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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대접 금융소비자, 지원 및 보호 방안은…"

MTN 감성인터뷰 [더리더]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
대담= 최남수 보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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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하면 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을 바라보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을’ 대접을 받아온 금융소비자를 더 보호하자는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금융소비자 보호 업무를 금융감독원에서 떼내 독립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머니투데이방송의 주간 대담 프로그램인 ‘더 리더’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맡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초대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 외국 대비 크게 미흡”
“보험 ‘쉽게 가입, 어럽게 보험금 지급’이 문제”
여성 차별 벽 뚫고 금융전문가로 성장
“모든 민원의 답은 현장에 있다”
“서민금융 쉽게 안내, 가이드 책자 발간 중”

대담: 최남수 머니투데이방송 보도본부장
 
Q. 요즘 금융소비자 보호 문제가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어떤 배경에서 이런 변화가 왔다고 보시는지요?

A. 국·내외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국내에 국한해서 말씀을 드리면 그 동안 키코문제나 저축은행 후순위채권 문제 때문에 금융피해자가 많이 속출했기 때문에 금융 소비자 보호라는 문제가 더 핫이슈로 대두된 것 같습니다.

Q. 금융 소비자 보호처 또는 금융 소비자 보호원의 명칭에 다소 혼선이 있는데, 중요한 이슈가 금융감독원 안에 둘 것이냐 밖에 둘 것이냐죠.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지요?

A. 어려운 현안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서 어떤 것이 정말 금융 소비자를 위한 기구가 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합니다. 

Q.소비자 입장에서 내가 더 보호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소비자 입장에서 어떤 변화가 찾아와야 할까요?

A. 융소비자 보호원이든 금융소비자 보호처가 됐든 독립기구로써 위상이 선다고 하면 국민인 금융소비자가 느끼는 부분은 좀 더 확실히 와 닿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Q. 하는 일도 좀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A. 금융소비자 보호처도 지금은 거의 준 독립적으로 일을 하기 때문에 그 기구가 독립을 한다고 해도 결국은 하는 일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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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금융소비자 보호처에서 앞으로 역점을 두실 일을 어떤 것들인가요?

A. 소비자 보호처에서는 영업 행위 등에 관한 민원 사항 처리와 이를 위한 제도 개선, 모두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제도 개선은 소비자 보호 실무 협의회가 있어서 감독 검사 부서에 각 국 실장들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논의합니다. 앞으로 제도 개선 부분을 강화해 나가고 싶고요. 보험금 지급이나 금전적인 분쟁이 있을 때 분쟁을 처리하는 분쟁 조정위원회가 있는데 여기에서도 많은 민원을 해결해드리고 있고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현장 조사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또 현명한 소비자를 만들어서 금융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융 교육도 합니다. 어느 정도 시스템은 다 갖춰졌다고 보는데 강약을 좀 두어서 금융 소비자가 정말 필요로 하는 시점에 우리가 어떤 점을 밀고 나갈 것인가는 더 생각을 해봐야 되겠죠.

Q. 현재 우리나라 금융 소비자 보호 수준은 외국에 비해 몇 점 정도 줄 수 있을까요?

A. 크게 좋은 점수는 못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국민인 금융 소비자들이 만족하고 칭찬도 많이 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점은 많이 미흡한 것 같습니다.

Q. 그렇다면 금융소비자보호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A. 금융감독원에서도 건전성 위주의 정책을 많이 펴 왔고 금감원 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갖고 계시지만 뿌리 깊은 생각들이 바로 바로 바뀌진 않고 금융 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두 가지의 상충된 부분을 만족 시키는 것이 힘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Q. 민원이 많은 부분이 보험인데 보험의 속성상 푸시 영업을 하고 상품 약관이 복잡하다 보니 불완전 판매와 상품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민원도 많은데요? 해결 방안은 없을까요? 

A. 원장님께서 화두로 말씀하고 계신 것이 보험 민원 감축입니다. 저는 민원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민원의 주요한 원인이 보험 가입 시 쉽게 가입하지만 보험금을  받을 때는 어렵게 받는다는 것입니다. 왜 그런 것인지 살펴보니 보험 가입 단계에서 보험 설계사분들이 너무 쉽게 고객을 유치하는 게 아닌가 싶고요. 지인을 통한 연고 영업을 많이 하는 영업 형태도 문제입니다. 민원 건수를 보면 보험 설계단계, 가입단계에서 민원이 제일 많고 보험을 지급할 때, 돈을 받을 때 또 민원이 많아요. 그래서 보험회사들이 그런 점들을 개선해 나간다면 민원감축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Q. 민원 감축 50%이라는 목표가 무리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A. 언론을 통해서 많이 들었고 금감원 원장님 이하 보험 쪽에서도 많이 고민 하는 부분인데 여러 가지 의견을 많이 수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미나도 열고 지난 6월에는 1박 2일 간 보험 업계 소비자보호 담당자들과 금감원 직원과 1박 2일 워크숍도 가면서 의견 청취를 많이 하고 있고, 보험회사 CEO와 보험협회에도 다양한 의견을 묻고 있습니다.

Q. 역으로 민원을 일으켜서 보상을 받아내는 블랙컨슈머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어떻게 봐야 하나요?

A. 금융 회사 CEO들이 부탁하시는 게 ‘열심히 개선해 나갈 테니까 금융감독원 차원에서도 불량 고객들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를 고민해달라’는 겁니다. 저도 그게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 보면 행정력의 낭비죠. 그래서 블랙컨슈머 해결도  진정한 금융소비자를 위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민원감축을 위해서 운영하고 있는 민원 미란다 제도는 어떤 것인가요?

A. 민원 미란다제도는 금융소비자의 민원 처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편사항이라든가 권리를 미리 안내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민원 처리에 불만이 있어서 민원을 냈을 때  첫 담당자를 회피할 수 있는 권한을 드리고 처리 과정에서 불편 사항이나, 너무 늦게 처리된다든가 공정성이 결여됐다든가 법하고 다르게 처리됐을 경우 저희에게 의견을 말씀하실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이고요. 친절도와 신뢰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 만든 제도입니다.

Q. 금융소비자라고 통칭하지만 실제로 지원이나 보호가 집중되어야 할 대상들은 서민일 텐데요. 서민 금융 지원을 위한 리포트를 발간하시죠? 어떤 내용이 담기나요?

A. 서민 금융제도가 여러 가지로 흩어져 있어서 민원 봉사 나갈 때 상담 나갈 때 전문가들도 책자를 가져갈 정도로 제도가 흩어져 있어요. 그래서 어려운 현안에 대해서 리포트를 내는 것도 좋지만 가이드 형식으로 내기로 했습니다. 저 같은 50대 아줌마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리포트를 내자는 것인데요. 그래서 1편은 서민금융제도와 대학생 대출, 보이스 피싱 피해 시 처리 방법, 사금융 피해 예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Q.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고민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A. 1권에는 연금, 2권에는 자동차 할부제도, 이번에 3권을 발간했는데요. 아무리 좋은 내용이 있어도 손에 잡히지 않으면 사장되기 때문에 많은 책 중에서 소비자 리포트를 택할 수 있도록 디자인도 새롭게 하고 두께도 얇게 했습니다. 또 시각적인 디자인을 도입을 해서 목차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고 젊은이도 많이 보도록 앱과 웹진 등 채널을 다양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잡지 형태로 만들던 것을 팸플릿 형식으로 만들어서 어르신들이 가지고 가셔서 편하신 곳에 가서 전화하실 수 있도록 글씨 수는 적게, 크기는 크게 만들어 전화번호 위주로 상담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Q. 5월 3일 취임 후 새벽 인력시장에 자주 나가시고 있고 다문화 가정도 방문하시면서 현장을 자주 나가시는 것 같은데 나가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A. 현장에 나가는 부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금융 사랑방 버스라고 해서 금융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방방곡곡 찾아가는 움직이는 사무실이 있는데 관련 인원들이 참 많이 나갑니다. 하지만 저는 직원들에게 ‘우리가 헌신하지 않으면 결코 국민들이 우리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남들과 다른 헌신이 있어야 진정이 통한다’는 말을 합니다. 그래서 새벽에도 휴일에도 현장에 나가 보자고 하는데 현장에 나갈 때 마다 잘 왔다고 생각해 주시는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래서 우리가 조금 힘들지만 조금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그런 분들이 원하는 상담을 해드리면 그것이 바른 금융소비자 보호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장에 가서 우리가 고쳐야 할 제도나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도 많이 얻고요.


Q. 1978년에 은행 공채로 들어가셔서 여성 임원이 되기 힘들다는 금융기관에서 일하시면서 대표도 역임하시고 다시 금감원 임원으로 오셨는데 여성 금융인의 길, 되돌아보면 어떠신가요?

A. 많이 힘들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후배들이 젊은 시절로 되돌아가면 무엇을 더 할지 물어보면 절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많이 힘들었고 노력도 많이 했기 때문에 돌아간다 하더라도 더 잘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공채로 금융기관에 처음 들어가다 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왜냐하면 업무에 있어서도 차별성을 많이 두더라고요. 여신도 보고 싶고 당좌 업무도 좀 하고 싶은데 여자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어서 회사에서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를 알려야 허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자꾸 이야기해야 하다 보니 책임자를 잘못 만나게 되면 오해하는 부분도 있었고 다소곳하게 가만히 있으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지 후배들에게 그런 자리를 물려줄 수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처장님 세대는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거들지 않는 세대일 텐데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쉽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A. 그 점이 가장 많이 힘들었던 점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해병대 엄마라는 별명도 붙여주셨는데  감사하기도 하고 또 너무 세게 보이면 어떻게 하나 생각도 했는데 제가 불굴의 의지 같은 것이 남달랐던 거 같습니다. 또 일과 가정을 양립하려다 보니 저만의 생활방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은행에 일찍 출근해서 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은행에 있을 때는 은행 일만 생각하고 은행 문을 나서는 순간 가정 일을 생각하자는 생각으로 시간을 많이 쪼개어  썼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제가 자신을 관리하고 은행 일을 잘 할 수 있는데 보탬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Q. 자아를 실현하고 많은 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실 수 있을까요?

A. 은행뿐 아니라 어떤 조직이나 회사, 공공기관이 됐든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는 참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출산율도 떨어지는 것 같고요. 20대까지는 비슷하게 가다가 30대에는 많은 여성이 직장에서 업무를 계속하지 못하고 경력이 단절되는데 조금 인내심을 가지고 견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가 은행을 이렇게 오래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이렇게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야, 오순명 너,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생각하려고 하지 말아라’. 저도 요즘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언제까지 은행에 다닐 수 있을까. 지금 이 시점에서 그만둬야 하지 않을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후배들도 많이 격려하고 ‘하루하루의 현실에 충실해보자. 정 안되겠으면 내려와야겠지만 그렇게 하다보면 길이 생기는 법이다’ 이런 조언을 많이 했습니다.

Q. 금융소비자 보호처장으로서 앞으로의 비전이나 꿈이 있으시다면요.

A. 저는 금융기관에서 행원으로 입행해서 본부장 3년, 계열사 사장 2년, 그 다음 금감원에 왔습니다. 저에게 이런 일이 맡겨진 이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맡은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제 능력이 보탬이 된다고 하면 몸이 허락하는 한 헌신할 예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무겁지만 어떻게 보면 매우 단순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들어오는 민원 사항만 잘 읽어보고 개선해 나가면 다른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민원 현장에 모든 답이 있으니 최선을 다해서 금융 약자를 위한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위해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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