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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달걀 수입, 그 이면의 불편한 진실

유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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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방송 MTN 유지승 기자]


[앵커멘트]
AI 여파로 인한 달걀 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달걀 수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비싼 운송료와 검역비를 더하면 가격 실효성이 있을지 등 다양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 생달걀을 수입하는 것은 처음인 탓에 영세 유통상들은 혼란에 빠진 모습입니다. 달걀 수입과 관련된 불편한 진실을 유지승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사내용]
앵커1> 이번 AI가 발생한 지 50여일 만이죠? 달걀 대란이 심화되면서 정부가 달걀 수입 방안을 내놨는데, 그 내용부터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이번 AI는 사상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는데요. 특히 알을 낳는 산란계가 30% 넘게 매몰되면서 달걀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현 사태 수습만 해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달걀 수입 카드를 꺼내 든 것인데요. 정부가 발표한 지원책에는 달걀을 수입하는 업체들에게 한시적으로 수입시 관세를 면제해주고, 운송비를 50%를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수입 관세 면제는 6개월 간, 운송비 지원은 2월 말까지 두 달여간 적용됩니다. 할당관세의 경우 9만 8,600톤(시장유통용 27,853톤, 가공용 70,747톤)까지만 우선 지원키로 했고, 운송비는 소요예산을 9억원까지 책정했습니다. 결국 계속해서 모두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주어진 기간보다 지원이 더 빨리 마감될 수 있습니다.이럴 경우 모든 세금과 비용을 수입업체들이 내야해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앵커2> 그렇다면 지원을 받는 기준이 있을텐데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가 있나요?

기자> 우선 할당관세와 운송료 지원을 받으려면 시장유통용은 AT센터에, 가공용은 한국식품산업협회에 추천서를 내야 하는데요. 수입 목적에 따라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추천서를 내면 물건이 선적되는 선착순으로 비용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달걀을 수입해 시장에 유통하는 업체들이 수입 주체인 것이며, 가공용은 직접 달걀을 수입해 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업체들이 대상입니다.

따라서 가공용 달걀은 제과, 제빵, 외식업체들이 주로 수입하게 되는데, 주로 생란보다 가루나 냉동된 달걀을 들여오는 것이여서 생란 수입보다 애로사항이 적습니다.

우선 유통기한이 길어 운송 수단을 항공이 아닌 해상(배)을 이용할 수 있어 운송료 부담이 적은데요. 더욱이 여타 제품들의 수입 경험이 있는 식품 대기업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3> 가공용 달걀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니 결국 생란이 문제가 되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시중유통용, 주로 생란을 수입하는 경우인데요. 여기에는 달걀 수급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달걀 유통상들이 뛰어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수입 경험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특히 수입시 다른 제품보다 까다로운 절차와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생란을 들여오는 것이여서 더 걱정이 많습니다.
한 도매상인은 "20여년 간 농가에서 달걀을 사들여 판매해왔는데 갑자기 해외에서 달걀을 수입하려고 무역 공부를 하라니 막막하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에선 중간 수입상을 통해 달걀을 들여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 경우 추가 비용이 드는데다, 이 또한 달걀 수입 경험이 있는 업체가 전무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4> 정말 수 십년간 국내에서 달걀 도매업을 하시던 분이 하루아침에 무역 공부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군요.

기자> 네 현재 이들 영세 유통상들은 달걀 수급 부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업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어서 더욱 절박한 상황인데요.

관계자 이야기 또 들어보시죠.

[인터뷰] 한진수 / 달걀도매상 사장
"악순환이거든요. (물건) 결제가 보통 한달 결제, 45일 결제에요. 근데 물건이 안 가기 때문에 돈이 안 들어오면 수표주고 물건을 사야하는데 또 수표는 막을 길이 없죠. 그럼 부도날 수밖에 없죠. "

[인터뷰] 하도봉 / 한국계란유통협회 사무국장
"유통하시는 분들이 식용란 수입에 찬성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20~30년 동안 계속해온 계란 유통업에 대한 생존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 부분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수입을 해서 이익을 창출하는게 목적이 아니고, 물건을 확보해서 소비자들에게 더 낮은 가격에 신선한 계란을 공급하려는게 목적이지..."

이런 이유로 각종 리스크를 안고도 계란 수입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데요. 영세 유통상들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달걀 수입과 관련한 부처들이 농림부, 식약처, 식품산업협회, AT센터, 검역원, 관세청 등 다양하다보니 도움을 청하는 것도 힘든 실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달걀 수입을 준비 중인 한 유통상인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전화녹취]
달걀 유통상인
"지금 여태까지 계란을 수입해본 적이 없잖아요. (수입) 진행을 하다보니까. 관계부처가 어딘지도 헷깔리고, 관계부처에 전화해서도 과마다 (담당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찾는 것도 어렵고. 통합콜센터가 운영이 되서 한 곳에서 일괄적으로 민원처리를 했으면 좋겠는데 그게 안되다보니까. 어렵거든요. "

이밖에도 항공 운송으로는 유통기한이 짧은 달걀의 신선도 유지가 가능할 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또 생란이 들어오면 농식품부와 식약처에서 검역과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정부는 이 기간을 18일에서 8일로 단축하기로 했는데요. 이를 두고 과연 안전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됩니다.

앵커5> 가격 얘기가 나왔는데 수입 달걀이 국내에 들어오면 판매가가 얼마나 되는건가요?

정부가 시장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원가 100원에 운송비, 항공료, 검역비 등을 합치면 한 알당 390원이 소비자가로 책정되고 있는데요. 항공료 절반을 정부가 부담할 경우 실제 시장 판매가는 알당 320원, 30개 들이 한 판으로 치면 9,500원대로 책정됩니다.

현재 한 판에 만원을 웃도는 달걀 가격고 비교할 때 저렴할 수 있는 가격이지만, 수입 과정에서 보관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면 소비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판매가보다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는 실정입니다.

앵커6> 이번 AI, 언제쯤 정리가 될까요?

AI가 발생한지 지난 11월 이후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요. 현재 AI는 제주도만 빼고 전국이 다 걸렸다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번 AI로 살처분된 가금류 수만 현재 3,000만마리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악의 AI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정부에선 거의 정리 단계라고 하는데 아직 안심하기 이른데요. 농가 등에선 재발 우려에 대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 현재 AI 확산이 끝났다 하더라도 정상화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전국에 AI가 확산된 원인은 정부가 초기대응에 실패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업계의 타격에 대한 정부의 세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산업2부에 유지승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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