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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12년째 멈춰있는 '한남뉴타운' 사업...주민 "재산권 침해"

변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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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변재우 기자]


< 앵커멘트 >
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지역이 어디 한 두군데인 것은 아니지만 무려 12년간 지지부진한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서울 남산에 위치한 한남뉴타운 지역인데요, 참다못한 주민들이 결국 거리로 나왔습니다. 변재우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1) 시청 일대가 6일 하루 축제와 각종 시위가 얽히면서 아주 혼란스러웠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 시청 주변을 지나셨던 분들께서는 원아시아서울 행사를 비롯해 각종 시위들이 뒤섞이면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 모습을 보셨을텐데요,

특히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과 용산구 한남뉴타운 구역 주민들이 재개발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은 그 중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한번 다뤄보겠습니다.

앵커2) 네, 먼저 한남뉴타운 지역 상황을 알아야할 것 같은데, 엊그제 직접 현장에 다녀오셨잖아요. 직접 가보니 어떻던가요?

기자)
네, 취재를 위해 현장에 가봤는데요,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한남동에 이런 곳이 아직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저도 믿기지 않았습니다.

차가 들어가기 힘든 곳까지 걸어들어가보니 인기척이 드문드문 느껴지고 불에타 검게 그을린 채 방치된 집은 한 눈에 봐도 몇 년은 그대로 방치된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람이 드나들어야 할 대문이나 길 곳곳에 풀이 수북히 자라 사람들의 발길이 얼마나 오랜기간 닿지 않았는지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거미줄은 예사이고 콘크리트 벽 틈 사이로 자라난 버섯들이 이 곳 상황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주민은 하도 답답해 자비를 들여 이웃집을 직접 보수해가며 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3) 노후되고 낡아 주민들 거주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인 것 같은데 사업허가가 왜 계속 지연되고 있는 걸까요. 특히 이번에 서울시가 주민들의 공분을 산 이유가 따로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에 앞서 그동안의 사업 추진 과정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한남뉴타운은 지난 2003년 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11년만인 작년에 마침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고시가 났습니다.

십여년을 기다려 사업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나 싶었는데, 그 이후 불과 1년여만에 서울시가 보류한 크고 작은 건축 결정만 7차례나 됐습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서울시의 경관관리 방향 통보에 맞춰 계획안의 층수와 높이까지 낮췄지만 돌아온 건 또다시 보류 처분과 재검토하겠다는 결정이었습니다.

인접구역을 포함한 한남지구 전체 도시경관과 건축배치, 녹지축, 차량과 보행동선 연계 등을 종합 검토하라는 겁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시가 하라는대로 그동안 절차를 다 밟아왔지만 용적률 조정 등이 불가피한 사실상 전면 재검토 결정이 나자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신현숙/ 한남뉴타운3구역 거주민
"시에서 하라는대로 다했는데 이제와서 전면 재검토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거냐..."

기자)
또 다른 주민 한 분은 이 곳 개발 기대감에 9살 아들을 데리고 들어왔는데 그 아들이 지금은 성장해 군 복무 중이라고 제게 토로했습니다.

서울시 계획만 믿다가 현재까지 자신의 집에 아무것도 손쓰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면서 분통을 제게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앵커4) 그렇다면 이런 사태에 대해 서울시는 지금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한남뉴타운 일대가 서울 지역의 요지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마련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용산공원과 남산, 한강 등의 주변지역과의 경관 고려해야 한다는 건데, 서울시의 이야기도 맞는 얘기지만 문제는 그동안 일관성 있게 계획을 끌고 나가지 않고 말을 바꾼 서울시의 행정이 바로 문제인 겁니다.

전면 재검토한다는 것은 사실상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인데, 그러면 또 언제 사업이 추진될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주민들이 염려하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점인데, 다시 검토가 들어가서 언제 사업을 허가받고 사업을 또 추진해 들어와 살 수 있냐는 겁니다.

서울시로서도 관련 계획 수립 등의 일정이 언제 진행될 수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 (음성변조)
"언제라고 말씀드린다는 것 자체가 (어렵죠). 계획 검토이기 때문에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것이죠. 계획이기 때문에..."

기자)
곧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민들의 재산권이 제한된지 벌써 12년이 지났습니다.

개발을 목전에 둬 어차피 부술 집이라고 여겨왔는데 누가 비용을 들여가면서 고치겠습니까.

하나둘 나가기 시작한 사람들로 이 일대 곳곳에는 빈집이 생겼고, 이제는 사람이 살기 힘들 만큼 흉흉해졌습니다.

지난 4월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하면서 추진가능구역과 갈등정체구역, 추진곤란구역 등의 3등급으로 나눠 조속히 마무리 짓겠다고 했지만, 한남뉴타운3구역의 경우 추진가능 구역에 해당하지만 아직도 현장에서는 이렇게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그동안 행사하지 못한 재산권과 그간 마음 졸여온 시간은 과연 누가 보상할 수 있는지 문제가 이만저만 심각한게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네, 주민들의 삶의 터전과 재산권이 걸려있는 만큼 조속한 해결을 서울시로서도 모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까지 변재우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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