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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원전 자재 납품 담합 눈감아줬나 의혹

이재경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기자재 납품을 받으면서 업체들의 담합을 눈감아준 것이나 다름없는 정황이 드러났다.

한수원은 이미 원전 납품과 관련한 비리가 전방위로 드러나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한수원이 발주한 원자력기자재 구매입찰에서 담합한 강진중공업 등 4개 업체에 대해 총 2억8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담합을 주도한 강진중공업은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들은 똑같은 연구결과보고서를 함께 제출하는 등 담합 증거들이 곳곳에 있었지만 한수원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담합을 묵인했거나 동참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똑같은 입찰 서류도 '무사 통과'

한수원 입찰에 참여한 두 업체가 같은 내용의 서류를 제출했지만 한수원은 입찰을 중지하거나 공정위에 신고하지 않았다.

한수원은 지난 2010년 6월부터 1년 동안 냉각.순환계통 원자력 기자재 구매 입찰을 총 4건 실시했다.

강진중공업은 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대동피아이를 들러리로 끌어들였다.

이 입찰들은 규격입찰을 통과해야 가격입찰을 실시하는 규격, 가격 분리입찰 방식이었다.

규격입찰에는 '연구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강진중공업은 대동피아이가 입찰에 참여할 수있도록 자신의 연구결과보고서를 건네줬다.

대동피아이는 이를 폰트나 일부 구성만 바꿔 한수원에 제출했다.

내용은 똑같았지만 한수원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두 업체 모두 규격입찰을 통과시켰다.

이렇게 강진중공업이 한수원으로부터 낙찰받은 금액은 78억여원이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규격입찰에서는 기술평가만 한다"며 "기술 기준에 부합되는지만 검토하기 때문에 담합 등에 대해선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진중공업과 대동피아이가 한수원에 제출한 연구결과보고서)

◇담합으로 유찰되자 예정금액 6억→10억으로 올려줘

한수원이 지난 2011년 실시한 냉각,순환계통 설비용 '슬리브형 베어링 4개 등 24종 구매입찰'에서는 강진중공업이 유성산업과 한국미크로를 들러리로 내세웠다.

한수원이 제시한 당초 예정금액은 6억6천만원 수준이었는데, 이들 업체들은 모두 입찰가격을 10억원이 넘는 가격을 써냈다.

금액이 맞지 않아 입찰은 2차까지 유찰됐다.

한수원은 입찰 참여업체들과 수의시담을 벌여 예산을 10억8천만원까지 증액한 후 예정금액을 10억4500만원 수준까지 높여줬다.

수의시담은 계약전 계약당사자가 입찰 참여업체들과 가격협상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이 입찰은 강진중공업이 9억2천만원에 계약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만약 한수원이 당초 6억6천만원의 예정금액을 잘못 책정한 것이라면 시장조사나 부품설계를 잘못한 것이고, 업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예정금액을 높여준 것이라면 당초 예정금액의 60%가 넘는 4억원씩 올려주는 건 너무 과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도 한수원 관계자는 "유찰이 되는 경우 시장조사를 다시해서 적정성을 반영해서 증액되는 경우는 있다"며 "업체들에 의해 금액을 높여주는 경우는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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