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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셔츠를 먹지마오…

'포켓몬에서 메로나로' 영역 넓히는 패션업계 콜라보…왜?
안지혜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안지혜 기자] 메로나 부터 죠스바까지 긴 시간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아온 먹거리가 속속 패션 아이템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랜 침체기를 지나고 있는 패션업계가 최근 장수 식품과의 협업(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이종간 결합을 통해 탄생한 '익숙하지만 색다른 제품'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면서 '식품+패션'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5월 빙그레와 협력해 '코트디럭스 메로나 운동화'를 선보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 (6,000족)개가 전량 완판돼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전개하는 편집숍 '비이커'는 이보다 앞선 올해 2월 오리온과 함께 '초코파이 情' 콜렉션을 선보였다. '발렌타인 데이' 특수가 더해져 티셔츠와 에코백, 스마트폰 케이스 등 준비한 물량 2,600여개가 두 달 만에 완판됐다. 지난달 20일에는 SPA브랜드 에잇세컨즈가 농심 새우깡과 스커트, 헤어밴드 등 콜라보 상품을 출시했다. 회사 측은 "출시 후 10일간 매출이 1억 3천만원으로 집계되는 등 일반 상품과 비교할 때 소진율이 20% 정도 빠른 편"이라고 설명했다.

LF의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 역시 지난 1일 롯데제과의 죠스바 로고가 박힌 티셔츠와 셔츠 블라우스 등 총 7종의 의류상품을 선보였다. 이달 말에는 '마가렛트'와 '빠다코코낫' 등 제과 브랜드와 2차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과거에도 '식품+의류' 간 협업 상품은 있었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2년 농심 손잡고 티셔츠를 신라면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신라면 UT')를 선보인 바 있다. '신라면 UT'는 당시 글로벌 제품으로 출시돼 일본과 중국, 미국 등 13개국 1천여개 매장에서 판매됐다.

최근 새삼스럽게 화제가 되는 건 여러 의류 브랜드가 동시적으로 식품과의 콜라보에 뛰어들고 있어서다. 그동안 의류업계는 주로 같은 의류 브랜드 끼리 혹은 포켓몬 등 인기 캐릭터와의 콜라보 상품을 선보여왔다.

이처럼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두 영역간 '동침'에는 이유가 있다.

패션 업계는 장기 침체된 업계 분위기에 활력을 더하는 건 물론 이미지 변신을 노린다.

휠라코리아의 경우 그동안 40~50대가 소비하는 '오래된' 브랜드란 인식이 외형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하지만 올해 복고 트렌드 부활에 이어 펩시부터 메로나까지 협업제품의 잇따른 성공으로 10~20대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한 곳으로 부상하고 있다.

LF의 20대 여성복 브랜드인 '질바이질스튜어트'가 죠스바와 함께 준비한 콜라보 상품은 지난 월요일 판매를 시작한 이후 물량이 빠르게 소진 중이다. LF 관계자는 "이번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가 트렌디하고 위트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적극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 역시 긍정적이다. 콜라보 제품을 착용한 소비자 한 명 한 명이 움직이는 광고판이 될 뿐더러, 한 발 더 나아가 장수식품 '브랜드화'도 넘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빙그레 '메로나'다. 1992년 출시 후 25년간 40억개 이상이 팔린 메로나는 최근 운동화와 티셔츠는 물론 수세미와 칫솔 등 상품과 만나 출시마다 화제가 되는 '핫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올해 출시 43년을 맞은 '바나나맛 우유' 역시 하나의 독자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지난해 바나나맛 우유 관련 디저트와 MD상품을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를 선보인데 이어 CJ올리브영과 손잡고 바디로션 등 화장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패션 브랜드가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품질 제고에 힘쓰기 보단 장수식품의 인기에 편승해 '쉽고 빠른' 흥행을 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몇몇 의류 브랜드가 식품 콜라보를 통해 재미를 보면서 업계 전반에 비슷한 트렌드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뜨는 트렌드에 편승이라도 해야할 만큼 업계가 절박한 상황"이라면서도, "장수식품의 디자인을 각색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것 역시 다 연구개발 비용이다"면서 일부 비판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다만 이번 콜라보 열풍에 대해서는 "인기 식품과 협업을 했다는 자체만으로 제품이 팔리지는 않고,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만한 디자인을 개발하는 게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안지혜 기자 (whys@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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