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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리뷰] “종이책과 전자책, 함께 지식문화 이끌어야” … ‘뚱보강사’의 출판 예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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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강사’라는 애칭과 함께 1980년대부터 전자출판의 이론과 실무를 개척해 온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이 전자출판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오늘의 국내 출판문화를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을 펴냈다.

저자는 전자출판의 산 증인이라 해도 좋을 만큼 이 분야에서 탄탄한 이력을 쌓아 왔다. 1982년 국내에 처음 8비트급 개인용 컴퓨터가 도입되자 우리 출판계에 컴퓨터 도입이 절실함을 역설했고, 1988년에 한국전자출판연구회를 발족시켜 전자출판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많은 강의와 연재 과정에서 ‘뚱보강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1년에 출간된 『컴퓨터는 깡통이다』는 30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늘날 ICT 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출판 환경은 급변하여 저자의 말처럼 ‘구름책 시대’에 접어들었다. 마이클 가텐버그가 지적한 ‘동기화, 스트리밍, 파일 공유’ 등을 특징으로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판계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유비쿼터스라는 말처럼 실은 출판을 신문, 방송, 통신 등 여타 인접분야와 구별하는 일이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이 시점에서 저자는 오히려 종이책과 전자책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따지고 보면 “출판은 깡통이다.” “가치 있는 지식과 정보와 데이터를 모은 책의 내용을 종이에 출력하면 종이책이 되고, 책의 내용을 디지털화해서 네트워크에 접속해서 인터넷 서버에 저장하면 전자책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디스크책, 네트워크책, 모바일책, 구름책 등 형식에 따라 명칭은 바뀔 지라도 콘텐츠와 지식 문화를 담아낸다는 출판 고유의 성질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출판은 오케스트라와 같아서, 전문 기획자와 편집자가 주도하여 콘텐츠와 시스템과 디자인과 마케팅을 잘 조화시켜야만 심금을 울리는 명곡을 창조해낼 수 있다. 속이 빈 깡통은 소리만 요란할 뿐인 것이다. 여기에 우리 고유의 문화를 보호하고 육성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열악한 출판 산업을 버텨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발표한 글들을 출판과 콘텐츠, 출판과 디자인, 전자출판과 한글 코드, 미디어 리터러시, 우리 역사와 문화 각각의 주제별로 나누어 묶었다. 그중에는 출판디자인과 그래픽디자인의 차이, 한글의 가독성과 이독성, 한글 타이포그래피, 한글 입력코드와 자판 표준 규격 같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나 ‘과거 중심의 서술’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얼핏 보아 전문 분야의 문제제기 같은 글에서도 당시 현실에 비추어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 주장처럼 저자가 “출판은 문화산업”이라는 자신의 원칙적 관점을 모든 글에서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출판인은 한글문화를 보존하고 창달시키며, 한국말을 계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출판은 저자와 독자를 연결하는 종합 연출 사업이자, 문화산업이고 지식산업이고 정보산업이다. 출판은 그 민족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글 전반에 걸쳐 저자는, 출판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을 통해서 발전하는 대표적인 분야이며, 가치 있는 콘텐츠를 그 모든 형식에 자유롭게 옮겨 담아 우리 고유문화와 지식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우리 출판 현실에 여전히 유효한 지적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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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은 깡통이다 : 뚱보강사 이기성의 출판 콘서트’ = 이기성. 춘명. 280쪽. / 분야 : / 값 : 13,800원



김선태 기자 kstkks@me.com

[MT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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