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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기대충만 뱅크월렛 카카오, IT금융 융합 어디까지 왔나?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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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기대충만 뱅크월렛 카카오, IT금융 융합 어디까지 왔나?

■ 방송 : MTN 이슈N현장
■ 일시 : 2014년 10월 8일 (11:00~11:50)
■ 진행 : 이주호 앵커
■ 출연 :권순우 기자


Q) 뱅크월렛 카카오, 어떤 서비스인가?
권순우 기자: 뱅크월렛 카카오는 모바일상에 가상 계좌를 만들고 소액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은행 모바일 앱을 통한 송금은 원래 있는 서비스인데요. 뱅크월렛 카카오는 은행 어플을 깔거나 친구 계좌번호 없이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에게 돈을 보낼 수 있다는게 특징입니다. 25개 현금 카드를 보낼 수 있다고 하니 본인이 사용하는 모든 은행 계좌와 연동을 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기기에서 입출금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재 15개 은행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연결 플랫폼만을 담당하고 있고 금융 관련 서비스는 금융결제원이 주도가 돼서 은행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이체 한도는 10만원으로 제한되고 가상 지갑에 보관할 수 있는 금액은 50만원입니다.

Q) 한도가 50만원이면 너무 적지 않은가?
권순우 기자: 이날 시연회에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참석을 했는데요. 신 위원장은 시연회를 마치고 "50만원으로 한정한 것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면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위원장의 말 들어보지요.

[싱크]신제윤 금융위원장
"50만원의 한도를 정부 규제 때문에 라고 하면 정부 규제를 고치겠습니다. 그건 안맞는거 같아서 출시할 때까지 논의를 해보지요. 여러 친구들에게 돈을 받았는데 50만원 밖에 안되면 제대로 되겠느냐."

Q) 왜 50만원 밖에 안되는 건가요?
권순우 기자: 금액이 커지면 해킹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우려해 한도를 50만원으로 정했다고 금융결제원은 밝혔습니다. 일단은 뱅카은 온, 오프라인 자금 이체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은 아닙니다. 지인들끼리 밥 값을 나눠낸다든지 축의금을 부탁한다든지 1만원에서 많아야 10만원 내외의 돈 거래를 쉽게 하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50만원이면 그리 부족하지 않다고 본 겁니다. 또 초기 사업인 만큼 보안에 대한 우려도 있었고요. 뱅카는 은행들의 제휴가 없으면 불가능한 시스템입니다. 은행들의 영역을 지나치게 잠식할 경우 협조를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반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Q) 금융당국이 규제가 있다면 바꾸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바꾸겠다는거죠?
권순우 기자: 기사는 대부분 신제윤 위원장이 50만원 한도를 상향조정하겠다고 했는데, 어감의 차이이긴 하지만 정부가 뱅카의 보관한도를 좌지우지할 직접적인 권한은 없습니다. 이날 시연회가 끝나고 신 위원장과 이석우 대표, 김종화 금융결제원장이 10여분간 대화를 나눴는데요.

신 위원장은 비공식적으로도 50만원 한도가 너무 적다고 한도를 상향하면 어떠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동창회비나 축의금을 걷어도 50만원은 금방 찰 텐데 이용자들이 불편할 거라는 거죠. 이석우 대표는 가타부타 말이 없었습니다.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무리하게 갈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김종화 금융결제원장은 은행들과 협의를 해보겠다고 했고, 조만간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접적인 제약이 되진 않지만 약간의 법률적 이슈가 있습니다. 모바일 가상지갑을 규정한 법률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단은 돈을 보관하는 형식이라 선불카드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선불카드는 기명식은 200만원, 무기명식은 50만원까지 발행할 수 있습니다. 뱅카는 본인만 쓰는거니까 기명식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선불카드는 발행이 되면 사용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발행한도가 보관한도가 됩니다. 그런데 모바일 이체가 가능해지면 처음 넣어둔 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넣을 수 있는 돈의 한도를 200만원으로 제한하게 될 수도 있지요.

신제윤 위원장은 자금 이체를 선불카드를 준 것이라고 본다면 200만원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선불카드 한 장에는 200만원까지 밖에 안들어 가지만 다른 사람에게 선불카드를 준다면 받는 사람이 총 얼마 어치를 들고 있는지를 규제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모바일 가상지갑이 처음 나온거라 아직 법률적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데 법 해석을 달리하든, 개정해서 완화하든 보관 규모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news1)

Q) 뱅크월렛 카카오 잘 될까요?
권순우 기자: 출시가 돼 봐야 알겠지만 기존 송금 방식보다 훨씬 편하다는 건 확실합니다. 카톡 문자 보내듯이 그냥 보내면 됩니다. 잘못 송금하면 취소를 할 수도 있고요. 받는 사람이 3일동안 받지 않으면 다시 환불이 됩니다. 국민 대부분이 카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고, 현금 주고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성공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근데 수수료는 좀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뱅카로 송금을 할 때는 50원에서 100원 정도의 수수료를 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에는 프로모션 차원에서 무료로 제공이 될 걸로 보이는데 이후에는 은행별로 책정한 수수료를 내야 할 겁니다.

통상 금융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거의 안내잖아요. 인터넷 이체도 그렇고 자동화기기도 그렇고. 2,3만원 보내려고 1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하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은행 어플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습니다.

Q)편리하긴 할 거 같은데 부작용은 없나요?
권순우 기자: 금융 거래는 편해지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따르기 마련입니다. 일단 가장 먼저 보안 문제가 우려됩니다. 기존에는 로그인, 공인인증서, 보안카드입력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비밀번호만 누르면 이체가 됩니다. 금융결제원과 카카오는 세계최고의 보안 기술을 적용했기 안전하다고 합니다만,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편해지고 대중화되면 강압에 의한 송금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아직 출시도 안됐는데 ‘카카오삥’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는데, 청소년들 사이에서 송금을 강요하는 거지요. 핸드폰만 뺏어서 비밀번호만 물어보면 송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배달에 대한 우려도 있긴 한데, 이에따라 카카오는 환불 기능을 넣었다고 합니다. 최근들어 고개를 들고 있는 모바일촌지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보안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단 고객정보유출 사고 이후 강화된 규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위에서는 유출사고가 발생하면 금융사가 일단 책임을지고, 귀책 사유를 입증해야 하는 등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기술적인 보안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화면과 친구 리스트만 제공할 뿐 돈은 은행 결제망을 통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 수준의 보안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도덕적인 면도 같이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Q)모바일 가상지갑 뱅크월렛 카카오 밖에 없나?
권순우 기자: 거의 대부분의 통신사, 금융회사들이 모바일 전자지갑을 통한 송금,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앱카드를 선보였지만 급격하게 늘고 있진 않고요. 신한은행의 주머니, KT의 모카, 삼성의 삼성월렛 등이 있었는데 활성화 되지 못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일단 결제는 구글월렛이 대표적입니다. 지메일 주소를 통해 송금을 할 수 있고요. 신용카드, 현금카드 정보를 이용해 결제를 할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는 애플 패스북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쿠폰, 항공권, 티켓 등 모바일 결제 수단을 담을 수 있습니다. 패스북은 아직까지 신용카드나 현금카드를 저장할 수는 없는데요. IOS8이 나오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비자, 마스터 카드가 지원 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전 세계적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은행 계좌, 카드, 페이팔 지갑을 연동시키면 송금, 결제 등이 모두 가능합니다. 애플 패스북처럼 기프트카드, 쿠폰 등을 넣을 수는 없지만 송금이나 결제는 페이팔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Q) IT와 금융의 융합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권순우 기자: 은행업의 가장 큰 경쟁력중에 하나는 네트워크입니다. 전국 어디로도 돈을 보낼 수 있고, 빌리고 예치할 수 있습니다. 은행만큼 편리한 네트워크를 가진 곳은 IT업체들입니다. IT 업체들은 오프라인에 많은 것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배달을 할 때 예전에는 전화를 했다면 요즘에는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어플을 통해 배달을 합니다.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았다면 우버나 카카오택시를 이용해 택시를 잡을 수 있습니다.

금융은 돈을 다루는 분야기 때문에 보안,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서 상대적으로 IT 업체가 진출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또 대부분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업이고, 은행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IT 업체가 진출할 수 없습니다.

글로벌 IT기업인 알리바바, 애플, 구글는 앞다투어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금융 규제가 많은 우리나라에는 아직 진출을 못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대한민국 전자 결제의 가장 큰 장애물이나 보호막이었던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이 폐지되면서 이제 알리바바, 이베이, 아마존 등 해이 결제 수단이 밀려 올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IT융합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현금 결제를 대체하듯 편리한 서비스에는 사람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에서 결제를 하는 사람 3명 중에 1명은 스타벅스 앱을 통해 구매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9월 기준 매출의 40%가 스타벅스 카드로 결제가 되고 있습니다.

가맹점도 거의 없고, 카드사들의 협조도 별로 없었지만 비밀번호만 누르면 결제가 되는 카카오페이도가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스페인 은행 BBVA의 프란시스코 곤잘레스 회장은 아마존, 구글에 맞서지 않으면 은행들은 사라질 것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파이낸셜타임스에 쓴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2,3년 동안 금융거래의 5%만 지점을 통해 이뤄질 것이고 20년이 지나면 전 세계 2만개의 아날로그 은행이 대여섯개의 디지털 은행으로 재편될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은행의 고비용 유통망은 발목을 잡을 것이고 효율적이고 참신한 IT 기업들이 금융업을 집어 삼킬 수 있다는 거죠.

2억명의 이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페이스북도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팔 사장을 영입해 송금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 페이스북에서 버튼을 눌러 구매하는 온라인 거래도 시험하고 있습니다.

IT와 금융의 융합은 위기냐 기회냐를 떠나 눈 앞에 닥친 현상입니다. 국가가 만들어준 인허가의 독점에서 느긋하게 예대마진을 먹던 금융업자들은 이에 대처하지 못하면 퇴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progres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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