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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아우디...곳곳 녹 슨 수입차에 구매자 '분통'

김형민 기자


'녹슨 건 당연하다?' 수입차 '녹' 문제 소비자 분통

녹이 슨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은 녹 슨 차를 판매한 수입차업체가 당연히 신차로 교환해주거나 환불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환불과 교환은 규정상 해줄 수 없다며 이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김용기 씨는 지난해 11월, 녹이 슨 수입차를 구매해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 씨가 구매한 차는 아우디코리아가 100대 한정으로 내놨다는 소형 SUV Q3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차 가격만 5천만 원이 넘는다. 김 씨는 한정 모델이라 한 대밖에 남지 않았다는 딜러의 이야기에 구매를 서둘렀다.

그러나 차량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차에서 소음이 발생했다. 김 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를 입고했다. 그런데 정비 중인 차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변속기에 심한 녹이 슬어 있던 것이다. 딜러사와 아우디 코리아 측은 변속기를 교체해주겠다고 했지만 문제는 변속기 만이 아니었다. 추가 정비 과정에서 등속 조인트에서도 녹이 발견됐다.

5천만 원을 들여 산 수입차에 온통 녹이 슨 상황. 김 씨는 현재 엄동설한에 판매처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5천만 원 넘게 주고 산 차를 하루도 못 탄 채 매달 150만 원의 할부금만 빠져 나가게 된 상황이다.

▶김용기 씨가 구매한 아우디 Q3 한정판 신차의 등속조인트에서 발견된 녹.

수입차가 녹이 슨 채 출고된 건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4천만 원을 호가하는 혼다의 중형세단 어코드를 구매한 서모 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 하부에 녹이 잔뜩 슬어있던 것을 발견한 것이다. 서 씨 역시 교환과 환불을 업체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12년에는 BMW의 320d의 국내 판매분 5천여 대에서 시트에 녹이 슨 현상이 발견돼 업체 측에서 부랴부랴 무상수리 조치를 했다. 당시에도 환불과 교환이 이뤄지지 않아 일부 소비자들은 자신의 차를 망치로 부수는 등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인기 차종인 320d는 '녹차'라는 오명을 썼다.

이렇게 수입차에서 녹이 슨 차가 발견되는 건 구조적인 문제다. 해외에서 선적돼 국내에 유통되는 과정에서 관리가 부실하기 때문이다. 해상으로 국내에 차량이 들어오는 긴 시간 동안 자동차는 해풍을 맞을 수 있다. 운송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와 국내에서의 검사가 중요하지만 규모가 작은 수입차 한국 법인의 역량을 그에 미치지 못한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된 차량이 항구에 들어오면 전시장에 도착하기 전 검사를 통해 1차로 녹이 슬었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차량을 일일이 검사하는 건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수입차는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15만 대 이상이 팔리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파는 데 급급한 나머지 소비자에 대한 사후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한 자동차분야 전문가는 "수입차의 판매 성장은 수입차의 성능향상과 동시에 소비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가능하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수입차 업체들이 계속 외면할 경우 언젠가 매출 하락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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