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N NEWS
 

최신뉴스

[이슈+]승승장구 은행 실적…올해는 신한·우리 내년엔 KB·하나

권순우 기자

thumbnailstart


■ 방송 : MTN 이슈플러스
■ 일시 : 2017년 2월 10일(11:00~11:30)
■ 진행 : 박민영 앵커
■ 출연 : 권순우 경제금융부 기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저성장 기조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은행이 매우 힘들 것이라는 관점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은행의 실적은 매우 좋았습니다. 대출 구성을 바꾸고 비용 절감을 하면서 내실 경영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도 엄청 올랐습니다. 권순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 지난해 은행 실적은 어땠나?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은행 등 4개 주요 은행, 지주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4대 금융사의 지난해 순익은 7조 5246억원으로 전년보다 25% 늘었습니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당기순익이 19.2% 올랐습니다. 삼성전자보다 더 높은 순익 증가율입니다.

신한금융이 2조 7748억원의 당기 순익을 올려 9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KB금융은 2조 1437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습니다. 하나금융은 1조 3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47.9%가 증가했습니다. 증가율로는 가장 높습니다. 우리은행 역시 1조 2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가 늘었고 13년 이후 최고입니다.

Q) 은행들 어렵다 어렵다 하는데 왜 그렇게 많이 늘었나요?
지난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은행들이 돈을 벌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은행의 가장 핵심적인 수익원은 예금과 대출의 마진, 예대마진입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서 순이자마진이 떨어지기 때문에 은행이 돈을 벌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됩니다.

2012년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줄곧 내리는 추세였습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에 이어 늘고 있습니다. 마진이 낮아지면 대출 총량을 늘여야 하는데, 은행들은 그중에서도 안전하고 마진이 더 나오는 쪽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이자이익이 2조 3268억원, 5% 정도 늘었습니다.

지난해 많은 분들이 체감하고 계신 것처럼 가계대출이 늘었습니다. 4개 금융사의 가계대출은 414조원으로 전년 보다 8% 늘었습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가장 낮은 곳은 0.16%(하나금융)으로 대기업 대출의 1/4도 안됩니다. 마진율이 크진 않지만 연체율이 낮고 규모를 확 늘릴 수 있는 가계대출이 이자이익 증가에 공헌을 했습니다.

부실 우려가 있는 대기업대출은 91조원으로 11% 감소했습니다. 은행이 전반적인 대출 포트폴리오를 위험이 큰 기업에서 가계로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도 연체율은 낮고 마진은 커서 많이 늘렸습니다. 자영업자 대출은 치킨집 대출이 아니라 건물주 대출이라 매우 안전합니다.

Q)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예금금리도 내려가는데 그것도 영향을 미쳤나?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 금리를 덜 주고 대출 금리를 많이 받으면 돈을 많이 법니다. 물론 자기 마음대로 그렇게 했다가는 국민적 비난을 받고 영업력이 크게 훼손될 겁니다. 그런데 예금 중에서도 금리를 공식적으로 조금 줄 수 있는 예금이 있습니다. 언제든 돈을 찾을 수 있는 요구불 예금인데요. 요구불 예금은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일정 규모 이상은 항상 유지가 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매우 효자 예금입니다. 예금 금리가 낮아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는데, 마땅한 곳이 없어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4개 금융사의 저원가예금은 22조원으로 전년보다 10%가 늘었습니다.

대출은 좀 더 수익성 높은 곳으로 늘리면서 규모를 키우고, 예금은 금리를 적게 주는 저원가 예금이 늘다보니 순이자마진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잘 방어를 했습니다. 신한금융은 1.97%로 순이자마진이 가장 높았는데 연중 비슷한 수준이었고 KB금융은 1.89%로 연초보다 오히려 5bp가 높아졌습니다.

Q) 지난해 대기업 구조조정 등 기업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결과는 어땠나요?
지난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가고, 대우조선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조선, 해운업 구조조정이 급격하게 진행이 됐는데요. 의외로 은행의 대손비용은 대폭 줄어서 은행의 깜짝 실적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조선업의 경우 STX조선 등은 이전에 충분히 손실 처리를 했고 해운업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대부분 여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컸기 때문에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비용이 줄었습니다.

4대 금융사의 대손비용은 3조 4천억원으로 전년 보다 18%나 줄었습니다. KB금융은 무려 48%나 줄었고 하나금융도 21%나 줄었습니다. 신한금융만 12%가 늘었습니다.

Q) 지난해 은행들이 사람을 엄청 줄였는데 그러면 인건비가 좀 줄었겠어요?
사람을 줄이면 당장은 희망퇴직비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 금융사들의 판관비는 3.6%가 늘었습니다. 일반적인 임금상승률, 희망퇴직비를 감안하면 다른 부분에서 얼마나 비용 절감을 강하게 추진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KB금융은 3천명이 넘는 사람이 내보냈고 희망퇴직비로 8천억원이 넘는 돈을 썼습니다. 신한은 매년 1천억원 정도 쓰고 있고요.

희망퇴직비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작년과 올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요소로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올해 희망퇴직비 8천억원을 쓴 KB금융은 내년부터 약 2000억원이 넘는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습니다. 신한과 KB의 순익 차이가 6천억원인데요. 내년부터 KB가 1등인 신한을 추격하는데 든든한 토대가 돼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KB가 과감하게 희망퇴직을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 중에 하나가 현대증권 편입과 KB손보 지분 인수관련해 7천억원에 가까운 염가매수차익이 있다는 겁니다. 염가매수차익은 장부상 순익으로 실제 번 돈은 아니지만 순익으로 잡힙니다. 실적에 자신감이 있으니 희망퇴직비도 과감하게 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은행 실적이 좋아서 웃는 사람들도 많겠어요. 내부 임직원들이라든지, 주주들이라든지.

우선 은행주의 주가는 다른 어느 업종 부럽지 않을 정도로 올랐습니다. 지난해 평균적으로 27%가 올랐습니다. 탄탄한 실적과 함께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건전성을 눈에 띄게 개선시킨 우리은행은 무려 45%나 주가가 올랐습니다. 외환은행 합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하나금융도 그동안 저평가의 설움을 떨쳐내듯 33%가 올랐습니다. KB금융은 30%, 신한금융은 16%가 올랐습니다.

CEO들도 오른 주가만큼이나 웃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은행은 민영화에 성공하며 차기 CEO를 선출했는데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탄탄한 성과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평가부터, 내부적으로 한일은행 출신이 해야 하냐 상업은행 출신이 해야 하냐 논란도 있었지만 숫자로 보여준 뛰어난 실적은 모든 것을 뛰어 넘었습니다.

신한금융 실적을 견인한 것은 역시 신한은행이었는데요. 은행의 순익 비중은 65%로 전년 58%보다 더 확대됐습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도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됐습니다. 경쟁자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었는데 한 수 위의 실적이 회장 선임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도 검증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됐습니다.

Q) 내년 전망은 어떤가?
대출이라는 것이 한번 나가면 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늘려놓은 대출 자산은 올해도 꾸준히 수익을 내줄 겁니다. 올해도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4~5% 수준의 안정적인 대출 자산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이자마진은 약해질 수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인하 폭이나 속도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인상을 할 수도 있고요.

비용적인 측면에서 KB금융은 꽤 유리한 위치입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일회성 법인세 수익이 3500억원 발생을 했습니다. KB금융은 일회성 염가매수차익이 7천억원 생겼는데 이를 회망퇴직비로 상쇄를 시켰습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2천억 넘는 비용 절감을 하게 됏고요. KB손보 지분을 추가 취득하면 지분법 이익과 염가 매수차액도 얻을 수 있습니다. 윤종규 회장의 임기가 올해 11월 까지인 걸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도 좋았지만 올해 실적에 더 신경을 쓴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나금융도 4분기에만 2700억원을 비롯해 연간 4530억원의 희망퇴직비를 썼습니다. 그만큼 내년 부담은 줄어든 겁니다. 김정태 회장의 임기는 내년 초까지기 때문에 올해 실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CEO 입장에서 작년 실적이 중요한 신한금융과 우리은행은 작년 실적에 많은 공을 들였고, 올해 실적이 더 중요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작년에 더 많은 비용을 선집행해 올해 실적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권순우입니다. (soonwoo@mtn.co.kr)


[머니투데이방송 MTN = 권순우 기자 (progres9@naver.com)]

머니투데이방송의 기사에 대해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하실 분은 아래의 연락처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고충처리인 : 콘텐츠총괄부장 ombudsman@mtn.co.kr 02)2077-6288

MTN 기자실

경제전문 기자들의 취재파일
전체보기

    Pick 튜브

    기사보다 더 깊은 이야기
    전체보기

    엔터코노미

    more

      많이본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