사회생활이 일종의 전투라고 생각하다 보니 약점이 될까 봐 말을 안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갑자기 좌절감이 들고 외로워지고 자신이 없어지면서 중년기에 우울증이 많이 오게 됩니다. 하지만 얘기를 하다 보면 자기감정이 풀리는 환기 효과가 있고 자기 귀로 들으면서 스스로 검증을 하는 거죠. 그래서 속내를 들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Q. 특히 교수님은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 평소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시나요?

A. 저도 스트레스 하나도 안 받고 평온한 성격은 아닙니다. 하지만 환자분에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 올라가라고 권유한 것을 저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발과 다리가 아프면 그냥 ‘다리가 아프구나’ 이렇게 자신에게 말해주면 됩니다. 욱하고 화가 날 때 그때 감정의 노예가 되기 때문에 사고가 생깁니다. 비행기에서 라면 때문에 문제가 된 경우도 감정의 노예가 된 경우에요. 걸으면서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자체가 하나의 명상이고 치유인 것이죠. 또, 환자들에게 권유하는 것처럼 격렬한 운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풉니다.


Q.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지 희망적인 메시지를 조언 차원에서 말씀해 주신다면요? 

A. 생각을 바꾸면 삶이 달라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얼마 전 백화점 앞을 지나다가 노인분이 아직 6월인데 “왜 이렇게 날이 더워. 올 여름 어떻게 나나. 큰일났네” 이렇게 말씀 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젊은 20대 커플이 지나가면서 “오늘 날씨 진짜 맑아. 햇빛이 어떻게 이렇게 좋아” 이렇게 말하는 걸 들었습니다. 같은 날씨지만 전혀 다르게 반응을 하는 거죠. 현실을 다 바꿀 수는 없지만 대처하는 방법은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스트레스 힐링'을 통해서 개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 사명이겠지만 분노나 나쁜 감정들은 굉장히 빨리 전념이 되기 때문에 분노를 잘 조절할 수 있고 공동체가 힐링될 수 있도록 하고 싶고요. 이런 생각을 많은 사람이 인식할 수 있도록 쉽고 좋은 방법들을 많이 개발하고 보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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