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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서 LNG로 바꾸라니…화력발전 사업권 인수한 SK가스 투자비용은?

박경민 기자


[머니투데이방송 MTN 박경민 기자]SK가스가 건설을 추진해온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1‧2호기 건설이 결국 최종 무산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건설이 예정됐거나 현재 건설중인 신규석탄화력발전소 9기 중 당진에코 1‧2호기만 석탄화력발전 대신 LNG 발전소로 전환해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당진에코파워는 처음 사업에 착수할 당시만 해도 국내 최초의 민간석탄화력발전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정부의 최종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이번에 연료전환 대상 발전소가 되면서 당진에 580MW(메가와트)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기로 했던 SK가스는 이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SK가스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SK가스는 2014년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던 동부당진발전의 지분 45%를 인수해 민간석탄발전사업에 뛰어들었고 이듬해 지분 6%를 추가로 인수해 51%를 확보하며 당진에코파워(사명변경)의 1대 주주에 올랐다.

지분 인수에는 약 15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당진에코파워의 석탄화력발전 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당진발전을 인수한 데 쓴 투자금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됐다.

그동안 지분인수와 발전소 부지 매입, 기초공사, 석탄화력발전소 설계를 비롯해 최종 인허가가 지연되며 늘어난 회사 운영비 등 SK가스가 그동안 들인 총 비용은 1948억원에 이른다.

나머지 주주회사인 동서발전, 산업은행에서 투자한 비용까지 합하면 전체 비용은 4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SK가스가 추진했던 당진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 조감도

약 46만㎡에 달하는 발전소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미지수다.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에 그대로 LNG 발전소를 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료인 석탄의 운송과 보관을 쉽게 하기 위해 바닷가에 건설하는 석탄화력발전소와 달리 LNG발전소는 가스배관 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수요지 인근에 건설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당진지역은 LNG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을 소비하기엔 전력수요가 너무 적은 상황이다.

기존 발전소 부지를 사용하지 못하면 새로 LNG 발전소 부지를 매입해야 한다. 게다가 당진에코파워 사업 추진 당시 거쳤던 발전소 설계와 환경영향평가 등도 처음부터 다시 밟아나가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 발생은 불가피하다.

2~3년 전만 해도 석탄화력발전은 일단 건설만 하면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최고의 수익모델로 평가됐다. 사업허가권 프리미엄이 1000억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SK가스는 LPG 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사업 진출을 추진해왔다.

그런데 20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면서 애초에 당진에서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뛰어든 것이 무리가 아니였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당진지역은 석탄화력발전 10기가 밀집돼 있어 주민 반대가 극심했다"며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까지 겹쳐 지역주민은 물론 지자체까지 더욱 강하게 신규 석탄화력건설을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부와 SK가스는 당초 58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각각 980MW의 LNG 발전소 2기로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연료전환으로 예상되는 손실을 발전소 용량을 2배로 늘리는 것으로 보전해주기 위한 일종의 보상방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발전용량이 2배로 는다고해서 SK가스의 손실이 줄어들지 여부는 미지수다.

일단 LNG발전의 수익성이 석탄화력발전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LNG발전소의 연료로 사용되는 발전용 LNG의 가격은 발전용 유연탄(석탄)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정부가 LNG 발전 확대를 위해 배출권거래비용, 석탄폐기물 비용 등 환경비용을 반영해 석탄값을
올리겠다고 밝혔지만 그렇다고 해도 LNG발전이 석탄발전의 경제성을 뛰어넘기는 어렵다.

현재 민간 LNG발전사들은 LNG를 직도입해 쓰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료비와 고정비는 크지만, 한전과 장기전력수급계약 등 수익 보전방안이 없어 전기를 팔아 얻는 수익이 일정치 못한 상황이다. '발전기를 돌리면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K가스의 고민은 깊다. 8차전력수급계획이 발표됐지만 당진에코파워의 LNG발전소 전환 여부가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공식입장만 내놓는 상황이다.

SK가스 관계자는 "현재 정부와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며, 내부적으로는 이사회, 외부적으로는 다른 주주인 동서발전, 산업은행과 협의도 남아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방송 MTN = 박경민 기자 (pkm@m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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