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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국내외 전문가 조언 들어보니...향후 투자방향은?

이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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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이충우 기자]


< 앵커멘트 >
인사파문으로 최고 경영자 공백 상태에 빠진 국민연금 기금운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국민연금 체제 개편 방향을 정해야 하는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인데 국내외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이충우 기자 통해 전해듣겠습니다.

< 리포트 >
앵커) 국민연금 최광 이사장이 보건복지부와 마찰을 빚고 물러난 뒤 상당히 뒤숭숭한 분위기일 수 밖에 없는데 우선 현재 상황을 정리해주시죠.

네. 최광 이사장이 공식 사임한 것이 지난 27일인데요. 홍완선 본부장의 연임문제를 두고 복지부와 충돌을 빚은 뒤 보름만의 일입니다.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다고 밝히며 임기를 7개월여 남기고 공단을 떠났는데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찬반을 두고 홍완선 본부장과 갈등을 빚은 것이 인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이유로 복지부는 앞서 최 이사장에 책임을 물었던 상황이고요. 이번 사태의 핵심인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는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져있습니다. 정부, 여당은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사화가 필수라는 입장이지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번 19대 국회에 공사화법안을 상정하는 일을 절대 없을 것이란 입장이고요. 현재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금운용본부 이전 문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이번 인사파문이 일단락된 뒤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공사화되더라도 예정대로 전북 전주로 이전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고요. 최경환 부총리도 공사화 의도 기획재정부가 영향력을 넓히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기재부가 운용에 손을 떼도록 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홍완선 본부장의 임기는 3일 까지인데 우선 일시적으로 임기를 연장한다고 하지만 기금운용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기도 하고요.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 가 더 걱정인데 글로벌 투자방향을 모색하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열렸습니다. 현장 분위기 어땠습니까.

네. 최광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새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와야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연임불가 의사는 굽히지 않은 상황이고요. 이에 따라 홍완선 본부장의 임기는 내일까지이고, 새 본부장이 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점진적으로 퇴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 이사장이 글로벌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보면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실인데 다만 그 방안이 공사화인지 아니면 현 체제 내에서 해외투자 확대인자 여부가 문제였죠. 최 이사장의 사퇴 등 내홍 속에서 이번 글로벌 세미나를 열고 해외 거물들을 맞이 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죠. 홍완선 본부장이 인사말에서 강조했듯이 연기금으로 세계 2위 규모인데 최 이사장의 사퇴가 발생한 과정을 보면 전혀 규모에 걸맞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지 않았습니까. 당초 계획과 달리 공단 2인자인 홍완선 본부장이 대신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테판 슈와츠만 회장과 또 칼라일의 윌리엄 콘웨이 경영자를 맞이했는데 최 이사장이 갑작스레 안나온 것에 대해 이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할지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요. 어쨌든 이제 앞으로가 중요한데 사모펀드투자를 비롯한 대체투자가 저성장, 저금리의 뉴노멀 시대를 해체가는 다변화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향후 방향을 설명했습니다.

앵커)국내 금융기관은 글로벌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글로벌 기관은 한국시장을 이해하자는 취지인데 해외 전문가들은 어떤 조언을 해주던가요.

네. 블랙스톤은 대체투자의 강자인데요.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아닌 다른 대상에 투자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원자재 등 비전통자산을 뜻합니다. 블랙스톤 스테판 스와츠만 회장은 국민연금과 유사한 규모의 연기금은 대체투자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매우 현명한 움직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국민연금의 대체투자비중은 10%에 못미쳐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인데요. 대체투자에 대한 절대금액, 그리니까 투자 총액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블랙스톤 회장의 인터뷰 내용 보시겠습니다.

[인터뷰] 스테판 / 슈왈츠만 블랙스톤 회장
"국민연금의 빠른 성장세를 고려할 때, 대체투자에 대한 절대 규모뿐 아니라 상대 비중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블랙스톤 회장은 스포츠에 빗대에 대체투자의 강점을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전통투자 매니저들이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이라면 대체투자 매니저는 실제 경기를 뛰는 선수라는 겁니다. 주식 등 전통투자영역에서는 일단 매수한 뒤 지켜보면서 수동적인 자세를 견지하지만 대체투자 매니저들은 기업 인수를 예로 들면 인수를 하기전부터 가치를 향상시킬 계획을 가지고 투자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진한다는 것인데요. 국민연금은 현재 블랙스톤에 위탁운용하면서 22%의 투자수익률을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민연금의 8월말 기준 수익률은 3.2%에 불과한데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죠.

앵커) 이렇게 국민연금의 글로벌 위상은 높아지는데 기금운용 방식은 기금규모에 못 미치기 때문에 개편이 시급하다며 국내 전문가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재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는데요. 이번 포럼에서 강조됐던 것은 전략적 자산배분안입니다. 원종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블랙리터만 모델을 논의할 것을 주장했는데요. 현재 국민연금에서 자산배분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모델은 특정자산에 비중이 쏠리는 코너해 현상이 심각한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원종욱 박사는 기존 모델이 워낙 센서티브, 민감하기 때문에 한 자산군의 기대수익률을 조금만 올려도 자산배분 비중이 확 높아지는데 이렇다보미 국내 채권 투자비중이 60%에 달하는 현실을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에 반해 블랙 리터만 모델이 글로벌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주요 자산군이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적정 기준선을 제시하기 때문에 쏠림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안정적인 운용차원에서 글로벌 시장과 연동하고 시장중립지향하는데 적합한 모델이라는 것이죠. 이 모델로 현재 국내 현실을 감안해 안전자산비중을 최대치로 잡는다고 해도 국내 채권 비중은 42.22%가 나오는데 현재 국내채권 비중은 10%P 이상 초과된 상태이죠. 2020년까지는 국내 채권 비중은 14%대로 40%P이상 줄여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앵커) 앞서 기획리포트와 기사를 통해 예일대학교 기금 모델을 여러차례 소개하지 않았습니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예일대학교 2016년도 기금운용 목표을 보면 미국내 주식은 4%, 채권 및 현금 비중은 8.5%에 불과한데요. 채권 비중 감축을 비롯해 국내 시장을 벗어나자 해외에서 투자다변화하자는 취지는 공통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예일대 모델은 이미 자산배분이 확립돼 대학교에서 실제 운용하고 있는 것이고, 블랙리터만 모델은 자산배분안을 만들기 위한 기초모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다양한 논의는 필요하겠죠. 단 지금의 글로벌 자본시장 상황과 해외 연기금의 전략 전술을 고려할 때 정말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모델이 절실한데요. 예일대 모델은 현재 국내외 연기금 포트폴리오중 상당히 이상적인 수준에 가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모델을 또 시장상황에 따라 바뀔 겁니다. VC에 20%를 투자하고 LBO에 더 많이 투자하는 연기금을 우리는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블랙리터만 모델을 논의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애매한 기금운용위원화와 기금운용본부의 역할 분배문제가 바탕에 깔려있기도 합니다. 원 박사에 따르면, 현재 사용하는 자산배분 모델에서는 워낙 보완, 수정해야할 것이 많기 때문에 기금운용본부가 자산배분안까지 1안, 2안 등 미리 정해서 보고하다보니 기금운용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것인데요. 블랙리터만 모델 논의를 시작으로 수익률 등 시장전망은 기금운용본부가, 시장 전망 확신 정도에 따른 자산배분안 선정은 기금운용위원회가 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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