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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집단지성' 이끄는 '증권형크라우드펀딩', 순항하려면?

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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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박수연 기자]
[앵커멘트]
온라인을 통해 개인투자자도 손쉽게 스타트업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도입된지 어느덧 1주년이 됐습니다. 그간의 성과는 어떤지, 앞으로 개선해 나갈 점은 없는지 산업부 박수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 박 기자, 크라우드펀딩, 이제는 대중에게 익숙한 용어입니다. 특히 올해 초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얘기해주시죠.

기자: 기부형이나 리워드형 등과는 달리 직접 스타트업에 투자해 배당을 받는 형식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이번달로 출범 만 1년이 됐습니다. 스타트업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투자자는 신생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컸는데요.

투자자 유형을 보면 30, 40대의 직장인들이 투자비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직접 창업하는 대신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의미의 창업열풍이 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일반 대중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소비자이면서 투자자가 되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그간의 투자사례들을 좀 자세히 살펴볼까요.

기자: 우선 대중에게 친숙하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 관련 크라우드펀딩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관객수가 늘어나면서 투자수익률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 구조인데요.

업계 최초로 펀딩에 성공한 '인천상륙작전'을 시작으로 최근 7억원 펀딩에 성공한 국내 개봉작 '판도라'의 경우 흥행에 성공하면서 540만명의 손익분기점을 눈 앞에 두고 있고, 수입 영화 최초이자 애니메이션 영화 최초로 펀딩을 진행한 '너의 이름은' 1시간만에 목표치 100%를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미국 할리우드 영화까지 대상이 확대되면서 영화 부문에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펀딩을 발판 삼아 해외로 성공적으로 진출한 사례도 있습니다. 한국 신재생 에너지 스타트업 인진(INGINE)은 파도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가진 에너지 기업인데요. 이들은 펀딩을 통해 약 4억5000만원의 자금을 조달받았습니다.

이후 사업을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에너지 선진국인 영국에 현지법인을 세웠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진출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IT·모바일, 농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실제 이들에게 펀딩을 해준 중개업체 '와디즈'의 신혜성 대표 설명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신혜성 / 와디즈 대표
"올해 40개 정도 회사가 펀딩에 성공을 했고요. 그 안에는 기술기반의 스타트업도 있고 대중적인 기반의 콘텐츠들도 있어요. 예를 들면 수제맥주, ICT기반의 농업, 수제자동차 등에 내가 기존에는 단순히 소비자로 있다가 적극적인 미래소비에 참여하는 투자자로 전환된 사례가 좋은 사례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수치로 보면 어느 정도 됩니까. 사실 업계에서는 기대만큼은 투자가 활발히 일어나지 않았다, 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자: 이달 초 기준으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은 100건을 넘어섰고 펀딩 조달액은 약 160억원, 펀딩 성공율은 약 43%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도입 첫 해치고는 선방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발행금액은 감소하고 있어 성장세 자체는 주춤한 모습입니다. 4월에 33억원대이던 월 발행금액은 11월 들어 4억8천만원으로 내려앉았고, 투자자수 역시 7월 957명까지 증가했다가 지난달 250명까지 감소했습니다.

앵커: 아직 도입 시기로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겠지만 초반에 다소 부진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기자: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인지도 부족과 지나친 규제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 제도를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는데, 이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도구가 한정적입니다. 자본시장법상 SNS나 홍보 등에 제약이 있어 정보를 공개하는데 한계가 있는 겁니다.

또 성공적인 회수 사례가 나와서 업계 분위기를 띄우고 활성화에 물꼬를 터주어야 하는데 아직은 사례가 전무한 상황입니다. 다만, 간접금융 일색이 금융 투자 시장에서 일반인이 나서서 직접투자를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만큼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아울러 비슷한 자금조달 수단인 개인 간(P2P) 대출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하기 때문에 자금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때문에 여러 규제를 적절하게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개인 투자자의 경우 기업당 1년에 200만 원, 1년간 총 투자금은 500만 원으로 투자 규모가 제한됩니다.

하지만 한 중개업체 통계에 따르면 한도까지 투자를 하고 추가로 투자를 할 의향이 있는 일반투자자는 전체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투자자 한도를 늘려 좀 더 시장에 돈이 돌게 하고, 광고 규제를 풀어 대중에게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20인 이상만 가능하도록 돼있는 요식업 등 업종 제한도 완화돼야 한다 등의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크라우드펀딩협의회장이자 중개업체 오픈트레이드 고용기 대표의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고용기 / 크라우드펀딩기업협의회회장
"광고홍보 규제 부분이 완화돼서 SNS를 통해 크라우드펀딩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범국민적으로 지인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투자자 한도도 많이 적기 때문에 너무 보수적으로 법제도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한도는 늘리되 크라우드펀딩 투자를 경험한 투자자에게 한도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구조가 중간에 끼워진다면 보다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이미 펀딩이 활발한 해외 사례는 어떤가요. 제도적으로 국내와도 차이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크라우드펀딩이 이미 활발한 미국의 경우 SNS와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업체 홍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대중화가 수월한 편입니다.

영국 최대 규모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크라우드큐브(Crowdcube)의 경우 이번달 중순 기준 누적 투자중개액이 약 3000억원에 달하면서 시장도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2013년에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기업의 72% 정도가 펀딩 당시보다 더 높은 기업 가치를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정부의 매칭펀드 운용권을 이같은 중개 플랫폼 회사에게 주면서 스타트업 유인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성장사다리펀드'의 경우 이런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민간과 정부 자금이 잘 융합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정부도 이를 인식하고, 규제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펀딩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았습니까?

기자: 정부는 제도 시행후 여러가지 개선책을 담은 크라우드펀딩 활성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일단 비상장 스타트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KSM을 만들어 제도적으로 회수가 가능하도록 했고요. KSM에 등록된 크라우드펀딩 기업 주식에 대해서는 발행 후 1년인 전매제한 규제를 적용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또 내년부터는 3억원·50인 이상 조건에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기업의 코넥스시장 특례상장이 가능해집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펀딩 성공을 유인하고, 투자 성공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전문투자자와 적격투자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됩니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입법예고가 이 개정안의 절차들을 내년 상반기까치 마치겠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투자광고 규제완화 내용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통과가 불발됐습니다. 개별 중개업자의 홈페이지에만 가능했던 크라우드펀딩 정보를 SNS나 인터넷 포탈에서 일반투자자에게 광고할 수 있게 한 이 개정안이 계류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데는 여전히 애로사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출범초기인만큼 기대와 걱정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을 스타트업 밸리로 만든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은 얼마전 방한해 상장한 대기업에 투자해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고, 유망한 비상장 기업을 찾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크라우드펀딩이야말로 최적화된 투자라고 강조했는데요.

업계는 앞으로 이 시장의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순히 수익만을 추구하는 일반 투자 시장과는 달리 수요자 중심,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현재가치가 아닌 미래가치를 보고 시장에 모여든다는 점에서 유의미한데요.

혁신형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기업과 투자자가 함께 커나가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인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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