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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새 반토막 난 시멘트株, M&A 막바지인데 언제 굳을까

김학준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김학준 수습기자]

이르면 7월 현대시멘트가 매각(M&A)될 수 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른바 품절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까지 더해져 현대시멘트 주가는 5월중 세차례나 상한가에 오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 매각은 수년간 진행된 시멘트 업계 구조조정의 정점을 찍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시멘트 시장은 상위 7개 대형사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시멘트를 품에 안는다면 누구든 단숨에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지급보증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려 워크아웃까지 내몰린 현대시멘트의 새주인은 누가될까. 주가는 지금 같은 인기를 유지할까.

◇현대시멘트, 인수후보군 다수..주가는 고점에서 반토막도 속출

현재 시멘트시장은 쌍용양회가 20%대 점유율로 현재 업계 1위지만, 나머지 업체들도 10% 내외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 현대시멘트를 품는다면 순식간에 점유율이 20%대로 높아진다. 대형 시멘트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나아가 본업과의 시너지가 예상되는 레미콘 업체들의 관심도 뜨거운 것으로 전해진다.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연합자산
관리(UAMCO·유암코) 그리고 일부 사모펀드들까지, 인수후보군은 두텁다.

하지만 현대시멘트 인수가 승자의 저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국내외 경기둔화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수부양의 카드로 계속 밀고 있는 게 건설경기다. 그런데 바로 이 건설경기를 보는 우려의 시각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안감은 주가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시멘트 대장주인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7월 18만 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5월25일) 8만 9,100원으로 반토막 났다. 한일시멘트뿐만 아니라 다른 시멘트회사들도 지난해와 비교해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가동률 회복과 공급 가중의 딜레마
올해 예상되는 주택 공급물량이 평년에 비해 적지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당부한다. 건설경기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냉철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단순히 내수시장이 현재 좋다고 앞으로의 실적을 낙관할 수 없다"며 "글로벌 시장 흐름이 좋지 않아서 회사가 잡아둔 예상 영업실적이 나올 수 있을지 불확실한 데다, 하반기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장담할 수 없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시멘트협회의 시멘트산업 통계자료와 전자공시시스템의 공시를 분석해보면 주요 시멘트사의 공장 가동률이 2012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는 2012년 시멘트의 원료 덩어리인 클링커 가동률이 80.1%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76.1%, 올해 1분기는 69.7에 해당했다. 삼표에 인수된 동양시멘트도 2012년 83.9%에 이르던 가동률이 올해 1분기 74.5%에 머물렀다. 가동률은 시멘트와 같은 장치산업의 영업환경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가동률이 높은 게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높은 가동률은 다시 공급과잉이라는 복병을 내재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가동률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선두 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고 후발 업체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계 구조조정 미완성 시각 존재..품절주라고만 믿기엔 한계

지난해 9월 삼표가 동양시멘트 인수금으로 제시한 금액은 8,260억원. 인수 당시에도 시가의 두 배 이상을 제시한 것이라 무리가 따를 수도 있다는 시선이 존재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삼표산업의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동양시멘트 인수과정에서 확대된 그룹의 차입부담금과 건설경기 침체시 동양시멘트의 부담이 모그룹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시멘트 7개사의 누적 적자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1조 4,000억원을 초과했다. 2014년 살아난 내수시장에 회복됐지만 올해 1분기 다시 31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공장을 가동하는데 드는 고정비는 늘 부담이다. 내부온도가 1,400도에서 2,000도까지 올라가는 소성로 등 공장 설비를 유지·보수하는데 많은 비용이 요구된다. 가뜩이나 1997년 이후 시멘트 회사들은 건설회사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공장을 증설해왔다. 건설업 불황이 오면 그 유지보수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 선정을 비롯한 현대시멘트 인수전은 7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자에 이은 출자전환이 잇따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출자전환 주식들의 보호예수가 해재되고 주가는 큰 폭의 널뛰기가 예상된다. 한 증시 전문가는 "매각이 되면 부실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그렇다고 수익성이 정상화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품절주라고 해서 큰 기대를 갖기엔 무리가 있다"고 당부했다.

현대시멘트 인수합병이 승자의 저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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