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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N현장]역대 최대 실적 달성한 한전, 누진제 소송에 요금 인하 압박까지

염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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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지난해 한국전력공사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습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덕에 석유와 LNG 등 연료비가 최대 절반 넘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실적이 개선된 덕에 조환익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지만, 원료비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독 인하되지 않고 있는 전기요금과 누진제로 인한 소송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산업부 염현석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 리포트 >
질문1: 지난해 한국전력의 실적이 얼마나 좋았나요?

답변1: 작년 한국전력은 무려 1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정도 영업이이 늘었습니다. 역대 최대 실적이고 한전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넘겼습니다.

여기에는 10조5,500억원에 팔린 삼성동 부지로 거둔 수익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전력의 수익구조를 생각하면 11조원 넘는 영업이익 대부분은 국민과 기업에 전기를 팔아 얻은 겁니다.

질문2: 경기 불황 등으로 인해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을 줄줄이 줄고 있는데 한전은 어떻게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나요?

답변2: 우선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연료비가 최대 평균 26% 가량 줄었습니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 영향으로 지난해 한전이 유류를 구입한 원료비는 2014년보다 25% 가량 줄었습니다.

유가에 연동된 천연가스, LNG는 연료 구입비가 50% 넘게 줄었습니다.

이 때문에 2014년 20조원이 넘었던 연료비는 지난해 15조원 정도로 한전은 유가 하락으로 앉아서 5조원을 넘게 벌었습니다.

한전의 지난 2014년 영업이익이 6조원 가까이 됐으니깐 여기에 연료비 감소로 얻은 이익만큼이 딱 지난해 한전 영업이익인 겁니다.

또 현실화된 전기요금도 한전의 최대 실적 달성에 한 몫하고 있습니다.

한전은 항상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 판매단가 때문에 손실이 쌓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한전은 2007년 이후 10번 정도 전기요금을 인상했습니다.

요금은 총 44% 정도 인상되면서 한전의 전기요금 원가 보상률도 100%가 넘었습니다.

그러니깐 우리나라에 전기를 유일하게 팔 수 있는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인상과 원료비 감소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겁니다.

여기에 지난해(2015년) 영업이익률은 16%가 넘었는데 이는 삼성전자(13.5%), 현대차그룹(7.4%)을 압도하는 수치입니다.

2만여 부품을 조립해 자동차를 만들어 전세계에서 수출하는 현대차그룹 보다 두배 이상 높은 겁니다.

이 때문에 한전의 올해 수익을 두고 '땅 짚고 헤엄치기식 폭리'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3: 한전이 공기업이고 보통 제품은 원가가 줄면 판매가도 줄어드는데 전기요금은 원가이 크게 줄었는데도 요지부동이네요?

답변3: 네 맞습니다. 전기요금은 가스요금과 난방요금 등과 같은 공공요금입니다.

그런데 공공요금 가운데 유독 전기요금만 인하에 인색합니다.

전부 연료비가 국제유가에 연동된 탓에 가스요금은 지난해에만 20% 넘게 줄었습니다. 올해도 저유가가 이어진 탓에 1월 9%를 추가로 인하했습니다.

난방요금도 계속해서 줄고 있는데 올해 1월 추가로 7% 넘게 내렸습니다.

하지만 원료비 감소로 5조원이나 수익을 추가로 얻은 한전은 "전기요금을 인하할 경우 국민들의 전기 소비량이 많아져 전기요금 인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매번 전기 요금을 올릴 때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올랐고, 무분별한 전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료를 올린다"는 한전의 설명은 앞뒤가 조금 맞지 않아 보입니다.

질문4: 그런데 한전은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주요국가들보다 저렴해 오히려 요금 현실화 차원에서 전기요금이 더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답변4: 실제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한전의 주장과 같이 그렇게 저렴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을 100이라고 하면 일본은 188, 미국은 99, 프랑스는 142, 영국은 180, 대만은 96 정도 됩니다.

그러니깐 일본, 프랑스,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전기요금이 2배 정도 비싸고 미국, 대만은 조금 저렴한 겁니다.

그런데 기준을 조금만 달리해보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얼마나 비싼지 알 수 있습니다.

방금 보신 표는 나라별 전기요금을 단순 비교한 겁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전기요금은 공공요금이기 때문에 절대비교를 하면 안 됩니다. 물가도 생각해야 하고 국민들의 소득 수준도 생각해야 합니다.

일본과 프랑스, 영국 이 나라들의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2배 정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 소득 대비 전기요금은 한전이 주장하는 전기요금 현실화가 된 나라들과 비슷합니다.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2배 높은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비국보다 2배넘게 비싼 겁니다.

질문5: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싸지 않군요, 그런데 우리나라 전기요금에 부당한 게 더 있다죠?

답변5. 우리나라 전기요금에는 특별한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누진제라는 겁니다.

정부가 40년전에 전기 절약을 위해 주택용 전기, 그러니깐 가정이 쓰는 전기에만 누진제를 적용했습니다.

2월22일 아무리 아껴써도 누구나 내는 전기요금 누진제..."40년 넘은 요금제 뜯어고쳐야" 리포트 중 첫번째

그런데 전기를 아껴쓰라고 만든 누진제가 지금은 사실상 전 국민에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4인가족이 한달간 평균 전기 사용량은 350kwh 정도 됩니다.

그런데 평균 사용량이 바로 누진제 4구간에 해당합니다.

실제 제가 취재한 한 가정의 경우 우리나라 4인가정 평균 사용량의 60% 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누진제를 적용받았습니다.

한전 요금제에 따르면 한달 전기요금이 6천원(사용량 기준: 100kwh 초과)이 넘으면 누진제가 적용됩니다.

가정에서 흔히쓰는 전기밥솥(100kwh)과 냉장고(40kwh), 셋톱박스(250kwh)에 전기장판(200kwh)을 한달동안 사용하면 전기 사용량은 500kwh가 넘어 요금은 17만원 가까이 부과됩니다.

질문6. 이런 누진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국민들이 부당한 요금제로 얻은 수익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냈다죠?

답변6. 참다 못한 소비자들이 지난 2014년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소송을 냈습니다.

20명으로 시작한 소송은 6백여명이 참여했고 전국 7곳의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이들은 우선 주택용 전력에 대해서만 누진제를 적용한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합니다.

4인 가정이 평균 사용하는 월 전기량은 350kwh로 누진제 4구간에 해당하는데 판매단가(kwh당 200원)를 산업용과 비교하면 두배나 비싸집니다.

소송의 또다른 쟁점은 한전이 독점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악용했느냐 여부입니다.

원고들은 전기를 쓰려면 '누진제'라는 단하나의 약관만을 선택할 수 밖에 없어 부당한 요금을 강요받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누진제가 포함된 약관은 정부와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위법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당초 재판결과는 올 1월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자료제출에 미온적인 한전의 태도때문에 미뤄지고 있습니다.

법원은 한전에 전력생산 원가를 따져볼 수 있는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전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습니다.

한전의 이런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사실상 전 국민인 점을 감안하면 한전은 보다 책임있는 태도로 재판에 임해 법적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최근 연임에 성공한 조환익 사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가를 전부 공개하면 지금과 같은 전기요금 구조를 개선 여론이 심해져 수익이 줄고, 공개하지 않아 재판에서 지면 사실상 전국민에게 보상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 원가 인하분도 반영하지 않아 최근 전기요금 인하 압박 여론도 거셉니다.

조환익 사장이 막대한 이득을 내 연임에 성공했지만 소송과 악화된 여론 등 악재가 산적해 있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산업1부 = 염현석 기자 (hsyeo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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