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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 사용자 몰래 PC에 악성 프로그램 탑재…中 IT의 또 다른 위협

이규창 기자

↑레노버(Lenovo)는 악성 프로그램 '슈퍼피시'를 노트북에 탑재한 사실을 인정했다.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 레노버(Lenovo)가 자사 노트북 PC에 사용자 몰래 악성 프로그램을 숨겨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수년간 중국 IT 기업들에게 제기된 '해킹' 의혹과 맞물려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레노버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출고된 노트북 제품에 '슈퍼피시'(Superfish)라 불리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용자 몰래 웹 브라우저에 광고를 삽입하는 것은 물론,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하게 만든다.

슈퍼피시는 사용자의 웹 서핑 정보를 몰래 읽어들이고 타깃 광고를 보여주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이 프로그램이 탑재된 노트북을 통해 사용자가 웹사이트에서 특정 제품의 사진을 볼 경우 해당 제품의 광고를 보여준다.


△ 돈내고 산 노트북에 광고가?…소비자 '해커' 먹잇감 만들어

외신 보도에 따르면 레노버는 해당 프로그램을 제작한 업체와 제휴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레노버 측은 "그다지 큰 수익은 얻지 못했다"면서 "사용자 경험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노트북 구매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몰래 탑재된 사실은 물론 자신의 웹브라우저 이용 정보가 상업적으로 이용된다는 사실도 몰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용자가 노트북을 초기화 하더라도 슈퍼피시는 자동으로 재설치돼, 한 번 노트북을 구매한 사람은 빠져나갈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슈퍼피시가 사용자 몰래 뚫어놓은 뒷문(backdoor)은 해커들의 침입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커들이 이 취약점을 이용해 사용자들의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빼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레노버는 2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슈퍼피시의 취약점을 인정하고 "향후 출시되는 제품에 슈퍼피시를 탑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제품에서 슈퍼피시를 제거할 수 있는 툴을 공개하고 사용자들이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했다.

※ '슈퍼피시' 제거 방법 안내 및 제거툴 다운로드 페이지 바로가기


△ '품질'보다 '안전'이 문제…"중국산 믿을 수 있을까?"

PC·스마트폰 등 중국산 IT 제품들이 글로벌 시장을 잠식해 가면서 '보안' 위협에 대한 경고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미 의회 보고서는 화웨이, ZTE 등 중국산 통신장비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논란은 국내로 이어져 LG유플러스가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할 당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3년에는 러시아에서 유통된 중국산 다리미, 전기주전자 등에서 스파이 기능의 해킹칩이 발견되기도 했다. 물론, 해당 다리미와 주전자는 원래 통신 기능이 없는 제품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산 전자제품들의 품질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 업체 샤오미(Xiaomi)에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머지 않아 가전제품은 물론 가구, 의류 등 모든 생활용품에 인터넷이 연결될 날이 온다. 사물인터넷(IoT)은 글로벌 ICT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다. 중국산 IT 제품들 역시 그 연결망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제 중국산 IT 제품은 경쟁 기업들에게만 위협이 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와 기업, 정부기관이 노출될 수 있는 '보안 위협'은 중국산 IT 제품의 또 다른 위험 요인이다.

머니투데이방송 이규창 기자 (mrtrendrepor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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