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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식어버린 열풍..허니과자·과일소주 매출 뚝↓

이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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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맛'에 푹 빠졌었다고 하죠? 허니과자와 과일향 저도주 열풍이 대단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들어 관련 매출이 크게 꺾였다고 합니다. 허니과자는 1년, 저도주는 반년만에 그 유행이 저물고 있는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죠. 이대호 기자!


1) 요즘엔 허니버터칩 사먹을 수 있나요? 그래도 아직 시중에선 찾아보기 어렵던데요?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대호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허니맛 과자 열풍은 꺾였습니다. 다만 아직도 해태 허니버터칩은 흔히 보기 어렵죠.
아직 '원조' 효과가 남아 있고, 특히 허니버터칩의 경우 최대 생산량이 월간 75억원 규모로 제한돼 있어서 유통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부 소매점에서 카운터 밑에 숨겨두고 판매하던 관행들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한 소비자는 최근 동네 편의점 사장님이 허니버터를 매대에 올려놓고 팔기 시작했다고 말하더군요.

내년 4월이면 해태가루비 허니버터칩 제2공장이 신규가동을 시작합니다. 그때부터는 월간 생산량이 150억원으로 지금의 두배 규모로 늘게 됩니다.

2) 허니버터칩 성공을 보고 제과업체들이 미투제품을 참 많이 쏟아냈잖아요? 그 판매 증가세가 지금은 크게 꺾였다고요?
A 대형마트에 의뢰해 관련 매출을 뽑아봤습니다.
'전체 스낵 중 허니맛 매출 비중'은 지난 6월 51.9%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지난달(10월)에는 35.9%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과자 소비 중에서 허니맛 과자 소비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는 뜻이죠.

올해 상반기에는 40%대, 6~7월에는 50%대를 기록했는데, 8월부터 급격히 꺾였고, 지난달에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온 것입니다.

B 대형마트에서 조금 더 세분화 해 '감자칩 내 허니류 매출 비중'을 살펴보니 지난 10월 기준 21%로 지난 6월(40%)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달 둘째주 기준으로는 16%까지 내려왔습니다.



3) 유행이 오래가지 못한 이유로는 미투제품들이 너무 많이 쏟아진 탓도 크다고요?

소비자들은 허니맛 과자 유행이 빨리 꺾인 이유로 미투제품의 범람을 꼽습니다.

처음에는 그 맛이 궁금해서 먹어보고, 다양한 신제품들이 나와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나중에 가서는 더 이상 허니맛 과자에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용훈 / 20대 직장인
이것저것 모방 제품이 나와서 이것저것 먹어보긴 했지만 맛이 거기서 거긴 것 같아요.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4) 매출 하락세는 미투제품에서 더 확연하게 나타난다고요?

C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체 감자스낵 매출 중 15.6%를 차지해 1위에 올랐던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지난 10월 매출 비중이 2.5%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지난 3월 19.9%로 잠시 1위에 올랐던 '오리온 오감자 허니밀크'도 2.5%로 급감했습니다.

반면, 원조격인 해태 허니버터칩은 경쟁제품 약세 영향으로 매출 비중이 출시 이후 최고치(14.4%)를 기록했습니다.


넘쳐나던 미투제품들은 하나둘씩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싱크]
대형마트 직원
(제과업체에서)생산을 안 해요. 그러니까 발주 중단이 걸리는 거거든요. 생산을 안 해서... 운영을 안 하는 제품이니까... 대표적인 것 몇 개 빼고는 하나씩 죽어 가고 있어요.


5) 앞서 '원조' 해태 허니버터칩은 아직 건재하다고 이야기 했는데, 이렇게 유행이 저물고 또 생산량까지 늘어나도 원조 효과가 지속될까요?

지금은 생산량이 많지 않아 허니버터칩이 나오는 대로 팔리고 있지만, 허니과자 시장이 축소되는 와중에 희소성까지 떨어진다면 그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겠죠.

해태제과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주가를 봐도 그 불안함이 담겨 있는데요.

크라운제과 주가는 지난 8월 92만원대까지 올랐었지만, 최근에는 48만원대로 거의 반토막 난 상태입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크라운제과 목표주가를 10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크게 다운시키기도 했습니다.

해태제과의 성장률이 지난 2분기 25%대에서 3분기 15%대로 둔화됐다며, 그 이유로 허니통통과 허니자가비 등 허니버터 확장 제품들의 성장률이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해태 등 제과업체들은 허니맛 과자라는 기존에 없던 시장이 새로 생긴 만큼, 성장세는 꺾일지라도 어느 정도 시장 규모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6) 올해 허니버터칩과 함께 최고의 히트상품은 바로 순하리로 대표되는 '과일향 저도주'였는데요. 저도주 열풍은 더 빨리 꺾였다고요?

봄부터 시작돼 여름에 불타올랐던 과일향 저도주 인기는 찬바람과 함께 빠르게 식어버렸습니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주 매출 가운데 과일소주 비중은 5.1%로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 8월 12.5%로 정점을 찍은 뒤 두달만에 절반 이하로 급감한 것입니다.

순하리 처음처럼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매출이 조금씩 오르다 5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는데요, 9월부터는 성장세가 빠르게 꺾였습니다.

[싱크]
대형마트 관계자
(초반에는)그냥 돌아서면 훅 나가고 돌아서면 훅 나가고 그랬다가... 자몽에이슬 막 들어왔을 때는 하루에 10박스, 많이 나가면 15박스... 지금은 5박스나 나가려나? 순하리는 3박스...


7) 사실 2000년대 초반 레몬소주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주 유행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 정도 예견되지 않았나요?

주류업계 유행은 돌고 돕니다.

지난 봄, 과일향 저도주 열풍이 불었을 때도 10여년만에 레몬소주 유행이 돌아왔다는 얘기가 나왔고, 마찬가지로 이 역시 단기간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죠.

[인터뷰]
오용운 / 40대 직장인
(저도주 드셔보셨어요?) 예, 몇 번 있어요. 한 두세 달 전에? 얘기 좀 듣고, 식당에 진열돼 있기에 마셔봤는데... 이것도 예전에 과일주 레몬소주 유행했던 것처럼 저희 젊었을 때처럼 잠깐 유행하고 말 것 같은데...


8) 저도주 열풍이 꺾이면 주류업체들 타격은 없을까요?

소주를 만드는 거의 모든 주류업체가 과일향 저도주를 내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 3월말 롯데주류(롯데칠성음료)가 내놓은 순하리 처음처럼이 큰 인기를 끌자 무학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를, 하이트진로는 '자몽에이슬'을, 보해양조는 '복받은 부라더'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저도주 열풍에 편승했습니다.

사실 주류업체들에게 과일향 저도주는 '지켜볼 수만은 없는' 시장이었습니다. 큰 바람이 분 데다가, 리스크가 매우 낮은 사업이기 때문인데요.

과일향 저도주는 신규투자 없이 기존 소주 공장에서도 생산 가능하고, 별도의 용기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만큼, '리스크는 낮고 매력은 높은' 선택이었습니다.

열풍이 오래가지는 못했지만, 롯데주류는 "2등 업체가 주류업계 유행을 선도했다"는 점에, 무학과 보해양조는 "지방 주류업체로서 전국적 판매 가능성을 봤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대호 (robin@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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