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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현장+]코데즈컴바인에 잊혀진 중국원양자원..어찌 하오리까

이민재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이민재 기자] 지난 2년 간 중국원양자원 최대주주, 장화리 대표이사의 지분율 변화는 0.78%에서 19.25%, 다시 1.63%로 극과 극, 그야말로 극적이다. 인수합병(M&A)를 통한 지분 양수도가 아니라 '경영을 잘하겠다'고 소액주주들에게 여러차례 약속을 주고받은 과정에서 나타난 지분율의 변화라 더욱 놀랍다. 아무리 고치고 고쳐 생각을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저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중국 기업의 대주주가 국내 투자자를 사실상 '현금인출기(ATM) 취급'한 상황에서 대한민국 주식 시장을 관리하는 한국거래소나 금융당국 역시 별다른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4년 4월 30일, 중국원양자원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중국당국의 송금규제로 상환이 안되자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채권단의 질권 행사로 장화리 대표의 주식 892만주가 말 그대로 날아갔다. 이후 30만주를 장내매도 하면서 장 대표의 지분율은 0.78%까지 떨어졌다.

최대주주가 하루아침에 사라진 상황. 당시 소액주주들은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 송금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시위를 열고 장 대표의 경영 의지를 보여달라 촉구했다.

그 동안 장 대표는 중국원양자원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행사해 지분율을 715만주(8.6%)까지 늘렸다. 여기에 중국원양자원 소액주주들과 소통을 통해 주주 제안과 협의로 2014년 12월 26일 장 대표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1,096만주(10.65%)를 받은 장 대표의 주식은 1,811만주(19.25%)까지 증가했다. 중국 송금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장 대표가 강조한 원양어업 사업만 잘되면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하청업체의 파업 등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원양어업 관련 허가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시련이 이어졌다. 회사 측은 적자 폭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고 소액주주들은 믿었다.

하지만 유증 신주의 1년 보호 예수가 끝나는 시점에 소액주주들의 신뢰는 또 다시 무너졌다.

지난 1월 6일~11일, 175만주(2.53%)를 장내 매도한 데 이어 11일에 480만주(4.9%)를 팔았다. 장 대표가 중국회사 해남활력개발유한공사를 대신해 관련 금융리스 프로젝트에 담보를 제공했고 채무 만기 이후 해당 회사가 상환을 못하자 기소되어 장 대표가 대신 지분으로 변제한 것이다.

지난 3일과 9일 사이에도 668만주(6.83%)를 매도했다. 장 대표의 지분율은 1.63%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31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중국원양자원 경영진은 신주 발행 한도를 2억 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했다. 장 대표를 믿고 유증까지 허락해준 국내 주주들의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60% 이상의 반대표로 관련 안건들이 모두 부결됐지만 국내 주식시장과 투자자들을 ATM으로 취급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수년간 지속 됨에도 상장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한국거래소가 아무런 대책조차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 보호의 최종 책임을 지고 있는 금융당국 역시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주총에 참석한 채기섭 중국원양자원 사외이사는 "주식 수 늘리기는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다"며 "한국 주주들을 ATM 기기로 취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국원양자원을 상장시킨 한국거래소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중국고섬 사태로 알 수 있듯 중국원양자원의 문제는 한국거래소의 무리한 해외 기업 상장 유치가 출발점이라할 수 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법과 규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우리 측만의 일방적인 필요에 의해 추진된 상장'의 후유증인 것이다. 2009년 상장 이후 8년반이 넘는 시간 동안, 숱한 개미투자자들이 의기투합한 '투기 사이클'이 몇차례나 진행된 것은 부수적인 결과물이다.

올해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기업 유치를 목표로 삼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는 이유다. 상장 유치 성과에 얽매여선 소탐대실의 우를 다시 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장은 품절주 코데즈컴바인 사태의 해결이 급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제2의 중국원양자원의 출현을 막는 게 중요하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이민재 기자 (leo4852@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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