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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 'OO배송'에 수세 몰린 택배사들, '전국 당일배송' 정공법

김이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이슬 기자] 전국 당일배송 시대가 열리면서 본격적인 배송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기존 택배업계 선두업체인 CJ대한통운이 이달부터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현대로지스틱스와 한진 등 나머지 택배업체도 잇따라 당일배송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오늘(2일)부터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주문한 상품을 당일 오후까지 배송 완료하는 서비스를 본격 시행했다. 'CJ The 빠른 배송' 서비스는 오전 11시 이전까지 물류센터로 입고된 주문 상품을 당일 오후까지 받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 CJ대한통운 가산 물류센터 모습. 택배기사들이 배송상품을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전국 당일배송 실시는 택배업체들 가운데 CJ대한통운이 처음 물꼬를 트게 됐다. 기존 일부 업체들이 서울 수도권 인근이나 전국 5대 광역시 일부에서 당일배송을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택배 네트워크와 인프라 등 부족으로 전국 일대로 확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고객사 가운데 당일배송 서비스를 원하는 곳이 많았지만 택배업체 여력이 안돼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고객사는 투자비 없이 배송서비스를 질적으로 높일 수 있고 소비자는 편익이 증대돼 결과적으로 소비 활성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CJ오쇼핑과 홈앤쇼핑, 아임쇼핑 등 유통채널 고객사들의 물량에 한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일반 배송과 비교해 당일배송 단가가 높게 책정되겠지만, 원하는 고객사들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개인배송의 경우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가 현재로서는 제한된다. 개인 물품을 전국 지역에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는 내년 초 수도권 지역부터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대한통운은 퀵서비스 업체 메쉬코리아와 업무제휴를 통해 개인 물품 당일배송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주문 후 3시간 이내 배송이 완료된다.

CJ대한통운의 한발 앞선 당일배송 서비스를 본 나머지 택배업체들은 전국 당일배송 추진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는 이르면 연내 당일배송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으로 현재 20여 명으로 구성된 당일배송 TF팀을 가동 중이다. 물류센터 입고 상품의 경우 반나절 안에 당일배송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서울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먼저 선보인 뒤 전국 일대의 당일배송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수도권의 경우 지난 9월 가동을 시작한 서울 동남권물류단지가 허브터미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단거리 지역 당일배송은 퀵서비스 서비스 연계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빠른 배송을 위해 기존 택배차량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9월 가동을 시작한 서울 동남권물류단지 내부 모습.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가 물류설비를 갖추고 입주해 있다.>

이를 위해 현대로지스틱스는 퀵서비스 업체를 인수하거나 업무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협력 대상은 기존 메이저 퀵 서비스 업체는 물론 스타트업 업체 등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현대 역시 마찬가지로 유통사 위주에서 개인택배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점차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속한 배송을 원하고 있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의 질적 성장은 필수라는 이유에서다. 현대로지스틱스 관계자는 "현재 택배사 물량의 90%는 홈쇼핑 등 유통채널이 차지하고 있다"며 "개인택배까지 당일배송을 일시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결국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택배도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한진 관계자는 "올해 동남권 물류단지를 개설하면서 당일배송 등 여러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진 상황"이라며 "전체 물량 80%가 수도권 대상이고 강남권과 20분 거리밖에 안돼 당일배송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국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에서 드론(무인기)을 이용한 배달서비스 '프라임 에어'를 준비 중이다. 사진=머니투데이>

택배업체들의 잇단 서비스 혁신으로 배송경쟁은 한층 더 과열될 양상이다. 택배사들의 전국 당일배송 카드가 앞서 자체 물류센터망을 보유하고 당일배송에 나선 소셜커머스에 맞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행 중인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국내 대표 택배업체들을 회원사로 보유한 한국통합물류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물류협회는 쿠팡의 서비스가 비영업 차량으로 배송비를 받는 불법적인 운송행위라며 검찰 고발한데 이어 법원에 행위금지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물류협회가 이처럼 크게 반발하는 것은 로켓배송 서비스가 그만큼 위협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쿠팡은 전국 각지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9800원 이상 구매고객에 한해 무료로 당일배송 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소비자들도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택배업체로선 기존 택배 물량을 나눠먹을 수밖에 없어 눈엣가시인 셈이다.

배송전쟁은 비켜가기 힘든 세계적인 흐름이다. 아마존은 미국 내 66개 물류센터를 확보해 당일배송을 하고 있고 중국 대형 유통업체인 제이디닷컴도 3만명의 택배기사를 통해 당일배송을 시행 중이다.

다만 택배업체로선 낮은 운임 문제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택배 운임은 2300~2400원 수준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반토막난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저단가가 형성됐음에도 당일배송 경쟁이 본격화되면 택배업체들은 그에 상응한 인프라 확충 등 운영비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고객사 요구에 부응해 전국 당일배송 서비스를 추진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단가 정상화가 우선 되어야 차별화된 서비스를 추진하는데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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