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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한전부지 매매계약...GBC건립 '시동'

조정현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 주력 계열사 3사로 구성된 현대차 컨소시엄이 한전본사 부지 매매계약을 26일 체결했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26일 각 사별로 이사회를 열고 한전부지 인수를 결의한 뒤 계약을 맺었다.

인수대금 10조 5,500억 원에 대한 분담비율은 현대차 55%, 기아차 20%, 현대모비스 25%다.

이사회에서는 입찰가 산정 근거와 각 사별 자금여력, 미래가치 창출 방안 등이 보고됐고, 참석 이사진들은 해당 내용을 집중 검토 후 계약체결 건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낙찰대금 10조 5,500억 원의 10%인 1조 550억 원을 한전에 계약 보증금으로 납부했다.

현대차 컨소시엄은 1년 후인 내년 9월25일까지 계약보증금을 제외한 낙찰금액의 90%, 9조 4,950억 원을 한전에 완납할 예정이다.

분할 납부는 4개월 단위로 3회에 걸쳐 진행되며 대금이 완납되면 비로소 한전 본사 부지는 현대차에 귀속된다.

현대차는 부지를 완전히 넘겨 받으면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20년까지 한국판 아우토슈타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있는 폭스바겐의 본사, '아우토슈타트'를 벤치 마킹해 본사 사옥은 물론, 호텔과 대규모 국제회의장, 자동차 테마파크, 백화점, 한류 문화 체험공간 등을 모두 갖춘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비즈니스센터가 완공되면 해외 행사 국내 유치 등을 통해 연간 10만 명을 국내로 초청해 1조 3천억 원의 자금 유입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

9조 원 대의 잔금을 1년 안에 납부해야 하지만 현대차 컨소시엄이 차입금을 제외하고 23조 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금 납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관건은 서울시와의 인·허가 전이다.

지난 2000년부터 현대차는 꾸준히 신사옥 건설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서울시의 규제의 벽에 막혔다.

양재동 사옥 확장이 부지 매입과 각종 인·허가 난항으로 무산됐고, 뚝섬 삼표 레미콘 자리에 110층 초고층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짓겠다는 계획도 '초고층 빌딩은 도심과 부도심에만 지어야 한다'는 서울시의 초고층 건축 관리 기준안에 따라 작년 최종 무산된 바 있다.

물론 한전부지에 건설될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는 이들 전례와는 경우가 다르다.

현대차그룹의 계획안이 본사 사옥 뿐 아니라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 한류문화공간 건설 등 공공성을 담보하고 있어 서울시와의 협의가 비교적 용이할 전망이다.

서울시가 코엑스와 한전 부지, 서울 의료원, 잠실 종합운동장 일대로 이어지는 72만㎡를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그 첫 프로젝트로 공공성을 담보한 현대차의 한전부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부지나 땅값의 40% 기부채납을 전제로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인 한전 부지의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조정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만 초대형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언제든 변수는 나올 수 있다.

서울 상암동 택지개발지구에 133층 초고층 빌딩을 짓는다는 목표로 추진됐던 상암DMC 랜드마크 건설사업의 경우, 서울시가 갑자기 2,500억 원의 교통유발분담금을 부과하면서 사업이 최종 무산됐다.

추산수익 800억 원 짜리 사업에 수익의 3배를 뛰어 넘는 분담금이 돌연 부과되자 투자자들이 사업을 포기했다.

매매계약 체결을 마친 현대차그룹은 이제 본격적으로 서울시와 협의에 들어간다.

현대차 백년대계 중 하나인 신사옥 건설이 규제장벽을 뛰어 넘고 순항할 지 초미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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