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삼성맨'에서 '한화맨'으로...매각 4개사 7800여명 임직원 어떻게?

"기사보고 알았고, 전혀 예상치 못했어요. 한마디로 '멘붕'입니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삼성과 한화의 '빅딜'에 삼성테크윈의 한 직원에게 회사 분위기를 묻자, 되돌아온 답변이다.

삼성그룹은 26일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진행하면서 4개 계열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이동 문제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삼성탈레스의 직원 수는 약 7800여명.

경기 성남 판교와 창원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테크윈에는 4700명이 재직 중이고, 삼성탈레스에는 약 1200명, 삼성종합화학 약 350명, 삼성토탈 약 1500명이 근무 중이다.

이번 매각은 100% 고용승계 조건이기때문에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을 비롯한 CEO와 임직원 모두 한화그룹으로 이동한다.

하지만 4개 회사의 임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삼성에서 한화로 소속그룹이 바뀌자, 크게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삼성맨'에서 '한화맨'이 돼야하냐며 항의를 하고 있다.

내년 1월 입사 예정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의 신입사원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인터넷 취업커뮤니티사이트에는 "자고 일어났더니 삼성맨에서 한화맨이 됐다"는 불만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취업생들은 "애초에 한화는 인적성을 보지도 않는다"며 "힘들게 SSAT를 봐서 합격했는데 착잡하다"며 서운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되자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등 4개 회사 사장들은 오전 사내담화문을 발표하며 '직원 다독이기'에 나섰다.

사내담화문에는 향후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는 내용과 동요하지 말고 이겨내자는 등 격려와 위로의 내용이다.

향후 임직원들에게는 계열사 전환배치나 위로금 지급 등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코닝에 매각된 삼성코닝정밀소재 직원에게는 4000만원과 기본급 10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됐고, 약 300여명의 임직원이 전환배치를 통해 전자부문 등 계열사 5곳으로 이동했다.

지난 4월 삼성테크윈의 반도체 부품 사업부가 MDS에 매각될 때도 위로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에 인력을 일부 받으라는 지시가 내려갔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화그룹 측은 "인수하는 회사의 고용을 그대로 승계하고 삼성그룹의 문화와 한화그룹의 문화를 융합시켜 그룹의 미래 사업을 선도하는 새로운 자양분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나(ynalee@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